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국제음악영화제│영화 들으러 가자!

“음악과 자연이 숨 쉬는 제천에 오시면 여러분들은 모두 녹아버릴 거예요.” 14일 명동 신세계 문화홀에서 열린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기자간담회는 아시아 최초의 음악영화제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지난해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준우승을 한 좋아서 하는 밴드의 공연으로 시작했다. “작년에 비해 자진 출품작 수가 50편 더 늘었고”, 매년 관객 수 또한 20%씩 증가하고 있는 JIMFF는 올해 트레일러를 “그 어떤 영화제 트레일러들에서 보지 못한, 참신하고 강렬하게 만들고자” 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첫째도 음악, 둘째도 음악 오로지 음악영화로만 승부”할 JIMFF를 미리 들어보자.

35개국 89편의 음악영화들을 만나다

주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개막작 <솔로이스트>는 LA타임즈 기자(로버트 다우닝 주니어)와 거리의 악사(제이미 폭스)가 “서로 지켜주고 돌봐주는 친구”가 되기까지의 실화를 음악을 통한 치유로 그려냈다. 개막작을 비롯한 이번 상영작들의 특징은 “음악영화라는 개념을 확대”시킨 다양성에 있다. 예년에는 뮤지션들의 전기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의 영화가 주류를 이뤘다면 올해는 “노래가사가 영화 스토리를 이끈다거나 영화적 감동에 음악이 중심이 있고, 배경음악으로 차별화된 영화”들로 개념이 확대되어, 좀 더 다채로운 영화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인디밴드들의 일상과 음악적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슈퍼키드의 <저스트 키딩>, 좋아서 하는 밴드의 <좋아서 만든 다큐> 등이 젊은 감성을 충전시킨다면, 강마에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실제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를 다룬 <평양의 뉴욕 필하모닉>, <쿠르트 마주어의 삶과 음악> 등으로 클래식 음악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한국 영화음악에 처음으로 재즈를 도입”한 정성조 영화음악감독의 특별전에서는 안성기, 최재성 주연의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상영돼 <2009 외인구단>으로 상처 입었던 팬들에게 좋은 위로가 될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즐거운 영화제

보통 섹션마다 수십 편의 영화가 운집하고 있는 영화제와 달리 JIMFF에는 각 섹션에 10편 남짓한 영화들이 준비되었지만 전혀 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영화를 빼놓고도 JIMFF에는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만이 아닌 음악에도 스타카토가 찍히는 JIMFF답게 청풍호수와 제천 시내 일대에서 영화제 기간 내내 풍성한 공연들이 대기 중이다. 김장훈, 김창완 밴드, 보드카 레인 등의 국내 가수들 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게리 루카스와 섹소포니스트 베니 골슨 등의 뮤지션이 내한해 제천에 아름다운 선율이 끊이지 않게 예정이다. 특히 우주히피, 좋아서 하는 밴드 등을 배출한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는 90여 팀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엄선된 5팀의 새로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인디 신의 수혈의 장이기도 한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은 올해 관객상을 신설하면서 객석과 바짝 당겨 앉았다. JIMFF의 가장 상징적인 프로그램인 시네마 콘서트에서는 독일의 무성영화를 <골렘>을 보면면서 변사 대신 게리 루카스의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고, 경쟁부문에 진출한 <유니버셜 러브>와 함께 영화음악을 만든 네이키드 런치의 실시간 공연 또한 즐길 수 있다.

JIMFF 하면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기로 역사적으로 소문난” 제천의 풍광 또한 빼놓을 수 없을 터. 영화 예매와 숙소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패키지 프로그램과 청풍호반에 위치한 JIMFF 캠핑장은 휴양 영화제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JIMFF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덥다고 에어컨만 찾지 말고, 여름 휴가라고 바다만 찾지 말고 제천의 호수로, 숲으로 떠나보자. 물론 예매는 필수, 캠핑은 선택이다.

사진제공_ JIMFF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