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미국 개봉│지아나에겐 너무 먼 할리우드

‘지아나’ (Gianna)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전지현의 <블러드> (Blood: The Last Vampire)가 지난 10일, 뉴욕을 비롯한 미국 일부 지역에서 평론가들의 혹평 속에 개봉됐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토마토닷컴에 따르면 37개의 리뷰 중 6개만이 ‘신선’(fresh)하다고 평했다. <블러드>의 전체 신선도는 16%이고, 이 중 톱 평론가들에 따르면 10%에 그친다. 톱 평론가 중 <뉴욕 데일리 뉴스>는 “<블러드> 대신 HBO 시리즈 <트루 블러드>나 <렛 미 인>, <트와일라잇>을 보거나 아직 개봉 전인 <박쥐>나 <뉴 문>, <데이브레이커스> 등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영화적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평했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킬 빌>과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의 접합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스릴이 없는 초벌구이 정도의 영화”라고 평가 절하했다. <뉴욕타임스>는 <블러드>의 “지나친 클로즈업과 반복적인 격투 장면, 어설픈 괴물 디자인” 등을 지적했고, <빌리지 보이스>는 “자극을 주지 못하는데다 모순된 스토리 전개방식과 부족한 연기, 대본” 등을 혹평했다.

<블러드>의 부진 속 <박쥐>도 31일 개봉

그러나 톱 평론가 중 유일하게 <시카고 선-타임스>의 로저 이버트는 <블러드>에 별 4개 중 3개를 주는 후한 점수를 줬다. 이버트는 <블러드>가 명작은 아니지만, 오락영화로서 맡은 바 역할을 성실히 했으며,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는 영화라고 평했다. 그리고 <블러드>를 “놀랍게도 재미있는 영화” (surprisingly entertaining) 라고 표현한 이버트는 전지현의 다음 작품도 찾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 20개 극장에서 개봉한 <블러드>는 14일 발표된 지난 주말 최종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10일부터 12일까지 110,029 달러의 총 수익을 얻었으며, 스크린당 수익은 평균 5,501달러를 기록했다.

<블러드>의 이번 성적은 현재 개봉작 중 32위에 해당하며, 스크린당 수익으로 보면 1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브루노>를 제외하면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없었고, 나머지 작품들은 <험프데이>와 <소울 파워>, <유-후, 미세스 골드버그> 등 개봉관 1-6개 정도의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였다. 한편 또 다른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인 박찬욱 감독의 <박쥐> (Thirst)는 오는 31일, 역시 뉴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만 한정 개봉할 예정이다. 과거 링컨센터에서 매년 가을 개최되는 뉴욕필름페스티벌에 초청된 바 있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개봉 전인 20일, 링컨센터 월터리드 시어터에서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가 개최하는 필름 코멘트 선정작으로 먼저 공개될 계획이다.

글. 뉴욕=양지현 (칼럼니스트)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