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산들 “특정 장르에 울타리를 쳐놓고 노래하고 싶지 않아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3일 오후 6시 두 번째 솔로앨범 ‘날씨 좋은 날’을 발표하는 그룹 B1A4의 산들. /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제 목소리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고 힐링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위로를 주는 노래가 한 가지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위로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저한테 울타리를 쳐놓고 하나의 노래만 고집하지 않을 거예요. 이번 앨범도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산들의 모습 중 하나일 겁니다.”

그룹 B1A4 산들이 산들바람이 얼굴을 부드럽게 간지럽히듯 기분 좋은 노래들로 돌아왔다. 산들은 3일 오후 6시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날씨 좋은 날’을 발매한다. 2016년 발표한 첫 솔로 앨범 ‘그렇게 있어 줘’ 이후 3년 만이다.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을 비롯해 ‘이 사랑’ ‘사선’ ‘빗소리’ ‘러브, 올웨이즈 유(Love, always you)’ 등 6곡이 수록됐다. ‘날씨 좋은 날’은 윤종신이 미세먼지 없이 파란 하늘이 눈부신 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변해버린 지난 사랑의 기억들을 눈부시게 맑은 하늘에 툭툭 털어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산들의 담백하지만 한층 깊어진 보컬로 표현해냈다. 신곡 발표를 앞둔 산들을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윤종신과 작업한 계기가 궁금해요.
산들 : 데뷔한 지 시간이 흘렀고, 나이도 아직 30살까지는 아니지만 그 언저리여서 깊이 있는 소리를 내고 싶었어요. 윤종신 선배님의 노래를 평소에 좋아하고 방송에서도 많이 불렀어요. 그러다 사람들에게 힐링과 위로를 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기억 속에 윤종신 선배님의 노래 중에 그런 느낌들의 노래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소속사를 통해 말씀을 드렸더니 선배님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곡을 받게 됐어요.

10. 툭툭 던지듯 부르는 윤종신의 창법이 산들에게서도 느껴지는데요.
산들 : 작곡가의 색깔이 너무 짙으면 (창법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같아요, 선배님의 곡에 저의 목소리가 섞이면서 ‘산들이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라는 걸 들려드리고 싶었죠. 창법이나 멜로디보다는 가사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체적인 그림보다는 그런 섬세한 느낌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 ‘날씨 좋은 날’은 어떤 노래인가요?
산들 : 요즘 미세먼지가 많아서 날씨가 좋은 날이 많지가 않잖아요. 그런데 날씨가 좋은 어느날 하늘을 봤더니 만났던 사람이 떠오르는 상황인 거예요. 그녀와 맑은 날에 항상 함께 했다는 추억을 새기면서 그녀를 정리하는 마음이 담긴 곡이에요.

10. 발음이나 창법 등 윤종신의 특별한 디렉팅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산들 : 많았죠. 제가 원래 가사 전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또박또박 부르는 편인데, 오히려 선배님이 ‘산들아, 너 발음 좋으니까 조금 풀어도 좋을 것 같아’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조금 풀어서 불렸죠.

