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악인전’ 마동석 “이번엔 ‘마블리’ 뺀 악당으로 승부합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악인전’에서 형사와 함께 연쇄살인마를 잡으려는 조폭두목 장동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마동석./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영화를 80편 넘게 하면서 형사 역할도, 깡패 역할도 많이 했죠. 그런데 다 조연일 때 한 거예요. 따지자면 큰 영화에서 처음 형사를 한 건 ‘범죄도시’ 때였고, 깡패 역할도 ‘악인전’이 처음이죠.”

마동석이 출연한 영화 수에 한 번 놀라고, 장편영화에선 조폭 역이 처음이라는 말에 두 번 놀란다. 그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악인전’에서 연기한 조폭 두목 장동수에 대해 “악당에도 여러 유형이 있을 텐데 ‘마블리’를 빼고 폭력의 끝을 달리는 악당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악인전’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동석은 영화 ‘부산행’으로 칸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 다른 스케줄로 인해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다.

“칸에 가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영화를 좋게 봐주셔서 선정해주신 덕에 한국 대표로 가는 격이 됐네요. 현지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얼른 개봉해 관객들과 같이 영화를 즐기고 싶어요. 관객들이 봐주시는 게 무엇보다 좋아서 개봉날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악인전’은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된다. ‘악인전’의 제작사인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마동석이 이끄는 콘텐츠 창작집단 팀고릴라가 미국 발보아 픽쳐스와 리메이크 제작에 최종 합의했다. 이 회사는 마동석이 영화인의 꿈을 가지게 했던 ‘록키’의 주연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회사여서 그에게 이번 작업은 더욱 의미 있다. 마동석은 프로듀서이자 출연배우로 함께 참여한다. 그는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 전부터 이미 할리우드에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두루두루 좋은 일들이 생긴다”며 기뻐했다.

“글로벌하게 먹힐 수 있는 콘셉트라고 생각해주신 게 아닐까요. 형사와 조폭 이야기, 형사와 연쇄살인범 이야기는 많이 나왔었지만, 갱스터가 형사와 손잡고 연쇄살인마를 잡는 이야기는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소재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저처럼 보잘 것 없는 배우가 외국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건 드라마가 구현되는 액션이라고 생각해요. 국내에서 흥행이 안된 저의 액션영화까지 할리우드 측에선 다 봤더라고요. 액션 장르를 계속 하려는 걸 좋게 평가한 것 같아요. 저는 똑같이 묵묵하게 하는 거죠.”

영화 ‘악인전’의 한 장면. /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늘 같은 장르의 액션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에게 마동석이 강조하는 것은 매번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로 영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지난해는 ‘신과함께-인과 연’ 이후 ‘원더풀 고스트’ ‘성난황소’ ‘동네사람들’이 연달아 개봉했다. 마동석은 “개봉이 미뤄졌던 세 편이 우연히 공개 시기가 겹치게 된 것”이라며 “야구선수가 한 타석에 서서 삼진 아웃이 된 후 다시 타석에 들어섰을 때 또 삼진 아웃이 될 수도 있지만 홈런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조폭두목, 형사, 연쇄살인마 등 세 캐릭터의 팽팽한 대치가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나가고, 그 안에서 액션이 구현된다.

“악랄한 폭력성으로 조폭두목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니 기본적으로 태도에 여유가 묻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형사 역의 배우 김무열이 격렬한 연기를 선보일 테니 저는 거기에 맞춰 치고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액션을 할 때) 튕겨나갔다가도 제가 눌러주는 식으로요. 연쇄살인마 역의 배우 김성규는 차가운 느낌을 강조했죠. 캐릭터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어느 순간 악의 극에 있는 장동수라는 인물을 응원하게 되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된다. 그가 형사와 공조하며 연쇄살인마를 응징하는 방식이 통쾌하기 때문이다. 관객을 ‘곤란’하게 만드는 이 재미에 대해 마동석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 부분에 특히 끌렸죠. 이상하게 장동수를 응원하게 되고 장동수가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거요. 하지만 악당을 미화시키지는 말자고 감독님과 얘기했어요. 캐릭터에 대해 설정할 때 ‘나쁜 놈들 안에서만 더 나쁜 놈’이라고 했죠. 그런데 이 영화에 좋은 놈이 나오지를 않네요. 하하.”

마동석은 “한국에서 한국어로 찍은 영화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 올리고, 나중에는 미국에서 한국영화 배급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마동석은 배우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활동에 대한 의욕도 크다. 그가 처음 기획 공부를 시작한 건 더 나은 캐릭터 구현, 다른 캐릭터와의 조화 등을 익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메모해놔요. ‘독수리 타법’으로 시나리오도 조금씩 끄적거려보고 있죠. 생각의 폭을 넓히면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분석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잘 안 될 때도 있어요. 아직도 제 연기나 프로듀싱 역량이 부족하죠. 가만히 못 있고 스스로를 자꾸 긁어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마동석은 프로듀서로도 참여하는 영화 ‘범죄도시2’의 대본이 이미 나왔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백두산’ ‘시동’의 촬영도 마무리 단계다. TV드라마 스핀오프 영화인 ‘나쁜 녀석들: 더 무비’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마동석의 원대한 꿈은 한국어로 만든 한국영화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 올리는 것, 그리고 미국에서 한국영화를 배급하는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