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미래의 선택’, “난 너야, 미래에서 왔다고”

KBS2 '미래의 선택' 1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미래의 선택’ 1회 방송화면 캡쳐 나미래 역의 윤은혜(위쪽)와 큰 미래 역의 최명길

KBS2 ‘미래의 선택’ 1회 2013년 10월 14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하루하루 진상고객에 시달리는 대기업 콜센터 직원 나미래(윤은혜). 어느 날 그런 그녀 앞에 미래에서 왔다는 또 다른 나 ‘큰 미래(최명길)’가 나타난다. 큰 미래의 예지력으로 사내 체육대회 여행티켓을 거머쥔 미래는 제주도 리조트에서 우연히 재벌3세 박세주(정용화)와 마주친다. 서울로 돌아온 미래는 예능 프로그램 작가가 되겠다며 동분서주하고, 교통사고를 당해 큰 미래가 그토록 피해왔던 고고한 원칙주의 아나운서 김신(이동건)을 맞닥뜨리게 된다.

리뷰
2014년 6월 10일,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긴 두 남녀의 사진은 이내 둘로 찢겨나간다. 어그러진 인생을 되돌리기 위해 ‘큰 미래’가 택한 방법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 말 못한 사연을 안고 과거로 향한 미래에서 온 그녀는 2013년의 ‘미래’를 만나 이야기한다. “난 너야, 미래에서 왔다고. 내가 바로 너야.”

자신감도 지나치면 자만이라고 했던가. 이제 첫걸음을 뗀 ‘미래의 선택’이 시청자를 판타지 세계로 끌어들이는 방법은 상상초월이다. 2038년에서 왔다는 미래의 그녀는 자신의 몸을 숨기는 법도 없고, 납득할 만한 설명도 들려주지 않는다. 어느 드라마에서처럼 꿈, 물건 등의 매개도 없이 황량한 판타지 세계에 끌려온 시청자는 이정표 없는 길 위에 덩그러니 놓이게 된다. 현실을 사는 캐릭터가 판타지 세계로 가기 위해 한 번은 넘어야 할 경계였지만, 적당한 설득 혹은 그럴싸한 포장조차 없는 이야기는 환상이 아닌 공상에 그쳤다.

어딘가 모나고 적당히 삐뚤어진 캐릭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원칙과 신념을 갖춘 언론인이자 괴팍한 성격의 욕쟁이 김신과 모든 걸 다 갖췄지만, VJ를 해보고 싶다며 위장 취업한 박세주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 판에 박힌 캐릭터가 또다시 생경하게 느껴지는 건 ‘미래의 선택’이 지닌 또 다른 불안요소다. 그들이 사는 냉혹한 현실과 미래가 발 담근 판타지 세계의 거리가 먼 탓에 애써 꺼내놓은 언론에 대한 풍자나 개인의 꿈 이야기도 제 빛깔을 잃었다.

직설화법이 능사는 아니다. 쉽게 의심하고, 그보다도 빠르게 질려 하는 대중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좀 더 탄탄한 구성과 교묘한 극적 장치가 필요하다. “만약 미래의 누군가가 나타나 나 대신 결정을 내려주고 도와준다면?” 과연 ‘미래의 선택’의 출발점이 된 이 발칙한 생각은 신선한 물결이 되어 공감의 영역까지 발 뻗을 수 있을까. 하지만 첫 방송을 보고 난 후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의 기상캐스터는 인기가 없다”는 이야기가 떠오른 건 왜인지.

수다 포인트
– 아침 방송에서 ‘경제민주화는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시청률 20%를 노린다고요…. 다음 회에서는 김 아나의 식스팩을 볼 수 있는 걸까요.
– 김태우씨가 부른 ‘마이 레이디(My Lady)’와 함께 바다를 맨몸으로 헤엄치는 미래씨를 보니 문뜩 ‘코스믹 걸(Cosmic Girl)’ 뮤비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