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구해줘2’ 엄태구 “진짜 꼴통이냐고요? 낯 가리고 술도 못마시는 착한 남자예요”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한 OCN 드라마 ‘구해줘2’에서 ‘헛된 믿음’에 빠진 마을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민철을 연기한 배우 엄태구./ 사진=프레인tpc

입은 거칠고 태도는 불량하다.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면 물불 안가리고 응징에 나선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구해줘2’에서 ‘헛된 믿음’에 사로잡혀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하기 위해 분투한 민철 이야기다. 영화 ‘택시 운전사’ ‘안시성’ 등에서 짧은 등장에도 임팩트 있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 엄태구가 민철 역으로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엄태구는 실제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른바 ‘미친 꼴통’ 민철을 실감나게 그려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배우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엄태구를 서울 역삼동의 소속사(프레인tpc)에서 만났다.

10.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고 들었는데 사이비 종교를 다룬 작품에 출연해 문제는 없었나?
엄태구: 전혀 없었다. 종교를 다룬다기보다 사기꾼이 종교를 이용해서 사람을 속이는 내용이다. 작품과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다.

10.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부담이 컸을텐데 끝나니 어떤가?
엄태구: 후련하다. 부담이 있었지만 잘 끝나서 다행이다. 지금까지 찍었던 작품 중에 여운이 가장 많이 남는다. 극 중 월추리라는 마을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고, 함께 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그립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너무 보고 싶다.

10. 그만큼 여운이 남은 이유가 뭔가?
엄태구: 충남 홍성에 내려가서 4개월 동안 있었다. 배우, 스태프들과 같은 숙소에서 함께 대본 보고 연습하고 현장에서 연기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10. 첫 주연인데 연기에 대해 칭찬이 많았다. 스스로 아쉬움은 없나?
엄태구: 한 장면 한 장면 찍을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왜 더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감독님이 편집을 잘 해 주고 상대 배우들이 연기로 커버해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10. 쫓고 쫓기고, 때리고 맞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엄태구: 사실 진짜 힘든 장면은 대역을 맡은 분이 해주셨다. 주변에서 너무 잘 챙겨주고 도와주셔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 응원해준 분들이 많아서 힘을 받아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10. 극 중 민철은 물불 안가리고 최경석(천호진 분)에게 맞선다. 자신이 같은 일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엄태구: 실제 나라면 어떻게 할까…지금 인터뷰 하는 이 시간 전까지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라면 무조건 화내기 보다 대화하고 설득해서 진짜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려고 애쓸 것 같다.

10. 민철의 말투, 행동 등을 보면 평상시 모습이 그렇게 거칠지 않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만큼 자연스러웠다.
엄태구: 감사하다. 민철로 살아가려고 많이 준비하고 노력했다. 내 스스로 준비하기보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디테일하게 잡아가려고 했다. 늘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이나 슬리퍼 같은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배우 엄태구는 “‘구해줘2’는 가장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프레인tpc

 

10. 대선배인 천호진에게 욕을 퍼붓고 때리는 등 격한 장면이 많다.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나?
엄태구: 작품에 들어가기 전 가장 많이 걱정한 부분이다. 1대1로 붙는 장면이 많은데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아직까지 천호진 선배님을 처음 만난 날과 현장 공기, 긴장감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선배님이 ‘너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해. 민철이처럼 마음대로 편하게 저질러 봐’ 라고 하셨다. 그래서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선배님이 내뿜는 에너지를 받아서 그대로 따라갔다. 겉으론 거칠게 했지만 속으로는 계속 의지해 가며 호흡했다.

10. 굵은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엄태구의 목소리 때문에 드라마가 기다려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엄태구: 목소리를 좋게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영화엔 후시 녹음이 있지만 드라마엔 없다. 그래서 조금 더 정확하고 또박또박 말하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내겐 숙제다.

10. 댓글을 챙겨보는 편인가? 혹시 연기하는 데 영향을 받진 않나?
엄태구: 영향을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응원의 글이 있어서 힘낼 수 있고 더 파이팅 하는 것 같다.

10. ‘구해줘2’에서 천호진과 김영민은 최후를 맞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엄태구: 시청자들로선 안타깝고 슬프지만 작품으로는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엔딩 때문에 더 여운이 길게 남는다.

