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대담, 열혈 노력파 택연 VS 알고 보면 천재형 준호

1지난 2008년 데뷔한 아이돌그룹 2PM은 데뷔와 동시에 높은 관심을 받았고, 데뷔 이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톱 아이돌이다. 아이돌로서 승승장구하던 2PM은 다른 여타 톱 아이돌그룹의 전철을 따라 연기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택연은 2010년 KBS2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조연으로 시작, 3년 후인 현재 tvN 드라마 ‘후아유’의 주인공으로까지 성장했다. 준호는 올해 큰 규모의 영화 ‘감시자들’로 데뷔했고, 기라성 같은 설경구와 정우성을 비롯해 한효주 등 영화배우 선배들 틈바구니에서도 선전했다.

같은 팀 멤버이지만, 택연과 준호는 외모에서 번지는 인상부터 팀의 상징과 막내라는 그룹 내 역할, 그리고 배우로서의 컬러 역시도 상당히 다르다. 대담한 대담은 너무나 다른 색감을 가진, 그러나 촉망받는 연기자라는 공통점을 지닌 옥택연과 이준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 택연, 연기에 대한 강렬한 갈증이 느껴지는 노력형

2연기는 택연이 먼저 발을 들여놓았다. 연기에 대해 갈증이 컸던 택연은 배우로서의 기회를 갖기 위해 여러 차례 자신의 생각을 밝혀왔고 그래서 낚아챈 첫 기회가 2010년 KBS2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였다. 조연으로 시작했지만, 흔히 말하는 서브 남자 주인공. 비중은 결코 작지 않았다. 다만 캐릭터의 전형성은 있었다. 여주인공에 대한 순정을 간직한 착한 남자 역이다.

당시 그의 연기를 향한 평가의 방점은 감정표현능력보다는 사투리 연기에 찍혀있었다. 그간 무대에서 보여준 섹시한 짐승남과의 간극에서 오는 충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그가 보여준 사투리 연기에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어색함은 없었다. 당시는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출신들의 연기 데뷔에 지금보다 더 혹독한 잣대를 기울일 때인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말은 다시 이야기해 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신데렐라 언니’에서 택연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사량이 적으니 평가를 유보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당시의 택연이 보여준 것은 실망 보다는 기대에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앞으로 배우 옥택연이 아이돌 택연과는 상당히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택연은 캐릭터를 영리하게 선택해왔다. 대중이 그의 섹시한 모습에 길들여져 있는 가운데, 그와 같은 이미지를 반복 생산한다면, 자극의 극치는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중이 기대하는 지점에서 한 발짝 떨어져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또 다른 도전인 동시에, 어쩌면 그래서 안전할 수도 있는 선택을 해 온 셈이다.

드림하이 택연1KBS2 ‘드림하이‘에서도 어두운 캐릭터로 배우로서의 일관성을 유지해온 그는 어느덧 첫 주연작인 ‘후아유’까지 마쳤다. 택연은 연기에 대한 열의만큼은 누구 못지않다. 그는 ‘후아유’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훗날 사람들이 이 작품을 내 첫 주연작이라고 말해줄 것이다. 그 때 가서 부끄럽지 않게끔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라고 말해, 앞으로도 연기자라는 직업을 자신과 떼어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아유’ 초반 그의 연기에는 몇몇 어색한 지점들이 드러났었는데, 첫 주연작인터라 심적 부담을 느낀 결과로 짐작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상대배우들과의 호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어느 순간 노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차츰차츰 적응해가며 캐릭터와 밀착해가는 것이 눈에 선연하게 보였다.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점쳐 볼 작품은 한 편 더 있다. 바로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첫 스크린 도전작인 ‘결혼전야’다. 택연은 “‘결혼전야’에서 연기한 원철은 실제 내 성격과 가장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편안하게 임했다는 소리로 들린다. 영화 작업은 드라마 작업과는 달라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공을 들일 수 있다. 아직 연기에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택연이 순발력을 요하는 TV 드라마보다는 영화 작업에서 더욱 편안함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결혼전야 스틸‘결혼전야’ 홍지영 감독은 ‘배우 옥택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홍지영 감독은 “원철은 연애 7년차 농익은 감정을 표현해야하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택연 씨의 연기를 총평하자면 가능성이 많은 배우라 느꼈다”라며 “집중력이 상당하고 감독의 디렉션을 이해하는 흡수력도 좋다”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택연의 연기가 가진 강점은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갈증에서 비롯된 집중력이라고 말했다. “경험적으로는 미숙함이 있을 수 있으나 순간 집중력을 비롯해서 연기라는 오랜 욕구를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는 현 단계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렬함이 인상 깊었다. 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의 눈빛을 그에게서 보았다.”

