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와이키키2’ 문가영 “‘넘어져도 포기말라’는 메시지에 모두가 공감했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문가영,인터뷰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한수연 역으로 열연한 배우 문가영. / 이승현 기자 lsh87@

문가영(23)은 2006년 영화 ‘스승의 은혜’에서 아역 연기자로 출발한 13년 경력의 배우다. 남다른 끼와 재능으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 14일 종영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한수연 역을 맡아 아련한 첫사랑과 엉뚱한 철부지를 오가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세상 물정에 어둡지만 부모님 품을 벗어나 꿋꿋하게 홀로서기를 해내며 이 시대 청춘들의 공감을 얻었다. 곰 탈을 뒤집어쓰거나, 음정이 엉망인 음치 연기까지 우스꽝스러운 변신도 곧잘 했다. 15살에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은 그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지난 17일 생애 첫 코믹 연기 도전을 마친 문가영을 만났다.

10. 작품을 끝낸 기분은 어때요?
문가영 :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고요.(웃음) 마지막 회 방송을 봤는데도 아직 끝이라는 게 실감이 안나요. 세트장 촬영 분량이 많아 게스트 하우스 ‘와이키키’에서 살다시피 해서 그런지, 거기안 가는 게 익숙하지 않네요.

10. 다른 작품과는 다른 느낌입니까?
문가영 : 연기자들 중 막내여서 아주 예쁨을 많이 받으면서 촬영했어요. 찍으면서도 워낙 재미난 일들이 많았고요. 촬영 장이 재미있어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또 이런 현장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10. 누가 가장 분위기를 잘 주도했나요?
문가영 :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이이경 오빠예요.(웃음) 엄청난 존재감과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1 때부터 길잡이 역할을 했잖아요. 시즌2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정말 아이디어가 넘쳐요. 저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늘 웃음을 참으면서 연기했죠.

10. 시즌2에 합류하는 게 부담되진 않았습니까?
문가영 : 걱정이 있었죠. 시즌2를 기다린 시청자들의 기대에 보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긴 했어요. 대본을 보고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코믹극이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도 안되고 개연성도 없어 보이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있죠. “‘으라차차 와이키키’니까”라는 마법이 있었기 때문에 의지가 생겼습니다.

10. 시즌1을 봤나요?
문가영 : 당시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본방송으로 챙겨보진 못했고요. 아는 배우들이 나와서 클립 영상을 찾아봤어요. ‘이렇게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도 있구나’ 신선했죠. 제가 합류할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출연하기로 하고 다시 시즌1을 제대로 챙겨보기 시작했어요.

10. 음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음치는 아니죠?
문가영 :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그 정도로 음치는 아니고요.(웃음) 잘하지는 않지만 코인 노래방을 가거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10. 어머니가 음악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문가영 :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했고, 독일에서 유학하던 중 아버지를 만나 결혼하셨죠. 저도 독일에서 태어났고요. 저 역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긴 했어요. 어머니도 집에서 자주 쳤고요. 음악 재능은 언니가 더 많이 물려받은 것 같아요. 다만, 저도 아주 전문가는 아니어도 엄마 덕분에 음이 조금 다르다는 건 알아채는 것 같아요. 엄마가 설거지를 하시다가도 피아노 음이 틀리면, 하던 걸 두고 오셔서 아니라고 알려 주셨거든요.(웃음)

10. 어머니가 음치 연기를 보셨나요?
문가영 : 네, 재미있게 보셨어요.(웃음)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느냐’고 하셨죠.

10.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습니까?
문가영 : 이전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서 예뻐 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첫사랑 역할이어서 약간 제한적인 코미디를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다른 역할은 각자 직업이 있는데 수연이는 꿈을 찾아가는 인물이었죠. 그 점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아요.

