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은숙, 결별·마약 등 상처 딛고 컴백…”아픔을 빛으로”(종합)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30여년 만에 정규 앨범 ‘리벌스’를 발매한 가수 계은숙./ 사진제공=프로미스 엔터프라이즈

가수 계은숙이 원치 않았던 결별과 마약, 사기 등의 상처를 딛고 꽉 채운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1980년대에 갑자기 일본으로 떠난 이후 30여 년 만이다. 그간의 세월에도 변하지 않은 목소리는 여전히 듣는 이의 마음 속에 벅찬 울림을 전했다.

15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가수 계은숙의 정규 앨범 ‘Re:Birth(이하 ‘리벌스’)’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번 앨범은 1982년 ‘태양음향 전속기념 1집’ 이후 계은숙이 고국에서 30여 년 만에 발표하는 새 정규 앨범이다. 앨범에는 ‘헤이맨’ ‘믿어줘(Trust Me&You)’ 등 신곡 9곡과 ‘기다리는 여심’을 포함해 기존 발표곡을 리메이크한 3곡까지 12곡이 수록됐다.

계은숙은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로 데뷔해 인기를 누리다 1984년 돌연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28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귀국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7년 간은 홀어머니와 함께 평범하게 생활했다.

국내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일본으로 떠난 데 대해 계은숙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어떤 사람과 사랑을 했지만 가수인 데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어 예비 시어머니가 나를 받아들일 수 없어 했다. ‘이런 모욕이 있구나’란 생각에 스캔들 속에서 방황했다”며 잠시 눈물을 보였다. 이후 “연약한 홀어머니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이 싫어서 일본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가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는 계은숙./ 사진제공=프로미스 엔터프라이즈

귀국해서는 일본 생활의 여독을 풀며 편하게 쉬었다. 그러나 7년 쯤 됐을 때 홀어머니의 치매가 심해지고 사기도 많이 당했다. 계은숙은 “안 좋은 일로 집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오갈 곳이 없게 됐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이 문제를 가슴에만 품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찾아온 시련과 외로움 속에서 가장 가까이 하기 쉬웠던 것이 음악이었다고 한다.

과거 마약을 했을 때의 심경도 고백했다. 그는 “내 재산이 빚 때문에 넘어가게 되고 굉장히 곤란한 처지에 놓였던 적이 있었다. 지금 여러가지 시끄러운 상황 때문에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그때 마약이 나한테 다가왔다. 반쯤 미쳐 있었다”며 “그때 (마약에게) 이성을 빼앗겼던 순간이 억울하다. 이제는 내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노래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계은숙은 일본에서도 다 이루지 못한 라이브 콘서트의 꿈, 팬들하고의 만남을 갖는 것이 앞으로의 유일한 꿈이자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를 위해서 ‘부활’이라는 뜻을 가진 앨범명 ‘리벌스’를 내놓게 됐다. 팬들 앞에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목소리 높여 노래하겠다”고 했다.

계은숙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그간의 근황을 밝히기 전 타이틀곡 ‘길’을 부른 후, 신인 가수 은수와 함께 신보에 수록된 ‘믿어줘’를 라이브로 들려줬다. 앨범에 수록된 ‘기다리는 여심’을 다시 부르며 어떤 장면이 머릿 속에 지나가느냐고 묻자, 계은숙은 자신을 되돌아봤다. 그는 “왜 그렇게 나를 옥죄고 40년 동안 살았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아픔의 꽃을 빛으로 바꾸고 어디든지 가서 노래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 가수로서 무대 위에 오르기 전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답했다.

‘믿어줘’를 부를 땐 오랜 시련을 거쳐 돌아온 계은숙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28년 만에 가수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는 계은숙. 그는 “이제는 타국이 아닌 한국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리벌스’는 이날 정오 국내 각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