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새앨범 작업 힘들어 죽을 뻔 했지만, 여전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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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앨범 작업하면서 힘들어 죽을 뻔 했어요. 이런 작업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김윤아) “윤아가 스튜디오에 나올 때마다 살이 쫙 빠질 정도였으니까요.”(김진만)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갔다 내려온 기분이랄까요?”(구태훈)

9집 ‘Goodbye, Grief’로 돌아온 자우림이 1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려 16년차 밴드로 오랜 시간 한국 록의 제일선에 맹활약해왔다. 이제 멤버들 평균나이도 어느덧 마흔을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풋풋한 청년들 같다. 새 앨범에서도 늘 그래왔듯이 청춘을 노래하고 있다. 김윤아는 “자우림의 곡을 쓸 때 화자는 대개 20~30대 청년이다. 자우림이 노래하기에 가장 적합한 주인공”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청춘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자우림은 새 앨범에서 청춘을 무조건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진솔함이 읽힌다. 김윤아는 “네 명이 낙관적이면서 동시에 비관적인 캐릭터다. ‘인생 뭐 있어’라고 말하면서 행복해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 중”이라며 “새 앨범에서는 우리들의 경험이 많이 투영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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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인 측면에서는 오케스트라 스트링부터 강력한 로큰롤 등 다양한 사운드가 앨범에 담겼다. 앨범에 담긴 곡들은 모두 신곡이며 4월 말부터 녹음에 들어갔다. 김윤아는 “데뷔 후 1~3집의 경우 스튜디오 경험이 적어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리를 꽉꽉 채워넣는 작업을 했다. 이후 4집부터 지난 8집까지는 밴드 본연의 사운드에 충실하고자 여백을 주고 비우는 작업을 했다. 8집을 끝으로 비우는 작업은 일단락 지은 것 같다. 9집부터는 사운드가 보다 촘촘해졌다”라며 “새 앨범은 기존의 자우림을 총정리하면서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관문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진만은 “곡에 따라 큰 장면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말로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만들려고 했다. 미술에 비유하자면 커다란 컨버스를 꺼내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다. 김윤아는 “우리 아가를 유치원 버스에 태우던 중 가로수에 만개한 꽃이 너무 예뻐 애틋했다. 갑자기 곡의 멜로디가 떠올랐고, 곡의 운율에 맞춰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가사를 쓰게 됐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내가 스물넷에 데뷔를 했는데 우리의 청춘을 떠올렸다고 우겨볼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자우림은 앨범을 공개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의 사연을 듣는 등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구태훈은 “우리 음악을 들어주신 분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걸어주셔서 기뻤다”며 “힘이 났고 지금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의 생각을 더 알게 되면서, 그들을 사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16년차 밴드 자우림은 마음가짐은 어떨까? 이선규는 “우리는 동네클럽에서 우리가 좋아서 공연을 시작했는데 운이 좋아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라며 “이런 말을 하면 후배들에게 미안하지만 너무 목숨 걸지 말고 재밌게 계속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구태훈은 “사람마다 얼굴 표정, 말투가 다 다르다. 운이 좋아서 운명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생기는데 그런 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것이 밴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9집을 냈지만 아직 선배님들도 많다.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계속해서 재밌게 음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