무엇보다 홍지영 감독은 택연은 ‘철저한 노력형’이라며 따라서 배우로서 성장의 여지는 열려있다고 평했다.
“해외 활동 등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열의를 가지고 노력하는 그를 보며 노력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확인하게 됐다”는 것이 감독이 현장에서 목격한 배우 옥택연에 대한 인상이다.

배우로서 택연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과제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것. 이에 더해 ‘잘 할 수 있는 것’을 향한 조심스러운 선택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향해 세간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과감함이 그를 더욱 단단한 배우로 성장시킬 것이다. 조금의 실수는 있었을지 모르나, 결코 그것이 배우 옥택연을 흔들리게 할 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잘 하고 있으며 차츰차츰 성장하고 있다.

# 준호, 뒤늦게 발견한 센스만점 연기자

준호 감시자들22준호는 영화 ‘감시자들’에서 의외의 수확이 됐다. 2PM을 잘 알지 못하는 세대는 그를 연기 잘 하는 신인배우라고 생각했다 뒤늦게 “아니, 다람쥐가 아이돌그룹 2PM 준호였다고?”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준호는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등 프로 배우들 사이에서 그의 몫을 제대로 소화했다. 또 기존 아이돌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 없애고 캐릭터에 녹아 들어가는데도 성공했다.

그의 연기를 본 오랜 연기경력을 가진 업계 관계자는 “배우로서의 역량을 200%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했다. 사실 흐물흐물 묻어가는 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인데, 그런 점에서 준호는 충무로에서 합격점 이상의 성과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운이 좋았다는 의견도 있다. 준호가 맡은 다람쥐라는 역할이 그의 외적인 생김새에서 오는 이미지와도 잘 부합해 윈-윈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결과로만 보기에는 기존 배우들의 어리석은 캐릭터 선택에서 빚어지는 참담한 결과를 우리는 많이 봐왔다. 캐릭터를 잘 선택하는 것도 결국 배우의 능력이다.

준호의 최대 강점은 자신의 캐릭터에만 갇혀있지 않고 주변과 잘 어우러질 줄 알았다는 점이다. 의욕이 앞서는 배우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인 과도한 욕심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혼자만 튀려는 급한 마음에 과한 표정이나 액션을 곁들이지 않고 절제했다는 점. 그것이 오히려 준호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준호 감시자들11‘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은 “처음에 JYP 측에서 먼저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을 받고는 사실 고민을 했었다. 아이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 그러나 세 번의 오디션을 거치는 동안 준호가 보여준 캐릭터 분석력이나 즉흥적인 아이디어들이 상당히 좋더라. 또 평범한 듯한 마스크에서는 신선함을 봤다”며 “의욕이 강하지만 오랜 그룹 생활을 한 탓에 그룹 안에서 본인의 역할을 잘 체득하고 있었고 이 점은 작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으로도 연결됐다. 그러면서도 어떤 장면에서 도드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도 좋더라”라고 준호와의 첫 호흡에 높은 만족도를 표시했다.

첫 작품에서의 선전 탓에 충무로는 두 팔 벌려 준호를 안으려 한다. 기대작인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재빨리 캐스팅 됐다. 이번에는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과 만나 배우로서의 세계를 더욱 키우게 됐다. 역할은 ‘감시자들’ 다람쥐와는 상당히 다른 홍이(김고은)에 대한 연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야망으로 가득찬 무사 율이다.

데뷔작에서 성공한 캐릭터를 재탕하지 않고 또 다른 시도에 몸을 던져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관계자들이 그의 또 다른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한 관계자는 ‘협녀, 칼의 기억’의 박흥식 감독이 준호와의 미팅자리에서 크게 만족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기대를 하지 않으려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앞서 우리가 이야기 한 택연이 철저한 노력파라면 어쩌면 준호는 타고난 센스를 가진 천재형일 수 있겠다. 데뷔작부터 관객을 휘어잡고, 두 번째 작품에서도 상당히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으니 왜 이제야 연기에 발을 들여놓았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다. 물론 준호의 경우, 아직 우리에게 보여준 세계가 넓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렇듯 두 아이돌 스타는 배우로서 자신의 활동영역을 확장시키며 또 다른 시험대에 스스로를 올려놓았다. 가랑비에 젖어 들어가듯 꾸준히 스스로를 단련시키며 성장하는 과정을 공개한 배우 옥택연, 이제 막 심판대에 발을 들였지만 한 번의 시도로 만 개의 가능성을 증명하게 된 배우 이준호. 두 배우가 보여줄 미래. 흥미롭지 아니한가.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KBS tvN NEW 씨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