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적이고 거칠다”…이성민X유재명 ‘비스트’, 두 연기 짐승의 만남 (종합)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이성민(왼쪽부터),유재명,최다니엘, 전혜진과 이정호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비스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공작’으로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성민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드라마 ‘비밀의 숲’ ‘자백’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친 유재명이 라이벌로 맞선다.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를 선보인 전혜진과 탄탄한 연기력의 최다니엘이 가세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만들어 낼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올 여름 첫 번째 범죄 스릴러 영화 ‘비스트’다.

30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비스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과 이정호 감독이 참석했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물이다. 프랑스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를 원작으로 했다.

이정호 감독과 이성민은 ‘베스트셀러’와 ‘방황하는 칼날’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했다. 이 감독은 “이성민 선배는 영화적 동반자다. 내가 많이 의지한다. 이젠 현장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이성민도 “감독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체와 색채가 있다. 그런 강렬함이 매 작품 출연 의지를 끌어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성민,비스트

영화 ‘비스트’에서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를 연기한 배우 이성민./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성민은 본능과 감에 따라 행동하는 강력반 에이스 한수 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한수는 자기 판단이 늘 맞다고 확신하는 인물이고,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다”며 “실제 나와는 많이 다르다. 나는 물건 하나 사는데도 며칠을 고민하는 신중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명은 “(이성민 선배는) 작품에 들어가면 짐승으로 돌변한다. 일을 대할 때의 열정과 집중력, 에너지는 한수와 비슷하다”며 웃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부검실에서 중요한 증거물을 찾는 장면을 꼽았다. 이성민은 “숨을 거의 안 쉬면서 연기했다. 숨을 쉬면 들킬 것 같았다. 그런 긴장감을 유지한 채 촬영하다보니 촬영이 끝나고도 숨 쉬기가 버거웠다”면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 않나. 이번 영화는 매 장면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비스트’에서 법과 원칙을 믿는 강력반 2인자 민태로 분한 배우 유재명./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유재명은 법과 원칙을 믿는 강력반 2인자 민태로 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 어떤 작품일지 상상하고 분석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작품이었다”며 “어렵다는 뜻이 아니라 해석하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그게 궁금증을 유발했다. 상상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에너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민태는 겉으로 보기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속에는 뜨거운 욕망이 들끓고 있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며 “민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중적인 태도와 본능적 욕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과 유재명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재명은 “7년 전부터 나의 롤모델이었다. (이성민 선배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가슴속에 연기에 대한 뜨거움이 있는 사람이다. 연기는 나보다 훨씬 잘한다. 냉철하고, 섬세하다. 좋은 자극과 활력이 되는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배우 전혜진은 한수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는 마약 브로커 춘배를 연기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전혜진은 한수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는 마약 브로커 춘배를 연기했다. 피어싱과 타투, 스모키 메이크업 등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전혜진은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라 도전하게 됐다”며 “욕심이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이성민 선배님이 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처음에는 더 파격적이었다. 감독님이 눈썹도 밀고, 삭발하고, 얼굴의 반을 문신하자고 제안했다.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합의를 봤다. 머리는 반만 밀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최다니엘은 영화 ‘비스트’에서 한수의 파트너 종찬을 연기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최다니엘은 한수의 패기 넘치는 파트너 종찬 역을 맡았다. 그는 “평소 이정호 감독님의 작품을 재밌게 봤다. 어떤 역할이든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역할을 위해 살을 찌웠다는 최다니엘은 “풍채가 너무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껏 야식을 먹었다.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더니 먹은 만큼 살이 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종찬은 극 중 유일하게 밝은 캐릭터다. 종찬이야 말로 관객을 대변하는 입장이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우리 영화는 세련되지 않았다. 야생적이고 거친 느낌”이라며 “형사들이 발로 뛰며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범인을 잡기 위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 형사와 그를 쫓는 또 다른 형사, 그들의 관계 역전에서 오는 서스펜스다. 인간의 숨겨진 본능과 욕망에 관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비스트’는 오는 6월 말 개봉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