10. 힘을 빼고 편안하게 부르는 보컬의 느낌과 가사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포인트를 준 것이 이번 앨범의 강점인가요?
산들 : 강점이라기보다는 제가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힘을 많이 줘서 살다보니 거칠고 투박한 소리가 나기도 하고 거친 생각들을 하다보니까 힘을 빼고 싶었어요. 힘을 빼고 소리를 정리하려고 보컬 레슨도 다시 받고 있어요. 그런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래야 듣는 분들이 편안하게 오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산들은 ‘날씨 좋은 날’의 감상 포인트로 가사를 꼽았다. /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10. 이번 앨범에 자작곡 ‘이 사랑’과 ‘괜찮아요’도 수록됐어요. 좋은 노래를 받아 부르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쓴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산들 : 그럴 마음은 없었어요. 저는 곡을 쓰는 게 재밌고 즐거워요. 상황들을 상상하고 가사를 떠올리고 불러보면서 가이드 녹음까지 마치고 노래가 나오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요. 욕심을 내서 ‘지금 쓰는 건 타이틀곡이야’ ‘내가 썼으니까 내 곡이 타이틀!’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을 그리고 싶진 않아요. 사실 제가 만든 노래들에 큰 임팩트가 있지 않아요. 오히려 ‘이 사랑’과 ‘괜찮아요’는 산들의 노래인가 싶을 정도로 힘이 많이 빠진 노래예요. 이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진 가수인지 살짝 비춰지는 정도죠.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진 파워풀함이나 다이내믹한 보컬을 100% 보여줄 수 있는 곡은 못 쓰더라고요. 제가 안부를 것 같은 곡, 새롭고 신선한 노래들만 계속 써져요. 일단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색깔을 조금씩 섞으면서 저의 감정을 전하고 싶어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타이틀곡 욕심이 나진 않아요. (웃음)

10. 산들의 솔로 앨범을 위해 B1A4 멤버들이 발 벗고 나섰어요. 신우는 자작곡 ‘사선’을 선물하고 입대했죠. 자전적인 가사와 다이내믹한 멜로디가 묘한 노래예요.
산들 : 사실 ‘사선’은 신우 형이 저에게 주려고 쓴 노래가 아니라 B1A4가 3인 체제로 되면서 새 앨범을 준비하던 중 나온 노래예요. 신우 형이 곡을 쓰면 그 곡의 가이드는 항상 제가 불러요. 이 노래도 제가 불렀는데 가사가 너무 좋은 거예요. 신우 형이 고집이 아주 센데 아주 자기 같은 곡을 썼더라고요.  하하. 이 곡을 함께 불렀다면 좋았겠지만 형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형한테 제 솔로곡으로 달라고 했어요. ‘사선’이 곧 신우 형이라고 생각해서 온전히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확 들었어요. 가사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10. 또 다른 멤버 공찬은 ‘러브, 올웨이즈 유(Love, always you)’ 피처링에 참여했더군요.
산들 : 솔직히 말하면 (공)찬이와 듀엣 앨범을 내고 싶은 소망을 담아 제가 억지를 부려 넣은 곡이에요. 팬들과 노래를 들어주신 분들은 산들과 공찬의 듀엣을 기대해 주시지 않을까 합니다.

10. 공찬과의 듀엣은 회사와 다 이야기를 끝낸 부분인가요?
산들 : 아무에게도 얘기 안 했어요. 그러고 보니 찬이에게도 얘기를 안 했네요. (웃음) 어떻게 보면 저의 욕심이죠. 제가 개인적으로 찬이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요. 찬이 보컬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찬이와 듀엣이 제 버킷리스트처럼 됐어요. 할 수 있다면 공연도 하고 싶고요. 바나(B1A4 팬클럽)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자는 게 목표라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 있어요. 저희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고 있는 분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활동이니까 할 수 있는 건 무조건 다 하자는 마음이죠. 사실 찬이와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 곡도 있고 파트도 정해놨어요. 채택만 되면 바로 나옵니다. (웃음)

그룹 B1A4의 3인 체제 후 슬럼프를 겪었다는 산들은 “‘괜찮아요’라는 말은 그때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10. 수록곡 중 ‘괜찮아요’는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스스로를 다독이다가 영감을 받아 쓴 곡이죠. 슬럼프 중 노래를 만들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 노래를 만들게 됐나요?
산들 : 이 노래는 제가 가장 괜찮치 않을 때 쓴 곡이에요. 너무 힘든 상황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집에만 있었을 때 이 노래를 만들었어요. 정말 힘들다가 서서히 괜찮아질 때쯤 ‘밝은 사람이었던 내가 힘드니 이렇게까지 힘들구나.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라는 오지랖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가수니까 노래로 힘든 사람에게 위로와 힐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를 가사로 썼죠. 이 노래는 절대로 파워풀하게 부를 수 없어요. 부드럽게 들을 수 있도록 스스로도 부드럽게 불렀어요. 제 마음속 중심은 이 노래예요. 이번 앨범은 이 곡을 중심으로 만들어나갔다고 할 수 있죠.

