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송가인·정미애·홍자·정다경·김나희, “‘미스트롯’ 後 삶이 확 달라졌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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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에 출연한 정다경(왼쪽부터), 정미애, 송가인, 홍자, 김나희. / 이승현 기자 lsh87@

‘한물간’ 트로트가 아니라 ‘물 만난’ 트로트다. 지난 2월 28일 방송을 시작해 뜻밖의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킨 TV조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 지난 2일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미스트롯’은 ‘어른들의 프로듀스 101’이라고 불리며 중장년층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트로트의 신세계를 접한 10~20대 젊은 층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최고 시청률은 19.3%(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까지 찍었다.  그야말로 ‘트로트의 재발견’이다.

방송이 끝난 뒤 ‘미스트롯’에 출연한 12인은 전국 투어 콘서트를 시작했다. 우승한 송가인과 2위 정미애, 3위 홍자, 4위 정다경, 5위 김나희를 중심으로 준결승에 진출한 하유비·강예슬·두리·박성연·김소유·숙행·김희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4~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콘서트에는 2만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오는 8월까지 인천과 광주·천안·대구·부산·수원으로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돼 관객들의 공연 추가 요청이 쏟아졌다. 성원에 힘입어 고양과 전주·안양·창원·대전·제주 등에서 추가로 공연을 열기로 했다. 조기 매진된 오는 6월 8일 광주광역시 콘서트는 당초 2회에서 1회 공연을 추가했다.

지난 15일 서울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미스트롯’ 톱(TOP) 5인 송가인·정미애·홍자·정다경·김나희를 만났다. 빡빡한 일정에 지칠 법도 한데 모두 “인기를 실감한다”며 행복하게 웃었다.

중학교 때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에서 국악을 전공한 송가인은 2012년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스트롯’에 도전해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매회 화제를 모았다. 최종 결승전에서도 남다른 실력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무래도 팬층이 어르신들이어서 홍삼, 배즙 등 몸에 좋은 선물을 많이 받아요.(웃음) 인기 비결이요? 아이돌 음악이 활발해지면서 트로트 시장이 침체됐는데, 트로트의 진한 노랫말과 멜로디가 살기 힘든 상황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찌른게 아닐까 생각합니다.”(송가인)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힘을 뿜어냈지만 실제로는 귀여운 눈웃음에 소녀 같은 풋풋한 매력이 넘쳤다. ‘미스트롯’ 이후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느냐고 묻자 “예전엔 한가해서 집에서 음식도 해먹었는데 많이 바빠져서 세탁기도 못 돌리고 있다. 집이 엉망이다”고 했다.

JTBC ‘히든싱어3’ 이선희 편에 이어 ‘미스트롯’까지 출연하며 가수의 꿈을 키운 정미애는 세 아이의 엄마다. 그 누구보다 삶이 확 달라졌다.

“처음에는 100인 오디션에만 붙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미션을 계속 거치면서 톱5까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아요. 아이 엄마들이 모인 ‘마미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죠. 큰 애가 초등학생인데, 학교 체험학습 동의서를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이 없어요. 방송 끝난 뒤 엄마로서 집에서 해야 하는 걸 잘 못하면서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정미애)

2012년 ‘왜 말을 못해’ ‘울보야’를 내놓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홍자. 데뷔 때는 본명인 박지민으로 활동했으나 2015년 ‘홍자’로 활동 이름을 바꿨다. 트로트 시장이 침체된 탓에 좀처럼 끼를 보여줄 곳이 없었는데 ‘미스트롯’으로 빛을 봤다.

“아이돌 그룹은 중·고등학생들이 응원하러 오겠지만 우리는 30대부터 60대까지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러 와주세요.(웃음) 정말 큰 힘이 나죠. ‘미스트롯’ 이후 목적은 같은데 목표가 달라졌죠. 인기를 얻은 만큼 해야 할 일들이 많아져서 생활도 바뀌고 시간이 모자랍니다.”(홍자)

중학교 때부터 한국무용을 전공한 정다경의 일상도 180도 달라졌다. 한양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공연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2017년 ‘좋아요’를 발매하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지금 휴학한 상태인데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와요. ‘학교에 온통 네 얘기뿐이야’라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기분 좋죠. 다시 돌아갈 때 환영해준다고 해서 뿌듯하고요. 학교 축제에도 불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정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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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열풍을 이끈 홍자(왼쪽부터), 정미애, 김나희, 정다경, 송가인. / 이승현 기자 lsh87@

KBS 28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김나희는 ‘트로트’로 2막을 열었다.

“엄마의 반찬이 달라졌어요.(웃음) 식탁에 항상 메인 메뉴가 올라와요. 특히 몸보신 음식으로, 엄마가 그동안 해준 적 없는 삼계탕도 해주셨어요. 하하. 열심히 만들어 주시면서 건강을 챙겨주고 계십니다.”(김나희)

그는 ‘미스트롯’을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개그를 하면서 슬럼프가 왔을 때 ‘다 그만둬버릴까?’ 생각하며 서울에서 자취를 하다가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그때 ‘미스트롯’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된 건 포기하지 말라는 신의 뜻 같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미스트롯’은 트로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심어줬다.

“‘미스트롯’에는 정말 다양한 연령,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지원했어요. 그래서 팬층도 다양한 것 같아요. 방송 이후 ‘미애씨를 보고 힘을 냅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미애씨를 보면서 저 역시 꿈을 버리지 않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면 저도 힘이 나요. ‘엄마들의 워너비’로 기억되고 싶습니다.”(정미애)

“몸이 아픈 분들,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 꿈을 접고 살아가던 주부 등 자신의 삶이 없어진 것처럼 어렵고 힘든 상황을 지나고 있는 이들이 제 노래를 듣고 위로받았다고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만드는, 여운이 오래 남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홍자)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