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설인아 “걸크러시에 로맨스까지…‘조장풍’에서 다 이뤘죠”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설인아./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반전이 있는 캐릭터에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에서 명성그룹 회장의 개인 비서 고말숙 역을 연기한 배우 설인아의 말이다. 그는 극 초반 시크하고 도도한 모습으로 걸크러시 면모를 뽐냈다. 중후반부에는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갑을기획 천덕구(김경남 분)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면서 정의 구현은 물론 달달한 로맨스까지 선보였다.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여고생 안티팬, ‘옥중화’에서 한상궁 역 등 단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설인아는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첼리스트 조희지 역을 맡은 이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1년 만에 KBS1 일일드라마 ‘내일은 맑음’에서 주연 자리를 꿰찼고, 이듬해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도 수상했다. ‘조장풍’에선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로 신스틸러에 등극했다. 무서운 상승세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설인아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드라마의 인기를 처음부터 예상했나?
설인아: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워낙 재밌어서 잘 되겠다고 생각했다. 1회 편집된 영상을 먼저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시청자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10. 인기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설인아: 현실의 문제들에 공감하고, 거침없이 파헤치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심스러울 수 있는 부분들을 끄집어내는 용기가 있었기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10.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설인아: 작가님이 말숙이가 극에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갑을기획이 명성그룹의 비리를 파헤칠 때 내가 열쇠가 된다고 했다. 요구하는 스타일도 확고했다. 새까만 머리에 일자 앞머리, 똑 단발머리였다. 성격도  4차원에 도끼병 걸린 인물이었다. 반전이 있는 캐릭터라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0. 드라마 속 말숙이는 단발머리가 아니었는데?
설인아: 좀 더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싶었다. 고민을 하다가 앞에는 짧고 뒤에는 긴 히메컷이 좋을 것 같았다.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10.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
설인아: 말투를 가장 신경 썼다. 처음 작가님이 설정한 건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억양이 없는 말투였다. 하지만 자칫 밋밋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회장인 척 행세하고 잘나가는 척하는 센 말투도 준비했다. 촬영장에서 둘 다 연기 해보고 나서 후자로 결정하게 됐다. 갑질을 당하면서 자신도 갑질인 척 하는 모습이 캐릭터와 더 맞는다고 생각했다. 말투가 변하는 것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극 중반까지는 최서라(송옥숙 분) 회장님한테 최적화되어 있는, 언제든지 심부름을 할 수 있는 로봇 같은 말투였다. 나중에 덕구와 사랑에 빠지고, 명성그룹을 배신하고 나왔을 때부터는 말투도 사랑스러워진다. 머리 스타일과 의상 모두.(웃음)

10. 둘 중 어떤 모습이 더 좋았나?
설인아: 아무래도 로봇같이 지내던 명성그룹보다 갑을기획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말숙이 더 좋았다. 물론 처음 모습도 좋았다. 이런 스타일링과 성격의 캐릭터를 언제 해볼 수 있겠나. 호호.

10. 출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설인아: 지인들이 드라마 속에서도 친한 게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였다. 나는 술을 안 마시니까 회식 때 오래 있지 않는데, ‘조장풍’ 회식 때는 끝까지 남았다. 술을 안 마셔도 다들 재밌게 논다. 촬영 현장 분위기도 지금까지 한 작품들 중 제일 좋았다. 이런 현장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대기 시간마저 즐거웠다.

10. 종영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겠다.
설인아: 맞다. 너무 즐거운 촬영장이었기 때문에 떠나보내는 게 아쉽다. 시즌2로 다 같이 만나고 싶다.

배우 설인아는 “득톡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싶어 히메컷을 제안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10. 극중 최서라 역을 맡은 송옥숙은 대선배인데, 어렵지는 않았나?
설인아: 오히려 선생님께서 미안해 하셨다. 때리는 장면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오히려 선생님이 더 걱정됐다. 워낙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캐릭터이지 않나. 어려운 부분은 전혀 없었다. 연기 지도도 많이 해주셨다.