10. 코믹 연기에 욕심이 있군요?
문가영 : 음치 연기도 가장 부담된 에피소드이긴 해요. 보는 이들이 불편해하시진 않을까, 어색하고 민망해서 채널을 돌리진 않을까 걱정했어요. 음정이 안 맞는 음치인데,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적정선을 지키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10. 연기 고민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풀었나요?
문가영 : 다른 배우들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감독님에게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시즌1 때도 잘 이끌어주셨고, 이번 시즌2도 배우들의 의견을 잘 듣고 반영해주셨죠. 사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끼리 서로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 대본 연습과 사전 준비를 많이 했어요. 현장 리허설을 하면서도 편한 동선, 애드리브도 치밀한 계산을 통해 나온 결과였고요. 그런 과정에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10.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요?
문가영 : 도전이었어요.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를 마치고 다음으로 보여드릴 작품이어서 이미지 변신에 중점을 둔 것 같아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고민하고 있을 때, 출연 제안이 온 거죠. 코믹 연기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선택했습니다. ‘잘 녹아들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도전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해보고 싶었어요. 또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기도 했고요.

10.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까?
문가영 : 후회하지 않아요. 저의 청춘도 녹아있는 작품이어서 후회는 없습니다.(웃음)

10. 시즌3에 출연 제안이 온다면요?
문가영 : 많은 이들이 기다려준다면 시즌3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어요. 만약 저를 또 찾아주신다면 출연하고 싶습니다.

문가영,인터뷰

문가영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10. 새로운 도전을 마쳤으니, 다음 작품을 고를 때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 같습니다.
문가영 : 아역 연기자의 이미지가 있어서 역할에 제한이 있었고, 유독 새침한 역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번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통해서 새롭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예전엔 빨리 성인 연기자가 되어 다양한 걸 해야지, 큰 꿈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 나이에 맞는 옷을 입는 게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할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싶어요.

10. 실제 성격은 수연과 어느 정도 닮았나요?
문가영 : 많이 가까운 것 같아요. 리액션이 큰 편이어서 행동이 크거나, 밝은 부분은 공감을 했어요. 다르다고 느낀 점은 수연은 공주처럼 자란 철부지인데, 저는 아역 연기자로 10살 때부터 어른들이 있는 현장에서 일을 했어요. 수연이라는 인물을 연구하면서, “잘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는 게 뭔지도 모르겠다”라는 대사가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또래 친구들이 공감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10. 언제부터 스스로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정을 했습니까?
문가영 : 촬영장을 놀이터처럼 생각하며 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키가 갑자기 컸어요. 10cm 이상 크면서 아역 연기자로서 애매한 위치, 침체기에 놓이게 된 거죠. 아역을 맡기엔 키가 큰데, 그렇다고 성인 역할을 하기는 얼굴이 어려 보이고요. 일이 성사가 안되고 한동안 쉬면서 ‘내가 생각보다 연기를 하고 싶었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손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란 것도 새삼 느꼈고요. 저의 열정과 많은 걸 알게 되면서 배우라는 꿈이 더 뚜렷해졌습니다.

10. 굉장히 성숙했군요.(웃음)
문가영 : ‘성숙하다’ ‘철들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웃음) 그 때는 좋은 줄 알았어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아니에요. 하하. 또래처럼 보이고 싶어요.

10. ‘으라차차 와이키키2’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공감했나요?
문가영 : 여섯 명이 모두 넘어져도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보내요.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고요. 저도 그 안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10. 가장 와닿았던 대사나 상황이 있었습니까?
문가영 : 국기봉(신현수 역)이 다쳐서 야구를 못하는 상황에 울면서 차유리(김예원 역)와 나누는 대사가 슬펐어요. 대본을 볼 때부터 마음이 짠했죠. 공감을 많이 하면서 읽은 대사였어요.

10. 러브라인이 명확해서 파트너와도 끈끈했을 것 같아요.
문가영 : 여섯 명이 뭉치는 장면보다 파트너끼리 붙는 연기가 많아서 많이 의지했죠. 배우의 역량으로 채우는 작품이어서 얼마나 에너지가 넘치고, 준비를 많이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더라고요. 차우식 역의 김선호 오빠와 대화도 많이 하고 대본 연습, 사전에 맞추는 과정도 빼놓지 않았어요.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아요.

10. 자꾸만 어긋나는 수연과 우식의 관계가 답답하지는 않았어요?
문가영 : 러브라인이 짙어지면 코믹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생기고, 반면 러브라인에 진전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시청자도 있었고요. 작가님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의도한 것도 ‘타이밍’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후반부에 우식이 저를 볼 때 저는 다른 곳을 보고, 제가 우식을 바라볼 때 그도 다른 곳을 봐요. 시선이 엇갈리는 부분을 의도해서 만든 거죠. 의미를 녹여 만든 것이어서 답답함보다, 시청자들에게 우리의 의도가 잘 전달됐는지 궁금했어요.

