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더 보이’, 슈퍼맨의 데칼코마니로 출발해 호러물로 갈아타다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더 보이’ 포스터.

어느 날, 캔자스의 작은 마을 브라이트번의 숲으로 붉은 섬광과 함께 한 생명이 찾아든다. 토리(엘리자베스 뱅크스)와 카일(데이비드 덴맨)은 아기가 간절했던 자신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여기고 받아들인다. 그렇게 셋은 한 가족이 된다.

10년 후. 브랜든(잭슨 A. 던)은 12살이 되었지만 엄마인 토리의 눈에는 마냥 아기처럼 사랑스럽기만 하다. 반면 학교의 급우들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브랜든을 찌질이라며 놀림거리 취급한다. 밤이 되어서 잠이 든 브랜든은 갑자기 눈을 부릅뜬다. 불타오르는 눈동자의 브랜든은 헛간으로부터 들리는 소리 “이쉬가로 라룸 그홀”에 이끌려 2층 자신의 방 창문에서 뛰어내린다. 그리고 브랜든은 자신에게 잠재된 놀라운 힘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더 보이’ 스틸컷.

지난 23일 개봉한 ‘더 보이’(감독 데이비드 야로베스키)의 원제는 영화의 배경인 마을 이름과 같은 ‘Brightburn’이다. ‘슈퍼맨’의 데칼코마니 같은 서사, 즉 히어로물로 출발하는 듯싶지만 소년 브랜든이 흑화되면서 영화는 호러물로 급물살을 탄다.

‘더 보이’는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영웅의 기원을 섬뜩하게 비튼 ‘최초의 슈퍼히어로 호러’라는 점에서. 그러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덜 빚어진 서사로 관객을 맞이했다. 슈퍼히어로를 절대악으로 비틀었다면 그에 따르는 서사가 수반되어야 했음에도 말이다. 이를테면 브랜든이 가진 관계의 중심축인 부모의 경우에도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그친다. 무턱대고 옹호하는 엄마나 단숨에 등을 돌리는 아빠처럼. 그래서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신선한 설정은 무뎌지고, 잔혹한 이미지만 남겨진다.

브랜든은 처음 유약한 소년의 얼굴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내 초능력을 자각하면서 강력한 빌런의 얼굴로 재등장한다. 브랜든은 하찮은 마을과 부모와 달리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 여기고, 자신의 능력들을 통제 불능의 감정을 분출하는 데 양껏 사용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강철 신체부터 무시무시한 힘, 빛처럼 빠른 초고속 비행 능력, 모든 것을 소멸시킬 수 있는 히트비전까지. 2003년생인 잭슨 A. 던의 섬뜩한 연기만큼은 관객이 브랜든에게 몰입하도록 이끈다.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