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인디 컬렉션, 악퉁의 진심을 담은 부활의 노래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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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 어쿠스틱 밴드 악퉁의 첫 무대는 서울 신촌의 라이브클럽 롤링스톤즈. 의욕은 넘쳤지만 결성 초기엔 홍대 앞 라이브클럽 프리버드에서 한 달에 한 번 공연이 전부였다. 송라이팅 작업과 합주 연습에 몰두해 정규음반을 낼 정도로 창작곡이 만들어졌다. 소속사는 없었지만 자존심이 강했던 멤버들은 데모 테이프는 일절 돌리지 않고 인맥을 통해 데뷔앨범 발표를 타진했다. 별 성과가 없었다. 이처럼 밴드 결성 초기에 악퉁은 클럽활동도 활발하지 못했고 앨범 발표 가능성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밴드를 결성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2003년 1월. 결국 베이스 최우재가 탈퇴를 했다. 리더 추승엽은 친하게 지냈던 해군 홍보단 후임이었던 가수이자 편곡자인 에코브릿지(본명 이종명)가 추천한 해군 후배 안병철을 영입했다. 비주얼이 탁월한 안병철은 건축업을 했던 집안의 1남 1녀 중 막내로 1980년 1월 13일 서울 북가좌동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소심한 성격 탓에 홀로 오락게임에만 몰두했던 아이었다. 숭실고2학년이 될 때까지 음악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그에게 음악 메신저가 나타났다.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던 같은 반 짝꿍을 통해 재즈를 접하면서 5인조 스쿨밴드 프리에 베이스 멤버로 들어갔던 것. “베이스기타가 쉽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음악학원에 다니면서 곧 한계가 오더군요. 그때 그래미상을 받았던 유명한 재즈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를 롤 모델로 삼아 연습하다보니 핑거링만 했던 제가 슬랩 주법을 알게 되었습니다.”(안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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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원 친구들과 5인조 하드코어 밴드 닥터 그루브를 결성했다. 당시 멤버 중에는 중학교 동창인 곰PD와 1년 선배인 커먼그라운드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던 박승빈도 있었다. 1999년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과에 진학한 안병철은 1학년을 마치고 해군 홍보단에 입대했다. 2003년 1월에 제대하자마자 선임 에코브릿지의 추천으로 악퉁의 베이스 멤버로 영입되었다. “자대 배치받기 1주일 전에 음악 잘하고 굉장히 특이한 전설적인 선임으로 유명했던 승엽 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의를 받았을 때, 그 형이 주도하는 3인조 밴드라 솔깃했죠. 평소 존 메이어 트리오의 연주에 매력을 느껴 트리오 밴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지라 아무 고민 없이 참여했습니다. 트리오 밴드는 멤버 각자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성인지라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으니까요.”(안병철)

라인업을 재정비한 악퉁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데뷔앨범을 제작해 줄 회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2005년 지금은 사라진 라이브클럽 WASP(훗날 스카이하이)에서 기획한 19팀의 밴드가 함께한 프로젝트 음반 ‘what’s up’에 데뷔곡 ‘나의 길’로 참여했다. 이후 자존심을 접고 메이저 기획사 다섯 곳에 데모 테이프를 돌렸다. 3곳에서 콜이 왔다. 정규앨범을 내고 싶었던 멤버들의 생각과는 달리 기획사들은 ‘디지털 싱글로 드라마OST를 내보자’고 제의해 또다시 앨범 제작이 흐지부지되었다. 2007년 이번에는 드럼 용진이 밴드를 나갔다. 결혼을 했던 그는 생계형 뮤지션으로 변신할 필요가 있었던 것. 이에 안병철이 동아방송예술대 후배 임용훈을 추천해 새로운 드럼 멤버로 영입되며 비로소 지금의 악퉁 라인업이 구축되었다. “2003년 복학을 하니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이 많더군요. 그 중 드럼 연주를 잘하는 용훈이가 특별해 추천했는데 승엽 형도 물건이라며 좋아하더군요.”(안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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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임용훈은 밴드 영입 전에 이미 유니크한 연주로 UCC 스타 드러머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그는 평범한 회사원 가정의 2남 중 막내로 1983년 9월 17일 서울 가리봉동에서 태어났다. 연년생 형 임지훈은 광고회사 매드 소울 차일드의 음악감독이다. 두 형제는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인 임용훈은 춤추기를 좋아해 중학교 때부터 힙합댄스를 췄다. 대신고 2학년 때부터 교회에서 독학으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은 춤을 추면서 드럼 비트에 매료되었기 때문. 고등학교 졸업 후 전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그는 드럼이 너무 좋아 1년 만에 학교를 때려치우고 2003년 동아방송예술대 영상음악과에 재입학했다. 2004년 국방부 군악대에 들어간 그는 2006년 제대해 1년 동안 7인조 라틴밴드 카리브 멤버로 1집에도 참여한 상태였다. 2007년 그가 유명세를 탔던 것은 다음 포털 사이트 다음의 드럼 닥터 드럼 카페에 올렸던 살사, 보사노바, 삼바 같은 댄스음악을 연주한 공연 영상이 화제를 모았기 때문.

