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력 가득한 골목식당…맛집의 골목에 들어서다

③셀프 디자인 홍콩 – 요리

홍콩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지난해 홍콩을 찾은 한국 방문객은 143만명에 달했다. 그중 82%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이다. 여행 일정과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찾아다니는 것이 보편적인 홍콩 여행에서는 아는 것이 힘이다. 음식, 숙소, 나이트라이프, 쇼핑 등의 매력이 가득한 홍콩으로 떠나기 전에 분야별 최신 정보를 참고하자. 더욱 풍성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일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몽콕과 야우마떼이

몽콕 야시장 /이하 홍콩관광청 제공

오래된 빌딩, 페인트가 벗겨진 벽. 허름한 그 속에는 의외로 여러 맛집이 있다. 구룡반도의 안쪽, 몽콕과 야우마떼이의 골목은 시장에서 출발해 시장으로 끝난다. 골목 숫자만큼 다채로운 맛집도 많다. 영어가 통하지 않을 수도, 친절함을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식당의 저렴한 가격과 놀라운 맛은 불만을 싹 녹여버린다. 홍콩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식당들은 대체로 놀랍도록 맛있고 싸다. 경험한 적 없었던 홍콩의 맛을 만나고 싶다면 조금은 대담해지는 것이 좋다.

◇토핑 가득한 광둥식 국수 – 차오쳉유엔

차오쳉유엔

홍콩 맛집의 전형인 ‘차오쳉유엔’에서는 홍콩식 죽부터 솥밥, 간단한 딤섬까지 40여 가지 메뉴를 판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광둥식 국수다. 큼직한 족발, 탱탱한 피시볼,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소 힘줄 등 다양한 토핑이 결정장애를 일으킨다. 고심 끝에 주문하면 푸짐한 국수 한 그릇이 식탁 위에 놓인다. 테이블 위 홍식초를 살짝 뿌리면 완성. 부드러운 풍미의 붉은 색 식초가 국물에 스며들면 낯선 향신료와 육중한 기름기가 조화를 이룬다. 차오쳉유엔의 국수는 모두 20~30홍콩달러 수준이다. 한화로 3000~4500원이므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언제 들러도 좋은 곳이다.

◇디저트 ‘탕수이’ 맛집 – 타이헤탕량 차관

타이헤탕량차관

‘타이헤탕량차관’은 옛 홍콩식 디저트를 판매하는 찻집이다. 실내에 들어서면 시간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이곳의 추천메뉴는 광둥의 전통 디저트인 ‘탕수이(糖水)’다. 단물이라는 말 그대로 달콤한 수프를 곁들인 후식이다. 코코넛 밀크, 두부, 흑임자 수프 등과 달콤하게 졸인 토란, 열대과일 등 80여 종을 조합해 만든다. 탄수화물이 든 데다 양도 넉넉해 간단한 아침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중국식 허브티도 주문해 보자. 각 메뉴에는 ‘두통’ ‘오한’ ‘독소’ 등의 용어가 붙어 있다. 홍콩 사람들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기력이 부족할 때 약국에 가는 대신 찻집에 가서 중국식 허브티를 한 잔씩 마신다. 맛도 향도 차라기보다 쌉싸름한 약재에 가깝지만, 홍콩의 민간 처방을 경험해볼 수 있다.

◇이색적인 홍콩식 솥밥 – 힝키 레스토랑

힝키 레스토랑

야우마떼이는 홍콩식 솥밥 ‘뽀짜이판’의 메카다. 전통적인 뽀짜이판은 중국식 소시지와 삼겹살, 양파를 밥과 함께 쪄낸 후 간장과 피시소스, 설탕,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로 만든 소스를 섞어 먹는 음식이다. 야우마떼이의 뽀짜이판 가게들은 여러 육류와 해산물로 만든 수십 종의 메뉴를 내놓는다. 심야까지 떠들썩하게 흥청이는 일대의 풍경은 홍콩 최고의 밤참 장소라 부를 만하다. 여러 가게들 가운데 ‘힝키 레스토랑’은 백종원 셰프가 솥밥 한 그릇과 홍콩식 굴전을 뚝딱 먹어치운 곳이다. 뽀짜이판을 비운 후에도 일어나기 아쉽다면 다양한 해산물 메뉴들을 시켜보자.

