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종영] 남궁민 vs 최원영, 끝까지 ‘밀당’ 최고였던 심리전

[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KBS2 ‘닥터 프리즈너’ 방송화면 캡처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가 마지막까지 짜릿한 반전을 선사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재준(최원영 분)을 향한 나이제(남궁민 분)의 반격은 빈틈이 없었고, 나이제가 짠 판의 말이 된 이재준은 완벽하게 몰락했다. 길고 길었던 심리전은 마지막까지 지루함 없이 통쾌함을 선사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닥터 프리즈너’ 마지막 회는 이재준을 향한 나이제의 반격으로 시작됐다. 나이제는 이재준의 사무실로 찾아가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감옥에서 현금 대신 쓸 수 있다는 우표가 들어있었디. 이를 본 이재준은 나이제에게 “동생한테 편지 쓸 때나 보내주지 그래”라고 말했다. 이때 나이제는 케타민 주사를 꺼내들어 이재준의 목에 찔렀다. 이재준은 “주사약이 뭐냐”고 물었지만 나이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통스러워 하던 이재준은 봉투를 열 때 사용했던 나이프를 들어 나이제의 가슴을 찔렀다.

그때 나이제와 미리 계획을 짠 선민식(김병철 분)이 등장해 응급처치에 나섰다. 검사 정의식(장현성 분)은 나이제 살인미수 혐의로 이재준은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재준은 구속을 피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서서울 교도소에 들어갔다.

교도소에서 이재준을 마주한 나이제는 “네가 내 구역에 들어왔으니 내 룰에 맞춰서도 한 번 싸워봐”라고 도발했다. 한소금(권나라 분)의 예상대로 이재준은 교도소에 들어오자 교도소 생활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 정의식이 들어와 그의 측근이 함께 있을 수 없다고 말했고, 이재준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선민식의 요청을 받은 안진철(이재용 분)은 수감자들을 움직여 태강그룹 주가를 조작했다. 오정희(김정난 분)와 한빛(려운 분), 이재인(이다인 분), 모이라(진희경 분)는 태강그룹을 먹기 시작했고, 그 소식에 이재준은 크게 동요해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재준은 자신의 헌팅턴 무도병의 발현을 늦출 수 있는 약을 요구했으나 나이제와 복혜수(이민영 분)는 다른 약을 처방해 줬다.

이후 자신의 방에 찾아온 나이제에게 이재준은 구속적부심 신청을 했다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이재준의 수하들이 등장해 구속적부심 신청이 인용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나이제는 “이재환(박은석 분)에게 놓은 두 번째 주사가 뭐였느냐. 네가 다 이긴 게임인데 이야기나 듣자”고 말했다.  그러면서고 “이재환이 진짜 뇌사 상태일까? 내가 그렇게 허술하게 당했을 거라고 생각해?”라고 말해 이재준을 의심하게 했다.

교도소에서 빠져나온 이재준은 이재환이 뇌사 상태가 맞다는 사실을 듣고도 크게 불안해했고, “아버지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나이제는 병원의 정기이사회 당일 이재환(박은석 분)과 함께 등장했다. 뇌사인 줄 알았던 이재환의 등장은 큰 충격이었다. 이재환은 나이제와 함께 뇌사인 척 연기하며 이재준을 속이고 있었다. 이재환은 자신이 헌팅턴 무도병이라는 것을 폭로하며 이재준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당황한 이재준에게 나이제는”너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겠더라고. 없는 놈이 어떻게 있는 놈을 이길 수 있겠어. 그냥 꿈틀거리는 척이라도 해보는 거지”라고 말했다.

나이제는 서서울 교도소에 다시 수감된 이재준에 “여기서 형량 채우다가 죽어”라고 말했고, 이재준은 “진짜 아픈 사람도 못 나가게 하는 게 네가 말하는 정의다. 그래서 정의는 누가 규정짓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말했다. 이에 나이제는 “너같은 놈들이 여기서 죽어서 나가게 만드는 게 내 정의”라고 응수했다. 이후 나이제는 이재준이 자해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냥 둬라”라며 웃었다.

◆남궁민·최원영·김병철·박은석, 말이 필요 없는 연기력

남궁민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남궁민이 연기한 나이제는 악인을 잡기 위해 더 흑화한 ‘다크 히어로’. 남궁민은 자칫 악인도 선인도 아닌 어중간한 캐릭터가 됐을 나이제라는 캐릭터를 진정성 있는 연기와 세심한 표현력으로 구현해냈다.

최원영, 김병철과의 대립에서는 누구보다 강렬하고 서늘한 얼굴을 연기했고 긴장을 완화하는 장면에선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나이제를 설득력있게 끌어나간 남궁민은 뻔하지 않은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인생 캐릭터 경신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였던 최원영은 이재준을 연기하면서 전에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텅 빈 눈빛, 딱딱하게 굳은 얼굴,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소시오 패스의 악랄함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특히 드라마의 정점이었던 ‘헌팅턴 무도병’을 표현하면서 디테일한 안면근육 경련 연기로 공포감을 증폭시켰다. 최원영의 열연은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인기 요인이 됐고 “최원영이 저렇게 연기를 잘했나”라는 호평을 받았다.

최원영이 사이코와 소시오 패스의 악랄함을 뵤현하는 동안 김병철은 권력을 향한 집착과 비열함을 보여줬다. 김병철은 서서울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했던 극 초반에는 당당하고 뻔뻔한 모습을 보였고, 힘을 잃고 추락한 후반부에서는 이재준과 나이제 사이에서 줄을 타는 교묘한 심리를 정확하게 담아냈다. 김병철은 카리스마를 유지하면서도 돈과 권력에 따라 이동하면서 강자에게는 약하게, 약자에게는 강하게 대하는 비열함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박은석은 주연 배우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이제(남궁민 분)와 대립각을 세운 상상초월 악역으로 첫화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 교도소 수감 생활 속에서 해맑고 귀엽기마저 한 물색없는 철부지로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형집행정지 계획에 나섰을 때는 인물의 사투를 상대적으로 처절하고 측은하게 그려 뇌사라는 충격적인 상황을 더욱 비극적으로 그렸다. 박은석은 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무쌍한 서사를 이끌었다.

◆ 밀당력 최고…연출+대본의 힘

환자를 고치는 능력이 아닌, 병을 만들어서 재소자의 형 집행을 정지하게 만드는 아이러니함으로 시작한 ‘닥터 프리즈너’는 갈수록 치밀한 두뇌 액션과 팽팽한 심리전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 중심에는 연출을 맡은 황인혁, 송민엽 PD와 대본을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있었다.

‘닥터 프리즈너’는 여타 드라마처럼 주인공이 매번 당하다가 큰 한방을 날리는 뻔한 전개가 아니었다.대신 나이제와 선민식, 이재준이 서로 한 방씩 날리며 쫄깃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악인에게 당하기만 하는 착해빠진 주인공은 없었다. ‘다크 히어로’라는 캐릭터에 맞게 함정도 파고 수도 썼다. 그래서 나이제와 이재준의 치열한 두뇌 싸움은 시청자들의 예상을 빗나갔고, 평온할 것 같은 전개에는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나타나며 흥미로움을 더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