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in 웸블리①] 악스부터 웸블리까지…방탄소년단 콘서트 성장史

[(런던)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진짜 가수로 태어난 것 같아서 벅차고 행복해요.”

그룹 방탄소년단이 2014년 10월 17일~19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옛 악스코리아)에서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를 마치고 한 말이다. 첫 콘서트에서 국내외 팬 5000여명을 만난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콘서트를 해야 진짜 가수’라는 생각을 했다”며 3일간의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기쁨을 만끽했다.

그로부터 5년.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휩쓸며 공연을 펼치는 팀으로 성장했다. ‘진짜 가수’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 스타’로 우뚝 섰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 1~2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월드 스타디움 투어 콘서트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연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밴드 퀸, 가수 마이클 잭슨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공연했던 곳. 전 세계 음악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웸블리 무대에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서는 것이다.

1923년 문을 연 웸블리 스타디움은 2007년 9만 석 규모로 새롭게 증축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공연에는 시야 제한석을 제외하고 7만여 명의 팬들이 관객석을 가득 채울 전망이다. ’21세기 비틀스’라는 애칭을 얻은 만큼 방탄소년단의 이번 공연에 대한 영국 현지의 관심도 뜨겁다.

5000명에서 출발해 스타디움 투어까지. 놀라운 성장이지만 방탄소년단의 이런 성과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1500명 규모의 공연장에서 시작해 점차 공연장 크기를 늘렸고, 마침내 9만 석 공연장도 채우는 ‘월드 스타’가 됐다. 공연장의 크기가 늘어나면서 방탄소년단의 음악 실력과 여유, 책임감도 덩달아 커지고 깊어졌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모습. /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국내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일본과 필리핀·싱가포르·태국·대만·말레이시아·홍콩·중국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멕시코·브라질·칠레 등 북미와 남미까지 돌며 해외 투어를 시작했다. 지금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여러 나라의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며 ‘BTS’를 전 세계에 알렸다.

2015년 3월 28~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첫 공연보다 2배로 커진 3000석 규모였다. 같은해 11월 27~29일에는 SK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서 무대에 올랐다. 약 7개월 만에 5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공연장으로 무대를 옮겨 당시에도 ‘고속 성장’으로 주목받았다. 이듬해 5월에는 약 1만 5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멤버들은 “꿈을 이뤘다”며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해외 투어를 이어갔고, 마침내 2017년 3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밟았다. 곧 이어 일본 5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아레나 투어도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대규모 월드 투어에 나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이틀간 9만 명을 모았다.

미국 뉴욕 시티 필드에서 공연을 펼친 그룹 방탄소년단. /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때부터 방탄소년단이 가는 길마다 ‘최초’가 따라붙었다. 지난해 10월 6일에는 미국 뉴욕 시티 필드(Citi Field)에서 공연했다. 이 공연장은 세계 19개 도시, 40회 공연을 도는 투어 콘서트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의 하이라이트였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로는 처음 서는 공연장인 데다 팝(POP)의 역사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공간이어서다.

시티 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New York Mets)의 홈구장으로 2009년 개장했다. 시티 필드 개장 전까지 뉴욕 메츠가 홈으로 사용했던 셰이 스타디움(Shea Stadium)은 팝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일이 벌어진 장소이다. 비틀스가 1965년 8월 15일 이곳에서 대중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열었던 것. 지금도 회자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이라는 말이 이때 생겼다. 영국 문화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미국 음악계를 흔드는 현상을 이른 말이다.

당시 비틀스는 5만5600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1956년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코튼 볼 스타디움(Cotton Bowl Stadium) 공연에 모여든 관객(2만6500명)의 2배를 넘는 규모였다. 때문에 비틀스는 ‘모던 스타디움 록 콘서트의 개척자’ ‘스타디움 투어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얻었다. 팝의 역사로도 위대한 순간이 벌어진 장소에 한국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오르면서 또 다른 새 역사가 쓰여졌다. 당시 4만 석의 티켓이 금세 매진됐고, 현지 팬들은 한국에서 온 아이돌 그룹을 뜨겁게 반겼다.

미국 스타디움 투어를 마친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은 언제나 더 높은 곳을 향했다. 첫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올림픽체조경기장을 바라봤고, 이후엔 잠실주경기장에 오른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미국 시티 필드 공연 이후 “스타디움 월드 투어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고, 꿈은 현실이 됐다. 지난 4~5일 미국 로즈볼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미국·브라질·영국·프랑스·일본 등 8개 도시에서 16회 공연을 펼치는 스타디움 투어에 돌입했다.

미국 3개 도시 6회 공연으로 32만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지난 25~26일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츠 파르크(Allianz Parque)에서는 10만 명과 호흡했다. 이젠 스타디움 투어의 중간 지점인 런던 웸블리에서 ’21세기 비틀스’ 방탄소년단의 족적을 남길 차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17일 미니음반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웸블리 스타디움 투어를 앞둔 소감을 묻자 “언젠가 꼭 서고 싶다고 다짐한 곳이어서 떨리고 설렌다.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런던=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