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메디컬 탑팀’, 그래서, ‘탑팀’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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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메디컬 탑팀’ 3회 2013년 10월 16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주영(정려원)은 승재(주지훈)에게 탑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승재는 주영이 들어오기 전까지 탑팀의 흉부외과 자리는 공석이라며 기다린다고 한다. 승재는 주영이 빠진 탑팀 멤버를 발표한다. 한편, 세형그룹의 아들이 급성호흡부전으로 병원에 실려오고 세형그룹 측은 미국의 병원에서 수술하겠다고 한다. 승재는 탑팀의 위상도 높이고, 위급한 환자도 살리기 위해 광혜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설득하고, 혜수(김영애)의 반대에도 불구 태신(권상우)을 내세워 수술을 시작한다.

리뷰
3회가 시작되자 비로소 ‘메디컬 탑팀’이 왜 온전히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지 명확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1,2부에서 캐릭터 소개를 끝내고 본격적인 내러티브로 들어가야 할 ‘메디컬 탑팀’이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설득해내지 못하고 있다 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본격적 갈등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에서 환자와 환경, 그리고 탑팀의 관계가 전혀 유기적으로 엮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근본 원인에는 초반, 캐릭터와 함께 자연스럽게 얽혀 들어가며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야 했던 ‘탑팀’의 존재 이유가 불분명 한 것에 있다.

현재 ‘메디컬 탑팀’의  모든 캐릭터들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다. 부원장인 혜수(김영애)는 로열메디컬센터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하고, 승재는 아버지로부터 인정 받는 수단으로 필요하다. 주영은 자신이 ‘최고의 흉부외과의’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며, 태신은 자신이 믿고 있는 환자 생명의 존귀함과 파란병원, 그리고 은바위(갈소원)를 지키는데 필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이 모든 이유들이 이들이 각기 ‘탑팀’에 합류한 이유나 자신의 삶에 필요한 것을 지키기 위한 수단은 될지언정 ‘탑팀’의 존재 목적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메디컬 탑팀’은 1회 첫 씬으로 ‘메디컬 탑팀’의 구성을 선언했다. 최고의 협진팀 구성을 통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 협진팀에 대한 당위는 이야기 속에 묻혀있다. 주영과 승재는 오래 전부터 팀을 구성해 왔다고 했지만, 오로지 ‘최고의 팀’이라는 이유 말고는 이 팀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하다 못해 여러 팀의 협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수술 케이스 하나 미리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탑팀’의 구성과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몰입할 수 없고, 이들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이야기들은 하나의 내러티브가 아니라 별개의 플롯으로만 인식된다. 그리고 탑팀이 해 나가는 수술과 케이스들은 보기 좋은 눈요기 이상의 의미를 담지 못한다. 흉부외과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수술을 굳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탑팀이 맡겠다고 우기는 승재의 모습은 결국 ‘탑팀’의 존재 이유가 명확하지 않음을 이야기가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탑팀’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드라마 ‘메디컬 탑팀’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력을 상실한 것과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물론 앞으로 풀어나갈 시간과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맨 처음, 이야기의 시작에서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출발해 나간다면 이후의 모든 이야기는 그저 공허한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탑팀’이 보여줄 것이 ‘의료 민영화의 미래’라는 거창한 메시지라고 쳐도, 시작점부터 이미 ‘탑팀을 위한 탑팀’을 구성한 이상 그 메시지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는 결국 극 초반,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급급했을 뿐 이 캐릭터들을 ‘탑팀’이 필요한 이유로 묶어내지 못한 탓이 크다. 단순히 1,2부를 통해 캐릭터들의 성격을 드러내고, 그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나열했을 뿐 이들 캐릭터가 모여 어째서 ‘탑팀’이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재했다. 또 다른 MBC의 의학드라마였던 ‘골든타임’이 미약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끌어들일 수 밖에 없었던 건,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함께 이들이 왜 한 병원에서의 생활을 시작해야했고 환자들 앞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었는지 충분히 공을 들여 설명을 해 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메디컬 탑팀’의 경우 화려하고 리얼리티 강한 수술 장면과 ‘그저 누가 뭐래도 실력 하나만 끝내주는 의사들이 모인’ 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존재의 당위성도 제공해 주지 못했다. 각자의 속셈은 있지만, 그 각자의 속셈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향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보는 내내 화려한 수술 장면에 눈이 호강하는 것을 느꼈지만, 도대체 ‘탑팀’이 뭔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이 ‘탑팀’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충분한 당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이상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고, 결국 ‘탑팀’은 이야기의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이 아니라 화려한 수술 장면과 횟수를 채우기 위한 갈등에 필요한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탑팀’에 필요한 건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의사들’이 아니라, 왜 ‘탑팀’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절실한 당위다. 너무 늦기 전에, 이제는 이 질문에 대답할 때가 된 듯싶다.

도대체, ‘탑팀’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수다 포인트
– 정훈민 선생님의 입에선 왠지 “나 님이…”로 시작하는 말이 나와야 할 것 같은 건 그저 기분 탓이겠죠.
– 이쯤 되면 궁금한 점, 도대체 ‘광혜병원’ 원장님은 누구시죠?
– 아직도 수기 차트가 즐비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장비가 즐비한 병원이라니… 미드를 너무 보신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글. 민경진(TV  리뷰어)
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