‘몰카 혐의’ 김성준 앵커, 체포→퇴사→‘시사전망대’ 폐지…간판 앵커의 추락(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김성준 전 SBS 앵커./사진제공=SBS

SBS의 간판 앵커인 김성준 논설위원이 ‘몰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SBS는 8일 그의 사직서를 수리했고, 그의 이름을 걸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하루 아침에 종영하게 됐다.  김 전 앵커는 그 동안 자신의 견해를 밝히던 SNS도 폐쇄했다. 곧은 소신과 발언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받던 만큼 김 전 앵커의 이 같은 혐의는 대중들에게 더 충격을 안겼다.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청 치하철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 중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이 범행을 목격하고 피해자에게 알린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 전 앵커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고 한다.

김 전 앵커가 물의를 빚고 퇴사하면서 그가 DJ를 맡아 진행하던 ‘시사전망대’는 급하게 이재익 PD가 빈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결국 8일, SBS는 러브FM ‘시사전망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김성준’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낮 시간대에 생생하고 신뢰도 높은 시사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프로그램이였기에 이 같은 결정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 전 앵커가 ‘몰카’ 혐의를 받아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기도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시사전망대’가 방송되던 낮 2시부터 4시까지 7월 한 달간은 음악 프로그램인 ‘한낮의 BGM’이 임시 편성된다. 8월부터 후속 프로그램이 정해지는 대로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SBS 러브FM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사진제공=SBS

신뢰가 높았던 만큼 김 전 앵커의 이 같은 혐의는 대중들에게 더 충격적으로 다가갔다. 지난해 5월 방송된 ‘시사전망대’에서 김 전 앵커는 ‘몰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방송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나온 몰래카메라, 또는 성관계 영상, 이런 게 인터넷에 떠돈다고 하면 기분이 어떠시겠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이런 피해가 나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1년에 1523건 정도였는데 이 몰래카메라 피해 사례가 5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어나 2016년 5185건에 달했습니다. 2017년, 2018년에는 더할 것이라는 얘기인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런 몰카를 지워달라는 삭제 요청 건수만 해도 1년 동안 7000건이 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몰카 범죄 처벌에 대해 “가해자를 잡아서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른 사람들도 ‘잘못하면 큰일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야 그런 데에 발을 안 담글 것”이라며 “(피해자는)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을 받을 텐데 (가해자가) 벌금을 얼마 내고 나온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8일 방송된 ‘8뉴스’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클로징 멘트로 지지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앵커는 당시 “1908년 오늘 미국 근로자들이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 동료들을 기리면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게 계기가 됐다”며 “우리는 오늘을 기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 임금 평균의 60%밖에 받지 못하면서도 근로조건 따지기 전에 일자리 지킬 걱정, 아이 돌볼 걱정, 상사 눈치 볼 걱정, 심지어 직장 성폭력 걱정까지 해야 하는 우리 여성 근로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김성준은 1991년 SBS에 입사해 기자를 거쳐 2011~2014년, 2016~2017년에는 SBS 메인뉴스인 ‘8시 뉴스’ 앵커를 맡았다. 보도본부장을 역임했고 최근에는 SBS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전 앵커는 뉴스의 마지막에 소신 발언을 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2013년에는 제40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도 수상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