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깊고 섬세한 감우성의 멜로는 달랐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

 

배우 감우성이 보여주는 애틋한 순정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극본 황주하, 연출 정정화 김보경)을 통해서다.

‘바람이 분다’는 서로에게 닿지 못한 도훈(감우성)과 수진(김하늘)의 엇갈림을 그리며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수진의 삶에서 멀어지려 했던 도훈의 진심이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변장까지 감행한 수진의 선택마저도 받아들이고 유혹에 속아주는 도훈. 사랑하기에 수진을 떠나보내려는 도훈의 거짓말과 진심은 ‘바람이 분다’를 여느 멜로와 다른 지점으로 이끌었다.

◆ 알츠하이머 숨긴 감우성, 홀로 남겨질 김하늘 위한 준비

도훈은 음식이 서툰 수진에게 요리 좀 배우라며 타박을 하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겠다던 약속은 잊은 듯 잔소리를 했다. 수진은 그가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알츠하이머가 진행될수록 수진이 걱정스러운 도훈의 조바심은 그를 냉정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알츠하이머라는 고통과 짐을 수진에게 지울 수 없어 그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결심했지만 홀로 남겨질 수진이 걱정됐다. 아이를 갖자는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해야 했던 이유였다. 수진은 냉정하고 무심한 도훈에 상처받았고, 지쳐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자신이 없어도 홀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길 바라는 도훈의 마음이었다.

수진조차 잊었을지 모를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훈은 전시회를 남몰래 준비했다. 자신의 불행을 함께 나누지 않고 오롯이 홀로 설, 수진의 행복을 꿈꾸며 자신이 없는 아내의 미래를 구상하고 실현시키고 있었다. 설사 수진에게 나쁜 놈으로 남을지라도, 자신에게 생채기를 내면서도 수진만을 생각하는 미련하고 아픈 도훈의 사랑이었다.

◆ 오열부터 담담한 고백까지, 숨길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마음

수진을 떠나보내기 위해 매몰차게 굴면서도 자꾸만 새어 나오는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홀로 감당하기로 한 고통인 만큼 스스로를 다잡아보지만, 수진이 좋아하는 초콜릿 광고 문구에도 감정은 막을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아주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오열하는 모습은 도훈의 절절한 순애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알츠하이머를 알게 된 항서(이준혁 분)가 수진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나 수진이 많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마음과 상황을 납득시켰다. “아내를 사랑하냐”는 유정(김하늘)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너무 사랑해서 문제”라고 답했다. “딱딱하게 굳은 내 심장을 녹여서 뛰게 했고, 사랑이 뭔지 모르던 나를 사랑에 빠지게 했다”는 담담한 고백처럼 도훈에게는 수진이 곧 사랑이었다. 10년의 세월에도 무뎌지지 않고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더 선명해지는 도훈의 사랑은 곳곳에서 터져 나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 닿을 수 없는 고백

처음 본 순간부터 낯설지 않았던 유정이 수진임을 알게 된 도훈은 그렇게까지 해야 했던 수진의 상처를 단번에 이해했다. 수진을 향한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도훈에게 유정으로 다가온 수진과의 시간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이자 선물이었다. 수진을 품에 안고 “사랑한다”고 마음껏 고백하고, 연애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전화 통화를 하며 “벌써 보고 싶어요. 내가 당장 달려갈 수도 있다”고 설레는 말도 할 수 있었다.

비록 수진은 도훈이 유정과 사랑에 빠졌다고 오해했지만, 도훈에게는 알츠하이머를 걱정하지 않고 오직 수진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방 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수진을 안아줄 수도 없는 안타까움까지 감내하는 도훈의 사랑은 깊고 단단했다.

‘바람이 분다’ 제작진은 “홀로 떠날 준비를 하는 도훈과 수진의 진심이 드러나며 전환점을 맞았다. 두 사람의 엇갈린 감정이 증폭되는 5회부터 두 사람의 선택이 빚어낸 본격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훈과 수진의 애틋한 순애보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