10. 슬럼프를 이겨내는 동안 생각이나 가치관들이 많이 바뀌었나요?
산들 : 바뀌었죠. 제가 처음 노래를 시작한 이유가 말을 못해서였어요. 말을 못하니까 표현이 서툴렀어요. 좋다 싫다 말을 못 하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니까 내 안에서 시원하게 나왔어요. 그래서 노래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거든요. 슬럼프가 답답하고 힘들잖아요. 그 시간을 겪으면서 이제는 내가 말을 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나의 이야기로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10. 힐링과 위로에 꽂힌 것 같아요. 스스로도 노래를 부르며 힐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번 앨범 키워드를 힐링과 위로로 강조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는요?
산들 :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받는 분도 계시고 오히려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는 분도 계시잖아요. 그래서 위로를 받는 여러 가지 방법을 담으려고 했어요.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수록곡 6곡의 느낌이 다 달라요. 녹음하면서 ‘난 미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곡의 장르와 분위기들이 다 달라요. 저도 감정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 노래는 이렇게 저 노래는 저렇게 불렀어요. 나름 만족스러워요.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어서 듣다 보면 스스로도 모르게 힐링을 얻고 위로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산들은 “울타리를 쳐놓고 그 틀에 저를 가두기 싫다. 한계 없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10.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산들의 이미지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성량을 가진 보컬리스트죠. 하지만 ‘날씨 좋은 날’을 비롯해서 수록곡들은 힘이 많이 빠졌잖아요. 가창력을 강조하지도 않고 잔잔하고 부드러워요. 그래서 대중적인 이미지와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이 상충돼 고민도 됐을 것 같아요.
산들 : 고민이 진짜 많았죠. 그래서 수록곡들이 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제가 대중 앞에서 뭔가를 보여줄 위치도 아니고 실력도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이 기억하는 색과 느낌을 담긴 담았어요. 그 곡이 어쩌면 ‘날씨 좋은 날’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수 선배들을 보며 자극을 받죠. 선배 가수들의 앨범을 보면 그분들이 걸어온 길을 알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며 반성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는 어디까지 왔다고 말은 못 해요. 그냥 시작하는 단계죠. 더 열심히 노력해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 어떻게든 낄 수 있게 노력을 하고 싶고, 노력하고 있어요.

10. B1A4의 노래와 솔로 가수 산들의 음악 색깔과 방향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산들 : 음악적으로 다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솔로를 하면서도 B1A4 같은 곡을 쓸 수도 있고, 그룹의 노래 같은 스타일을 제가 부를 수도 있어요. 자신은 없지만 완전 댄스곡을 혼자 할 수도 있고요. 저한테 울타리를 쳐놓고 싶지 않아요.

10. 공찬과의 듀엣이 버킷리스트처럼 자리 잡았다고 했는데, 본인의 음악적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산들 :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은 너무 많아서 버킷리스트 목록을 세워야 한다면 잘 모르겠어요. 하나하나 써보지를 못 했는데, 그냥 지금 드는 생각은 계속 음악 하고 싶다? 제가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죽기 전까지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하나의 장르만 고집하진 않을 겁니다. 공식 스케줄이 없어도 전 보컬 레슨도 받고 댄스 레슨도 받고 있어요. 할 수 있는 역량을 늘리고 싶어요. 장르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최대한 해야 하지 않겠어요? (웃음)

10. 이번 앨범을 통해서 가장 얻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산들 : 제 목소리로 힐링을 받았다고 하는 거요. 또 보컬의 발전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발전하고 있는 제 모습들이 담긴 앨범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음악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산들의 2집이 나왔다고 생각하며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