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대표 케빈 파이기,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다(인터뷰)

영화 ‘엑스맨’, ‘헐크’, ‘엘렉트라’, ‘판타스틱 4’,  ‘아이언맨’ 시리즈, ‘토르’ 시리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의 손을 거쳤다는 것. 그는 이 외에도 수많은 마블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로 마블에 입사한지 13년을 맞는 그는 지난 2007년 대표로 취임했다. 그 후 마블은 자금을 스스로 확보하며 만화 캐릭터의 판권을 모두 가졌다.

케빈 파이기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마블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수많은 마블 만화 작품 중 이야기와 캐릭터를 고른다는 건 어려운 작업이지만 마블 영화는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아이언맨3’는 한국에서 역대 외화 흥행 2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케빈 파이기 역시  “5000만 명 중 700만 명이 ‘어벤져스’를 보러 올 만큼 한국에는 영화 애호가들이 많다. 그래서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블 스튜디오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화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길지 궁금했다.

Q. 영화  ‘토르: 다크월드’가  오는 30일 한국에서 처음 개봉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케빈 파이기: 한국은 마블 영화가 사랑 받은 곳이기 때문에 중요한 시장이다. 내가 한국에 방문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미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이 미국 시장보다 커지고 있고, 그중 한국 시장의 규모는 크다.

Q. 케빈 파이기 대표가 2007년 취임하고 마블 스튜디오가 변한 점이 있나.
케빈 파이기: 2006~2007년이 돼서야 자금을 스스로 확보했고 우리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그 전에는 다른 영화사에 캐릭터의 판권을 팔아서 제작했었다. ‘아이언맨1’ 이후로 창작물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가지게 됐다.

Q. 마블 스튜디오 콘텐츠의 원천은 마블 만화책인데, 만화책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
케빈 파이기: 마블 만화는 50~60년 동안 수많은 캐릭터, 이야기를 생산해 왔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 가치 있는 캐릭터를 영화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렇듯 마블 스튜디오는 계속해서 마블 만화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다. 마블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마블 만화도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이야기나 줄거리보다는 캐릭터가 말하는 방식을 얻어 온다. 예를 들면, 현재 만화 속의 토니 스타크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말투와 아주 비슷해졌다.

Q. ‘토르’ 만화를 영화로 만들 때 무엇에 초점을 뒀나.
케빈 파이기: ‘아이언맨’, ‘스파이더맨’은 지구로 배경이 설정됐던 반면 ‘토르:천둥의 신’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 형제 관계에 초점을 뒀다. 그 다음에 볼거리, CG, 판타지, 액션 등을 더했다.

Q. 큰 인기를 끌었던 ‘어벤져스’의 흥행 요소가 뭐라고 생각하나.
케빈 파이기: ‘어벤져스’는 처음으로 개별적인 영화의 캐릭터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게 매력이다. 또 ‘어벤져스’의 캐릭터들은 다른 세계, 사회에서 왔고 서로 좋아하진 않지만 하나로 뭉쳐서 세계를 구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Q. 마블에서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케빈 파이기:  원작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잘 정리해서 영화로 만드는 것이다. 또 톰 히들스턴처럼 좋은 배우를 캐스팅 하는 일이다. 종이에 그려져 있는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는 배우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잘못 되는 것도 많다. 그런 것들은 후반 작업에서 수정할 수 있지만 캐스팅을 잘못 하면 처음부터 망하는 것이다. ‘토르’ 촬영 첫날부터 배우들의 활약을 보면서 만족스러웠고 안심할 수 있었다.

글. 이은아 domino@tenasia.co.kr
사진제공. 영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