10. 마지막회에서 ‘미친꼴통’ 민철이 떡볶이 장사를 시작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대본을 봤을 때 어땠나?
엄태구: 촬영 전에 대본을 못 본 상태에서 분장을 하고 있었다. 분장팀에서 ‘어떻게 끝날 것 같으냐’고 했을 때 ‘장사하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진짜 장사를 하더라.(웃음)

10. 실제 모습은 드라마 속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은데?
엄태구: 그렇다. 하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수다를 많이 떤다. 촬영 현장에서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저절로 깍듯해지고 조용조용해지는 것 같다.

10. 이솜도 실제로 조용하고 차분하던데 현장에서 호흡은 어땠나?
엄태구: 이솜 씨도 그렇고, 어머니를 연기하신 서영화 선배님도 다 조용하시다. 진짜 가족 같았다. (웃음) 이솜 씨는 만나기 전부터 팬이었다. 차분하긴 하지만 굉장히 밝다. 그래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내가 현장에서 어떤 일 때문에 불편해 하면 ‘어디가 불편하냐’며 챙겨주셨다. 내가 에너지를 소비하는 연기를 하면 비타민 음료 같은 것도 주셨다. 덕분에 힘내서 촬영할 수 있었다.

10. 극 중 영선(이솜)에게 몇 차례 맞는 장면이 있었다. 특히 비오는 날, 뺨도 맞았는데 관련해서 에피소드가 있나?
엄태구: 내가 날 때리는 장면이 더 아팠다. 그날 영하 2도 였다. 우리 가족 모두가 고생했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웃음)

‘구해줘2’에서 거친 민철과 달리 낯을 많이 가린다는 엄태구. / 사진제공=프레인tpc

10. 촬영을 지난 겨울에 시작해서 첫 방송을 할 때쯤 끝났다고 들었다. 작품이 끝난 후 뭐했나?
엄태구: 어머니랑 강아지 데리고 병원에 가고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10. 특별히 하고 싶었던 건 없었나?
엄태구: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생각만 하고 못 갔다. 이제 슬슬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

10. SNS를 안 한다고 소통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있는데, 안 하는 이유가 있나?
엄태구: 불편함을 못 느껴서 아직 안 하고 있다.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게 쑥쓰럽기도 하고.

10. SNS를 전혀 안 했나?
엄태구: 어릴 때 버디버디와 싸이월드는 해 봤다.

10. 스마트 폰은 사용하나? 카톡은?
엄태구: 스마트 폰은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카톡은 하지 않는다.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10. 의외다. 쉬는 날 집에서는 뭐하나? TV는 보나?
엄태구: 수요일, 금요일, 주일엔 교회에 간다. 걷고 싶을 땐 걷고 강아지랑 논다. TV는 잘 안 본다. 부모님과 식사할 땐 같이 본다. 참 재미없게 사는 것 같기도 하고.

10.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일탈은 뭐였나? 술은 마시나?
엄태구: 일탈은···, 없는 것 같다. 가족들 모두 술이 몸에 안 받는다. 쓰고 맛이 없다. (웃음) 회식할 땐 사이다를 많이 먹는다. 사이다는 정말 맛있는 것 같다.

10. 연애한 지는 얼마나 됐나? 누군가를 만날 생각은 있나?
엄태구: 오래 쉬었다. 너무 하고 싶다.

10. 자신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나? 정반대의 사람을 만나고 싶나?
엄태구: 누구든 상관없다. 만나고 싶다. 하하.

10. ‘택시운전사’의 검문소 중사부터 ‘구해줘2’까지 최근에 선이 굵은 캐릭터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은 생각은?
엄태구: 보통 한 작품 끝나면 반대되는 역할을 연기하고 싶긴 하다. 개봉 예정인 영화 ‘뎀프시롤’은 로맨틱 코미디 비슷하게 멜로도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다.

10. 배우로서 목표는?
엄태구: 목표는 그때그때 바뀐다. ‘구해줘2’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 드라마가 잘 끝나기만을 바랐다. 이제 영화 ‘낙원의 밤’에 들어간다. ‘낙원의 밤’을 잘 시작하고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엄태구: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일단은 그렇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 진 모르겠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