10. 김경남과 연인으로 호흡 맞춘 기분이 어떤가?
설인아: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대본을 보면 느껴지는 느낌이 진지하고 설레는 것보다 웃기는 장면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도 재밌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커지다 보니 어색함은 금방 없어졌다.

10.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설인아: 결혼식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잘 될거라는 정도만 알았다. 나중에 실제로 결혼하게 되면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속상해 하면 어떡하나 걱정되더라.(웃음)

10.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설인아: 말숙이가 덕구에게 ‘합격!’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여자가 남자를 고를 때 보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인성, 외모, 학벌, 재력, 그리고 섹시라면서 너는 그 중 인성만 합격이라고 말하는 거다. 자신감 가득한 말숙이 대사도 잘 살았고, 덕구의 어이없어 하는 표정도 잘 살았던 완벽한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10. 연기하면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설인아: 다들 애드리브 욕심이 많았다. 처음에는 적응을 못하고 웃어서 NG를 낸 적도 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는?
설인아: 말숙이가 덕구에게 ‘손’ 이라고 하니까 덕구가 강아지처럼 손을 얹는 장면이 있다. 즉흥으로 내가 생각해 낸 애드리브였다. 덕구가 손을 얹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기억에 남는다. 또, 오대리(김시은 분)와 찜찔방에서 서로 이마를 부딪치면서 싸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도 시은이와 둘이서 만들어낸 애드리브였다. 감독님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다.(웃음)

10. 일일드라마 ‘내일도 맑음’에서는 주연을 맡았는데 ‘조장풍’에서의 비중이 아쉽지는 않았나?
설인아: 비중과 상관없이 개성 있는 캐릭터여서 좋았다 .‘조장풍’은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있다. 우도하 변호사부터 조진갑 선생님, 말숙이, 덕구까지 사연이 없는 인물이 없다. 이런 것들이 작품에 묻어나서 시청자들이 더 좋아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

10. 주연일 때의 부담감은 없었나?
설인아: 주인공으로서 한 작품을 끌고 나간다는 게 부담도 됐지만 재미도 있었다. 덕분에 연기에 자신감도 붙었고, 책임감도 생겼다.

“하지원, 스칼렛 요한슨의 뒤를 잇는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는 설인아./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10. ‘런닝맨’ ‘정글의 법칙’ 등 예능 출연 때마다 화제가 됐다. 예능으로 더 많이 알아본다는 서운함은 없을까?
설인아: 예능이 시청자들에게는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오다 보니 많이 알아봐 주신다. 그게 예능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서운한 건 전혀 없다. 그랬다면 예능에 출연하지 않았을 거다. 작품을 쉬고 있을 때 출연한 거고, 예능에서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10. 출연해 보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나?
설인아: ‘런닝맨’이나 ‘정글의 법칙’처럼 몸 쓰는 예능을 하고 싶다. 운동 신경은 꽤 좋다고 자신하는데, 말 재주가 별로 없다.(웃음)

10.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걸로 유명하다. 
설인아: 운동은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헬스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가고, 주짓수도 취미로 한다. 작품 들어가면서부터는 다칠 위험이 있어 쉬고 있다. 액션스쿨도 다닐 예정이다. 운동으로 에너지를 쓰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느낌이 든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

10. 작품과는 별개로 액션스쿨을 다닐 생각인건가?
설인아: 제대로 된 액션 연기를 하고 싶어서다. 국내에서는 액션 여배우 하면 하지원 선배님, 할리우드에서는 스칼릿 요한슨이 떠오르지 않나. 그 뒤를 잇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솔트’ 같은 액션영화를 찍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호호.

10. 롤모델은 누구인가?
설인아: 롤모델이라기보다는 본받고 싶은 점들이 있다. 김혜수 선배님의 노련함과 고혹적인 느낌, 서현진 선배님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 마리옹 꼬띠아르의 퇴폐적인 아름다움이다.

10. 배우로서의 목표가 궁금하다.
설인아: 내 자신을 깨는 거다. 나는 나름 못생긴 척 하고 웃기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 내 자신을 깨야 다양한 캐릭터가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고 보는 배우’ 설인아가 될 때까지 끝없이 노력할 거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