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여성이 되고, 음악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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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이유였다. 아이유는 어제 자정 새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를 공개하고 현재 주요 음원차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1위부터 13위까지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의 위용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차트를 장악하고 나설 지는 의문이었다. 새 앨범의 곡들은 과거에 비해 다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분홍신’만 들어봐도 대중을 위한 편곡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이유는 7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시재즈 등이 어렵다. 나에게도 어렵고 잘 모르지만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장르를 떠나서 음악이 좋다는 것은 다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새 앨범에서 스윙재즈, 집시재즈 등 대중에게 다소 낯선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유는 “처음에 타이틀곡으로 스윙재즈 느낌이 강한 곡을 한다는 말 들었을 때 겁이 났다. 나에게 스윙 감성이 있을까 의문도 들었다”며 “생각해보면 내가 스윙 외에 다른 장르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를 해보면 내게 맞는 것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미국의 1930년대 빅밴드, 재즈 음악 등을 차근차근 찾아 들었다고 한다. 아이유는 “아직은 스윙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좋은 음악이라는 것을 알기에 잘 해보고 싶었다. 다만 내 음악은 대중가요이기 때문에 너무 스윙 재즈처럼 부르지는 말자. 내 목소리로 부르되 편한 감성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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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분홍신’에서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난이도 높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전 앨범까지 춤이 율동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고난이도의 춤을 추고 있는 것. 이에 대해서는 “무대에서 하기 너무 힘든 곡”이라며 “데뷔 후 이렇게 안무 연습을 오래 한 적이 있을까 할 정도로 연습실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이민수 작곡가, 김이나 작사가가 만든 이 곡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딘가로 향하는 운명을 노래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앨범 명 ‘모던 타임즈’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프로듀서님이 예전의 무성영화를 보라고 추천해주셔서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등 그 시대 영화와 영화음악을 많이 찾아봤다. 그 시대 감성을 100%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됐더라”라고 말했다.

새 앨범에는 윤상, 정석원, 샤이니 종현 등이 작곡으로 참여했으며 최백호, 양희은, 가인 등이 아이유와 듀엣으로 노래했다. 아이유는 “최백호 양희은 선생님과의 듀엣은 정말 영광이었고 많이 배웠다. 최백호 선생님은 신사적이셔서 내게 아직까지 아이유 씨라고 존댓말을 하신다”며 “자주 뵙고 싶고, 자주 같이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희은에 대해서는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함께 부른 ‘한낮의 꿈’을 듣고는 양희은 선생님 혼자 부르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선생님 노래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가인에 대해서는 “가인 언니와 함께 노래도 하고 티저 사진도 찍었다. 가인 언니가 워낙에 섹시하셔서 내가 밀리면 안 되겠다고 긴장했는데 밀려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협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 작업 내내 대화를 하면서 내가 얻는 게 정말 많다. 끊임없이 교류를 하고 싶다”며 “선생님들과의 작업에서는 충격을 받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노래에 진정성을 담으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진정성은 뭘까? 난 진짜 열심히 하는데, 열심히 하는 것과 진정성은 다른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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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자작곡으로는 ‘싫은 날’, ‘보이스메일’이 실렸다. 둘 다 아이유가 과거에 써놓은 곡. 아이유는 ‘싫은 날’을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으며 “작년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들려드리고 다음 앨범에 싣겠다고 약속을 드렸었는데 진짜 싣게 돼 너무 기쁘다”라며 “‘싫은 날’은 중학교 때 연습생 시절에 쓴 가사다. 숙소 생활을 하면서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추운 것 같고, 집에 가고 싶은 외로움을 일기장에 썼다가 노래로 만들게 됐다. 내가 ‘좋은 날’로 사랑을 받아서 제목을 웃기게 ‘싫은 날’로 해봤다”라고 말했다. 소속사 로엔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자작곡을 ‘싫은 날’ 한 곡만 넣는 것을 원했다고 한다. 아이유가 고집을 해서 ‘보이스메일’까지 수록하게 됐다고.

아이유는 새 앨범에서 상당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적으로 다소 난이도 높은 곡들이 수록됐으며, 몇몇 곡에서는 섹시한 분위기도 풍긴다. 아이유는 “워낙에 오랜만에 나오는 앨범이라 욕심을 부렸는데 회사에서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다. 이전 앨범들보다 훨씬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섹시함에 대해서는 “프로듀서님은 의도를 한 것 같다.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라 이미지 변신도 필요하고 섹시함을 보여주자고 어렴풋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나 스스로는 섹시함을 강조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라며 “내가 섹시함을 이야기할 깜냥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통해 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여성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음악적으로도 더욱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아이유는 “지난 앨범이 양 갈래 머리에 귀여운 원피스로 소녀의 모습을 강조했다면, 이번 앨범은 나 혼자만의 생각인데 악마 같은 느낌이 든다. 머리는 노란색, 옷은 까만색, 입술은 빨간색이고, 그러니까 약간 못돼 보이는 느낌”이라며 “이번에는 무대에서 표현에 있어서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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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로엔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