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메디컬 탑팀’ 의학드라마의 새 답 제시할까

MBC '메디컬탑팀'

MBC ‘메디컬탑팀’

MBC  ‘메디컬 탑팀’ 1회 2013년 10월 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막 부원장으로 취임한 혜수(김영애)는 광혜대학교병원 개원 60주년 행사에서 ‘메디컬 탑팀’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한편 무료 진료를 하는 파란병원에 근무하는 태신(권상우)은 폐 이식 수술이 필요한 소아환자 은바위(갈소원)를 돌보던 중 아이가 호흡부전으로 의식을 잃자 필요한 수술 장비를 구비한 광혜병원으로 옮긴다. 하지만 주영(정려원)은 VIP 환자의 수술로 은바위의 수술 집도를 거절한다. 태신은 한승재(주지훈)의 허락을 얻어 은바위의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다른 수술방에서 수술을 하고 있던 서주영(정려원)은 응급 상황으로 위기를 맞는다.

리뷰
어쩔 수 없이 종합병원의 꽃은 외과이며, 외과의 꽃은 수술, 그리고 의학 드라마의 꽃은 ‘천재 외과의의 수술’임을 여실히 보여준 한 회였다. 물론 현실 속 외과는 생명을 담보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수술과 그에 비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보상으로 인해 의료계에서 점점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표면적으로 ‘외과의-수술’은 종합병원의 꽃이다. 때문에 모든 의학 드라마에서 ‘외과’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메디컬 탑팀>은 수 없이 범람해 온 의학 드라마 가운데에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역시 영악하게도 ‘수술’이라는 도구를 첫 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병원의 현실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의학 드라마 속 연출된 수술은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긴박한’ 긴장감을 자아낼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고, 적어도 수술 장면만큼은 탄탄한 내러티브가 담보되지 않더라도 연출력과 그림 만으로도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는 드라마의 필살기다. 그리고 ‘메디컬 탑팀’은 수많은 의학 드라마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던 ‘천재 외과의의 수술’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선택했다.

‘메디컬 탑팀’은 1부 초반 인물 설명 등을 이유로 늘어지는 장면을 이어가고, 태신(권상우)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다소 비상식적인 행동들로 주영(정려원)과 대립하며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물론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을 위한 작업이었으나, 1부 1씬에서 강렬한 장면들로 눈길을 사로잡는 드라마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메디컬 탑팀’은 자칫 루즈해 질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전면에 깔아 두며 조화롭게 얽히지 못하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보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의식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정려원은 첫 의학드라마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ㅡ력으로 새로운 여주인공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고, 조연들과 감초가 될 주변 인물들은 제 소임을 다하며 극의 안착을 도왔다. 하지만 애초부터 우려됐던 권상우의 발음과 발성은 배우들에게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의학 용어를 만나면서 더욱 거슬렸고, 조금 더 나이가 든 노회한 외과의여야 할 것 같은 한승재 캐릭터는 주지훈을 만나며 극을 단단하게 장악하고 있어야 할 소임을 다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전의 ‘천재 외과의’와 달리 ‘날이 선’ 느낌이 없는 태신을 연기하는 권상우는 전작인 ‘야왕’의 ‘하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이며 더욱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메디컬 탑팀’이 후반부에 이르러 수술 장면을 집중 배치하면서, 극의 집중도는 현격하게 달라졌다. 긴박한 상황이 닥치면서, 루즈했던 극이 팽팽하게 긴장감을 잡아냈고 다소 산만하게 흩어졌던 흐름도 하나로 모아졌다. 천재 외과의인 태신의 등장과 상황을 관망하는 승재, 그리고 여타 전공의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에 한껏 신경을 쓴 듯 한 수술 장면들은 언제까지나 의학 드라마의 정답이 ‘천재 외과의의 수술’에 있음을 반증하는 듯 했다. 무엇보다 언제나 능력 이상의 야망에 넘치는 캐릭터들이 남자 의사들의 몫이었던데 비해, 출중한 능력과 야망을 감추지 않는 여자 외과의의 탄생은 기존 클리셰를 조금은 뒤흔들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냈다.

‘메디컬 탑팀’은 의학드라마로서 ‘일정 정도의 성공’이 보장 될 것이라는 믿음과 동시에, 그 신화를 깰 수도 있다는 부담감, 그리고 ‘굿 닥터’에 이어 방송된다는 피로감 등 수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무기가 무엇인지는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제점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은 합격점도 아니다. ‘메디컬 탑팀’이 합격점을 받기 위해선 각 캐릭터들의 매력과 이들이 만들어 나갈 신선한 이야기에 더욱 공을 쏟아야만 한다. ‘하얀거탑’은 의료계를 둘러싼 권력 투쟁을 다뤘고, ‘골든타임’은 리얼에 가까운 의료계의 현실 속에서도 청춘들의 풋풋한 성장담을 녹여냈다. ‘굿 닥터’는 ‘따뜻한 의드’를 표방하며 캐릭터들을 살려냈다. 그렇다면 과연 ‘메디컬 탑팀’이 모든 공식이 다 나온 듯 한 의학 드라마에서 어떠한 새로운 답을 내 놓을 수 있을것인가.

수다 포인트
– 근데, 천재 없는 의드는 정말 ‘골든타임’밖엔 없는 건가요…
– 어느 의드에서나 마취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그렇게 한결 같이 매력적이신건지…
– 뭐 의학드라마를 꼭 이해하고 보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의학용어 나올 땐 자막은 상세히! 그리고 좀 길게 넣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 민경진(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