◇거칠지만 강렬하다 – 블락18 도기스 누들

블락18 도기스 누들

‘도기스 누들’은 20세기 중반 홍콩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국수의 한 형식이다. 수제비와 국수의 중간 정도의 식감을 가진 면발을 쓴다. 세월이 흐르면서 명맥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지만, 블락18 도기스 누들이 미슐랭 가이드의 빕구르망에 선정되며 다시 인기를 모았다. 식당보다는 노점에 가까워 길가에 앉아 먹어야 한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불편함도 있지만 강렬한 매력까지 없애진 못한다. 건어물과 향신료를 잔뜩 사용한 도기스 누들 위로 중국식 채소 절임을 올려 먹거나, 시원한 국물에 가짜 샥스핀을 곁들인 오리 국수를 즐겨보자.

◆삼수이포, 홍콩 사람들의 비밀 맛집

삼수이포의 시장

삼수이포는 가벼운 지갑과 까다로운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맛집의 집결지다. 홍콩의 어느 도심보다 독특한 활기가 넘치는 삼수이포의 중심가를 걷다 보면 각양각색의 음식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맛있는 군만두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 옛날식 카트누들을 맛보기 위해 홍콩인들은 먼 길을 마다 않고 삼수이포로 온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두부 푸딩의 진수 – 컹와 두부 공장

컹와 두부 공장

비좁고 인파로 가득한 ‘컹와 두부공장’의 실내. 낯선 현지인들과 합석해야 할 가능성도 높지만 현지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960년대부터 삼수이포에서 역사를 이어온 컹와 두부공장은 ‘홍콩 최고의 두부 푸딩’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맛을 보면 은은한 달콤함이 입 안을 채우고, 두부 조각은 비단처럼 부드럽게 목으로 미끄러진다. 바삭바삭한 딥 프라이드 토푸, 고소하고 향기로운 두유 또한 인기가 좋다. 두부 푸딩은 프랑스 디저트 ‘크렘부를레’에도 곧잘 비교될 정도이니 꼭 체험해보자.

◇마음가는 대로 즐긴다 – 만께이 카트 누들

만께이 카트 누들

삼수이포의 카트 누들 식당 ‘만께이’는 맛있는 국수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다. 카트 누들은 수십 가지의 토핑과 다채로운 면, 육수를 손님이 직접 선택하는 홍콩의 옛 국수 노점을 말한다. 기나긴 식재료 목록에서 조합 가능한 요리의 수는 수백 가지에 이른다. 메뉴는 낯선 어감으로 가득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고른 후 우연의 풍미를 맛보는 것 또한 여행자의 기쁨이다. 안전한 선택을 원한다면, 부드러운 쇠고기 양지와 달콤한 스위스 치킨 윙, 가게에서 직접 제조한 칠리 소스를 토핑으로 고르면 된다. 이 시끌벅적한 국수집은 인기가 워낙 높아서 한 블록에 매장을 3개나 연 데다 미슐랭 스트리트 푸드 가이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콘비프 샌드위치를 맛보자 – 선흥유엔

선흥유엔

차찬탱은 홍콩식 밀크티와 커피, 족발국수와 투박한 프렌치 토스트가 공존하는 찻집이다. 삼수이포의 오래된 차찬탱 가게인 선흥유옌 또한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콘비프 샌드위치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 사이에 스크램블 에그와 짭짤한 콘비프를 끼워낸다. 본점 인근에 있는 2호점에서는 사천식 콘비프 샌드위치를 판다. 기름지고 육중한 맛 사이에 마라의 향을 더해 식욕을 자극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동서양의 만남을 독특하게 즐길 수 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