교육에 관심이 많은 리더 추승엽은 2006년부터 청운대 실용음악과에서 강의를 시작해 지금도 국제대, 백석예술대를 비롯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방송연예전공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2008년에는 광고음악회사 ‘일컴뮤직’의 실장으로 일하며 또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하림 닭 가슴살’, ‘인터파크’, ‘듀오 웨딩’ 같은 광고음악은 모두 그의 작품들이다. 드럼 임용훈을 영입한 악퉁은 개인제작자 박건일의 주선으로 케이블 tvN 드라마 마이캅의 OST 음반과 정규 1집을 거의 동시에 발표했다. 홍대 라이브클럽 쌤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열었다. 2장의 CD로 구성된 1집은 특이하게도 스튜디오와 라이브 버전을 동시에 담았다. 그만큼 라이브에 자신이 있었던 것.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 베이스 기타 편곡으로 록과 팝을 기반으로 레게, 퓨전 재즈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했다. 1집의 화두인 ‘희망’과 ‘불협화음’은 지금도 유효한 악퉁의 음악적 정체성이다.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단순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이들의 음악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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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퉁 음반 및 악퉁 멤버 관련 음반

1집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2월의 우수신인음반‘으로 선정되었고 ‘커피(Koffee)’, 소울 스테디 락커스와 함께 EBS 공감 5월의 헬로루키로 선정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탄력을 받아 2010년 2월에 발표한 2집 ‘네 안에 숨기’를 통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악기들의 앙상블과 의미가 모호가 은유적 가사를 선보였다. 앨범 발표 후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Fete De LA Musique’ 메인스테이지에 초대받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쉽게도 리액션이 이어지진 못했다. 더구나 7월 단독공연이후 8월에 결혼한 임용훈이 유학 준비로 밴드를 떠나 더 이상의 활동이 불가능했다.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미국 유학을 가려고 밴드를 나왔는데 비자가 거부되어 엄청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런 기반이 없었기에 불법체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죠. 그래서 2012년 초 브라질에서 한인 교회음악 사역을 하는 지인을 찾아가 요양생활을 하며 리듬을 익혔습니다.”(임용훈)

임용훈의 빈자리는 세션맨 이덕산이 채워 2011년 EP 리얼리티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공연마당 프로젝트’ 10월, 11월의 뮤지션으로 선정된 악퉁은 ‘카운트다운판타지 페스티벌’에 출연하며 중심을 잡아갔다. 밴드 유지하기 위한 동력이 필요해 2012년 KBS 2TV ‘탑밴드2’ 출전을 결정했다. 이때 개인적 노선이 달랐던 이덕산이 밴드를 탈퇴했다. 추승엽은 평소 승부욕이 남달랐던 임용훈에게 연락해 브라질에서 날라 오게 만들었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발 무대에서 펼쳐진 8강전의 미션은 한국 대표 밴드음악. 강력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록밴드 피아에 이어 등장한 악퉁은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했었지’로 325점을 획득하며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8강에서 한껏 기대를 받았던 악퉁은 퀸(Queen)의 팝송을 불러 ‘발음이 좋지 않다’는 의외의 평을 받으며 탈락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어 화제를 불러왔다. 비록 탈락을 했지만 탑밴드2 출전은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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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활동과 더불어 광고음악에 재능을 보여 온 추승엽은 2010년 10월 C&JOY 뮤직을 창립해 싱글 ‘키스키스키스’를 발표했다. 그는 ‘탑밴드2’의 성과로 걸그룹 ‘Miss A’의 수지와 함께 의류업체의 광고 음악을 불러 화제를 모았다. 2012년 10월 싱글 ‘그렇잖아’를 자체제작으로 낸 이후 인디레이블 트리퍼 사운드에 둥지를 틀며 안정감을 찾았다. 밴드 활동과 별개로 솔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드럼 임용훈은 2013년 6월에 퓨전 재즈 어법에 일렉트로 사운드를 결합한 드럼 솔로 앨범 ‘DARK&NIGHT’을 발표해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네이버 이 주의 발견에 선정되었다.

최근 정규 3집을 발표한 악퉁은 밴드 결성 이후 처음으로 지난 9월 27일 대구를 시작으로 전주, 대전, 부산, 울산을 거쳐 11월 1일 인천까지 한 달 일정으로 전국 클럽 투어를 시작했다. 정규 3집에서 추승엽의 보컬은 더욱 애절해졌고 스피디한 곡 진행은 관악기 편성을 통해 풍성해졌다. 이전의 음반들은 웰메이드 송이었지만 가사 표현이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앨범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반응하는 울림을 발휘하는 이유는 감성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한 가사와 군더더기를 빼고 진심을 담으려고 고민한 결과다. 그동안 일상의 내면을 표현해 온 음악적 화두나 하이 톤 일변도의 보컬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타이틀 곡 구름비는 노래가 담고 있는 감성을 표현하러 반 키 낮게 불렀는데 저는 오히려 반 키 올려 부르면 더 편합니다. 어설프게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표현하는 것 보다는 일상의 내면을 표현하는 저희들만의 음악을 심도 깊게 발전시키려 합니다. 3집이 나왔으니 열심히 알릴 생각이고 4집 구상도 슬슬 시작해야죠. 노래의 중심이 흐려지는 멋을 부리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보다 진심을 전달하는 심플하고 담백한 사운드를 추구하려 합니다. 이번 앨범에서 코러스를 뺀 것처럼 다음 앨범에는 뭔가를 채우기 보단 빼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추승엽)

악퉁 3집 발매기념 공연5

악퉁(Achtung) 프로필
추승엽(어쿠스틱 기타& 리드보컬), 안병철(베이스), 임용훈(드럼)
2002년 10월 3인조 밴드 결성
2005년 컴필레이션 프로젝트 음반 what’s up 참가
2009년 2월 문화관광체육부 이달의 우수 신인 선정
5월 EBS 공감 이달의 헬로루키 선정
2010년 6월 프랑스 파리 ‘FETE DE LA MUSICQUE 메인스테이지 초정
2012년 KBS 2TV 톱밴드2 8강 진출
2013년 7월 드럼 임용훈 솔로 앨범 ‘DARK&NIGHT’ 네이버 이 주의 발견 선정

글,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편집. 권석정 morib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