10. 스스로의 연기에는 만족하나요?
문가영 : 새로운 기술을 하나 더 배운 것 같아요. 다른 드라마보다 속도가 빨라서, 치고받는 호흡법과 코믹이란 장르는 욕심을 부릴수록 웃기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더라고요.(웃음) 대본을 읽자마자 느낀 코믹 포인트를 살리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만족보다는 어떤 스킬을 하나 획득한 느낌이에요.

10. 다음 작품도 코믹을 하고 싶은가요?
문가영 : 다음 작품 선정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잘하는 것과 제가 하고 싶은 것 중에 어떤 걸 하면 좋을까, 연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이죠.

10. 지금까지는 어떤 선택을 해왔습니까?
문가영 : 하고 싶은 걸 선택했어요. 저를 찾아줄 때 마다하지 않았어요. 그게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고요.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거리낌 없이 많은 걸 했어요.

10.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문가영 : 장기와 특기를 가진 배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잘하는 게 뭐지?’라고 고민했을 때, 그나마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를 했으니 현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부딪히면서 쌓인 내공이 있는 것 같아요. 아역 배우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익숙함, 내공이 무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10.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은?
문가영 : 중학교 때, 배우가 되고 싶다고 확실하게 마음먹은 이후로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진지해지고, 대본을 읽을 때도 기준점이 생기더군요. 연기의 기술도 있지만, 작품을 하면서 좀 더 쉽게하는 방법을 알아간다고 해야 할까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아야 연기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도전을 하면서, 그 안에서 저를 찾아야 더 훌륭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10.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문가영 : 아직 일주일도 안 됐지만 서점 가는 걸 좋아해서 얼마 전에 다녀왔어요. 한 달에 세 번은 꼭 찾거든요. 책도 사고, 피포 페인팅도 해보고 싶어서 주문했어요.(웃음)

10. 어떤 책을 샀는지 궁금하네요.
문가영 : 사실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조언’을 사려고 갔는데, 품절이어서 다른 서점을 가야 해요. 최근에 읽은 건 세네카의 철학 책이에요. 자기 계발서 빼고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읽어요. 철학과 심리학, 고전문학을 좋아하죠. 문장을 읽고 생각하고 받아 적는 걸 좋아하거든요.

10. 청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까?
문가영 :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시작하기 전에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어요. 어릴 때 자장가처럼 항상 부모님이 읽어주셨거든요. 그때와는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하는지 알았죠. 책의 가장 큰 매력인데, 나이가 들면서 받아들이는 감정과 생각이 달라지잖아요.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10. 직접 글을 쓰고 싶진 않아요?
문가영 : 써보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더 어렵더군요. 오늘 써놓고 내일 보면 별로고요.(웃음) 그래도 메모장에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떠오르면 적어놔요. 느낌과 생각을 메모해뒀다가 다이어리에 다시 옮겨적어요. 그날 느낀 감정을 간단하게라도 매일 쓰려고 하고요.

10. 오늘을 일기에 적는다면 어떻게 쓸까요?
문가영 : 굉장히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아서 좋았다.(웃음)

10. 영어, 독일어도 유창하니까 해외 진출의 꿈도 꿀 것 같은데.
문가영 : 당장 할리우드에 가겠다는 생각보다, 요즘은 길이 열려 있으니까 언젠가는 무기 삼아 쓸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요. 아직까지는 쓰일 일이 없어서 독일어와 영어를 묵혀두고 있는데, 언젠가는 쓰임새가 있을 수도 있으니 잘 준비하고 있으려고요. 자연스럽게 길이 열린다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게 궁금하긴 합니다.

10. 독일어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문가영 : 독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까지 다녔기 때문에 저에겐 모국어가 독일어나 마찬가지죠. 그래도 쓰지 않으면 까먹기 때문에, 언니와 대화를 나눌 때는 독어를 써요. 책을 가까이한 것도 초등학교 때 독일인 선생님이 수업 전 항상 책을 한 페이지씩 읽어주셔서, 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10. 앞으로 어떤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습니까?
문가영 :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문가영’보다 배역의 이름으로 불리는 게 더 행복해요. ‘믿고 보는 배우’, 연기자에게는 가장 큰 응원의 말 같아요.(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