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네 이웃의 아내’, “탐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하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 제작발표회 현장 정준호, 염정아, 김유석(왼쪽부터)

JTBC 새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 제작발표회 현장 정준호, 염정아, 김유석(왼쪽부터)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는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에 지친 두 부부가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네 남녀의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다룬다.

지난 8일 JTBC 공식홈페이지와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유튜브를 통해 선 공개된 ‘네 이웃의 아내’ 1회는 드라마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불륜보다는 권태기를 겪는 부부들의 가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극에 담고 싶었다”는 이태곤 PD의 말처럼, ‘네 이웃의 아내’는 막장드라마의 향기가 물씬 나는 제목과는 달리 염정아-김유석, 신은경-정준호가 연기한 인물들이 상징하는 중년 부부의 실상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네 명의 배우는 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을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코믹함으로 소화해내며 로맨스, 코미디, 섹스코드 등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극에 적절히 녹여내는 원숙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정한용, 이병준, 김부선, 이세창, 윤지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펼치는 감초 연기와 흡사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차진 대사와 상황설정은 극에 활력과 안정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오는 14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을 앞둔 ‘네 이웃의 아내’는 월화극 전장에서 시청률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그 가능성을 점쳐봤다.

'네 이웃의 아내'를 연출한 이태곤 PD

‘네 이웃의 아내’를 연출한 이태곤 PD

Q. ‘네 이웃의 아내’라는 제목이 심상치 않다. 제목만 놓고 보면 막장드라마일 것이란 선입견이 생길 법도 하다.
이태곤 PD: ‘네 이웃의 아내’는 중년 부부의 설렘에 대한 이야기다. 불륜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극의 중심은 아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장점보다는 단점만 눈에 들어오는 중년 부부들이 자신의 배우자와 전혀 다른 성격의 부부가 이웃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Q. 기획 단계부터 한국판 ‘위기의 주부들’이라는 수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태곤 PD: 드라마가 일상을 담는다는 점에서는 ‘위기의 주부들’과 비슷한 부분도 있을 거다. 하지만 가장 리얼한 게 가장 드라마다운 이야기다. 억지스러운 설정이 막장일뿐이지, 소재의 영역에는 막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년 부부의 소외감, 권태, 무관심 등의 소재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론 이것을 풀어내는데 어려움도 있겠지만,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무늬만 잘난 남편 민상식 역을 맡은 정준호

무늬만 잘난 남편 민상식 역을 맡은 정준호

Q. 실제로 기혼자인 배우들이 ‘네 이웃의 아내’에 출연하게 된 이유도 제각각일 듯하다.
정준호: 이태곤 PD와는 2008년에 MBC ‘내 생에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때의 아쉬움을 채울 수 있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맡았던 캐릭터와는 다른 신선한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컸다.
염정아: 채송하는 결혼 17년 차 워킹맘이지만, 이런 상황은 나는 물론이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대본을 봤을 대 굉장히 현실감 있게 캐릭터를 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유석: 이태곤 PD의 전화를 받자마자 하겠다고 했다. 이 PD의 연출 데뷔 작품부터 연달아 네 작품을 함께한 기억이 있다. 이 PD의 전매특허인 삼류 정서를 ‘네 아내의 이웃’을 통해 다시 한 번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아무래도 중년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청자층의 연령대가 높을 듯하다.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이태곤 PD: ‘네 이웃의 아내’는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젊은 세대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나의 곁에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잘 가꾸고 흔히 말하는 사랑의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곧 겪을 일을 미리 보여주니까 백신과도 같은 효과가 있을 거다.

책임감으로 가정을 이끄는 워킹맘 채송하 역을 맡은 염정아

책임감으로 가정을 이끄는 워킹맘 채송하 역을 맡은 염정아

Q. 첫 회를 보니 각 캐릭터에 디테일이 살아 있더라. 앞으로 ‘네 이웃의 아내’의 즐겁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이태곤 PD: 네 명의 캐릭터가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 시트콤적 느낌이나 독특한 영상 포인트는 극의 흐름과 관계없이 계속해 시도할 생각이다.
김유석: 발기부전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는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다. 남자로서 슬픔과 비애에 빠진 절망스러운 캐릭터가 어떻게 상황을 극복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켜나가는 지를 중심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염정아: 캐릭터에 특색이 있는 만큼 보시는 분들의 연령과 성별에 따라 공감이 가는 캐릭터가 다를 텐데, 그 캐릭터를 쫓아가며 본다면 더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을 거다.
정준호: 결혼을 하고 나서 느끼는 게 많다. “여자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옛말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민상식도 언젠가는 그렇게 교훈을 얻고 정상적인 인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드라마를 보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다.

소심한 낙천주의자 의사 남편 안선규 역을 맡은 김유석

소심한 낙천주의자 의사 남편 안선규 역을 맡은 김유석

Q. 첫 회 방송이 잘 나와서 기대감이 높은 것 같다. 예상 시청률은 몇 퍼센트 정도인가.
정준호: 촬영할 때보다도 편집해놓고 보니 분위기가 잘 산 것 같다. 마지막 회에는 6.5% 정도는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시청률을 넘는다면 염정아와 신은경을 업고 점심시간에 시청 근처를 뛰겠다.
염정아: 첫 방송은 3%, 드라마가 궤도에 오르면 7~8%도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유석: 시청률도 그렇지만, 시청자들에게 “‘네 이웃의 아내’는 대박!”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만약 앞서 말한 시청률을 넘는다면 정준호에 이어 광화문에서 두 여성분을 업고 뛰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