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비밀’,퍼즐을 맞추는 재미

KBS2 ‘비밀’ 7회 2013년 10월 16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민혁(지성)은 쓰러져 있는 유정(황정음)을 병원으로 옮기고, 그가 깨어나자 자리를 피한다. 유정은 자영(정수영)을 찾아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검사를 그만 둔 도훈(배수빈)은 K그룹에 들어가고, 세연(이다희)은 도훈을 이용하여 민혁의 질투를 유발시키려 한다. 왠지 모르게 화가 나는 민혁은 유정을 찾아가지만, 유정이 도훈을 옹호하는 모습에 오히려 질투를 느낀다. 한편 혜진(문지인)을 만난 유정은 자신을 음해하여 산이를 떼어놓은 일에 민혁이 개입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리뷰
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짙은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모든 사건의 시작인 비 오는 날의 교통사고는 도훈이 낸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유정은 자신에게 아동학대죄를 뒤집어 씌워 아이와 이별하게 만든 사람으로 민혁을 의심하지만, 과연 그럴지, 다른 누군가가 저지른 일은 아닌지, 계속 곱씹어 추측해 보게 된다. 여기에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는 인물들의 감정선까지 얽혀 어느 것 하나 명쾌하고 또렷하게 보이는 것이 없다.

그런데 재미있다. 궁금해진다. 퍼즐을 맞추듯 사건을 재배열하여 누가 연관되어 있는지 추리해 보게 된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에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캐내고 싶은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복수의 감정으로 시작해 집착으로 이어진 민혁은 지금 어떤 마음인지, 세연에 대한 도훈의 마음은 진심인지 살펴보게 된다. 민혁과 달리 자신을 대접해 주는 도훈을 만난 세연은 과연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지 지켜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비밀이 하나씩 밝혀짐에 따라 인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호기심이 생긴다. 자신의 옛 연인을 죽인 사람이 유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될 때 민혁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너무나 사랑했던 아이나 아버지를 자신에게서 빼앗아 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때 유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민혁과 같아질 것인가? 같아지지 않는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가?

흔한 소재에 도식적인 인물들로 채워져 있지만, ‘비밀’은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시청자들을 서서히 몰입시키고 있다. 뻔하기만 하다면 다음 회가 기다려질 리 없지 않은 가. 때로는 희미한 것이 호기심을 더 자극하기도 한다.

수다 포인트
– 큰 가방 두 개 들고 불쑥 찾아 갔을 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왔어?”라고 해주는 친구.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민혁의 “너도 친구 없지?”란 말에 뜨끔한 1인
– 민혁의 너무 어리바리한 모습은 LP판이 튀는 것처럼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습니까…라고 불평하면서도 입꼬리는 왜 올라가는 건지.
– 황정음의 실감나는 구타(?) 연기. 지난 번 오열하던 모습에 이어 절절한 모성애가 느껴지네요.

글. 김진희(TV 리뷰어)
사진제공.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