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 “‘기생충’ 하자 하고 두 달간 연락 없던 봉준호 감독…시나리오 쓰느라 바빴다고”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박소담/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소담이 영화 ‘기생충’에 캐스팅된 뒷이야기를 밝혔다.

‘기생충’에서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네 둘째 딸 기정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을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에서 박소담은 배우 최우식(기우 역)과 남매로 나온다. 두 사람이 닮은꼴이라고 하자 박소담은 “둘 다 처음엔 인정 안 했다”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과 보자마자 오빠와 붙어보라고 하고 우리의 사진을 찍으셨다. 그 사진을 받고 나서야 둘 다 인정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봐도 닮았더라”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내가 평생 오빠에게 평생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캐스팅된 최우식과 닮아서 이 영화에 캐스팅된 이유도 있었다는 것. 박소담은 “길거리 사진관을 지나다보면 누가 봐도 가족인 사진이 있는데, 감독님은 저희 둘의 사진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드셨다고 했다. (영화에서 기정과 기우가) 남매라고 굳이 알려주지 않더라도 둘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감독님과 ‘옥자’ 때 미팅을 한 번 했다. 당시 감독님께서 미자 역을 찾고 계셨는데, 제 사진을 보고 10대 중반 연기가 가능할 것 같아서 저를 불렀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제 정보를 찾아보시곤 ‘나이가 너무 많아서 미자는 안 되겠다. 이미 불렀으니 차나 한 잔 먹고 가라’고 했다. 저도 미자로 감독님을 만난 게 아니라 편하게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다 왔다. 그러고 모르는 번호로 ‘기생충’ 때문에 연락이 왔다. 믿기지도 않아서 당연히 연락을 안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소담은 “두 번째 연락을 받고서야 진짜인 걸 알게 됐다. 감독님은 왜 그렇게 사람을 못 믿냐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3년 전 여름에 뵀었는데, 당시에 정해진 건 송강호 선배과 함께할 거라는 것과 내가 송강호 선배의 딸 역할이라는 것, 가족 이야기라는 거였다. 감독님은 캐릭터나 영화에 대한 설명 없이 거절해도 된다고 했다. 나는 당연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고 감독님이 두 달간 연락이 없어서 안됐구나 싶었다. 다시 밥을 먹자고 연락이 와서 그동안 너무 불안했다고 말씀드렸다. 난 진짜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은 하겠다고 했는데 왜 불안해하냐고 했다. 감독님은 그냥 시나리오 쓴다고 바쁘셨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나중에 시나리오를 다 쓰고 보여주시면서 읽고 마음에 안 들면 거절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기생충’은 가족이 모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 지난 30일 국내에서 개봉했으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