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아이돌→연기돌→성추문→마약→은퇴…비극으로 끝난 박유천의 연예史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박유천./ 사진=텐아시아DB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구속의 기로에 섰다. 기자회견을 자처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경찰서에 출석할 때는 여유있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국민 사기극이었을까? 끝까지 믿었던 팬들도 등을 돌렸고, 결국 은퇴하게 됐다.

박유천은 최고의 아이돌에서 연기돌로 존재감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성추문에 휩싸인 이후 이미지가 추락했고, 해외 활동을 통해 다시금 날아 오르려다 ‘마약’으로 스스로 무덤을 팠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며 희비가 엇갈렸던 그의 연예인 생활도 이젠 막을 내리게 됐다.

박유천은 미국에 살던 2003년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캐스팅 돼 동방신기 멤버로 가장 늦게 합류했다. 2004년 2월 데뷔한 동방신기는 데뷔곡 ‘HUG’를 시작으로 그해 연말까지 싱글 2장과 정규 앨범 1집을 발표하는 등 쉼 없이 활동하며 팬덤을 끌어 모았다. 동방신기는 데뷔한 해에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본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업적을 남겼다. 2006년에는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쓸며 최고의 인기그룹으로 떠올랐다. 한일 양국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일본 도쿄 돔에서 단독 콘서트도 개최했다. 팀 내에서 잘생긴 얼굴과 감미로운 목소리,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박유천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2009년 7월 31일 박유천, 시아준수, 영웅재중은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멤버들과 소속사, 팬들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결국 박유천, 김준수, 김재중은 JYJ를 결성해 활동을 이어갔다. JYJ 멤버가 된 박유천은 가수 활동보다 배우 활동에 집중했다.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첫 주연을 맡은 박유천은 매력적인 외모와 나쁘지 않은 연기로 존재감을 키웠다. 가수 때와는 달리 팬덤이 전 연령대로 넓어졌다. 특이 이 드라마 이후 많은 ‘이모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보고싶다’ ‘쓰리 데이즈’ ‘냄새를 보는 소녀’, 영화 ‘해무’ 등 로맨틱 코미디, 정통 멜로, 스릴러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펼쳐보인 그는 각종 시상식에서 수많은 연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다.

인기도는 높아졌지만 박유천의 평판은 위태로웠다. 2012년 3월 한 매체는 박유천이 팬에게 욕설 등의 폭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칠레에서 공연중이던 박유천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데뷔 이래 8년간 ‘사생팬’들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받았다.누군가 매 시간 나를 감시하고 나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자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는 것은 마치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았다. 벗어나고자 발버둥쳐도 항상 갇힌 공간에서 제자리 걸음하며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논란 이후 ‘사생팬’이라는 이슈가 전반적으로 대두됐다.

2013년 8월에는 박유천이 천식으로 인해 4급 판정을 받고 사회 복무를 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박유천은 천식 환자가 노래와 춤도 모자라 음주에 줄담배까지 피운다며 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박유천은 2015년 8월 27일 사회복무요원으로 입소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중에도 근무태만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복무 기간 중 유흥업소에 출입, 성폭행과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데뷔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2016년 6월 10일 한 유흥업소 종사자가 업소에 있는 룸 화장실에게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고, 피해를 당했다는 네 명의 여성이 잇달아 등장했다. 이들 모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기나긴 법정 다툼 끝에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는 4건 모두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로 확정됐고, 성매매 여부도 2017년 3월 무혐의로 종결됐다.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술집 여자와 화장실에서 성행위를 하는 등 문란한 생활을 했다는 것이 드러나 박유천의 반듯한 이미지는 한순간에 박살났다.

성폭행 고소 사건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17년 4월, 박유천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SNS 인플루언서인 황하나와 약혼을 발표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혼 연기와 결별설이 반복되다 결국 파혼했다.

박유천은 그간 터진 여러 의혹과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조심스레 팬들과 소통하며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6월 팬미팅을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첫 솔로 정규 앨범 ‘Slow dance’를 발매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 가지 못했다. 마약 혐의로 체포된 전 연인 황하나가 “마약을 끊으려 했지만 연예인 A씨에 권유를 받았고, 자고 있을 때 억지로 투약했다”는 등의 진술을 했고, 박유천이 A씨로 지목 받게 됐다. 박유천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은 박유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통화기록과 CCTV 영상 등을 통해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다. 세 차례 경찰조사에서 박유천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의 간이 시약 검사(소변검사) 때 음성판정을 받았고, 조사를 위해 경찰서에 출석할 때도 여유있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반응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 앞서 머리를 염색하고 체모를 거의 전부 밀어버린 상황에서 국과수는 박유천의 다리털을 채취했고, 결국 이같은 판정이 나오며 판세가 뒤집혔다. 경찰은 이날 박유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팬들은 극도로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박유천이 경찰 조사에 앞서 미리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한 것을 놓고 ‘악어의 눈물’ ‘제2의 신정환’이라고 비난했다. 박유천의 팬 사이트인 ‘박유천 갤러리’는 퇴출 촉구 성명서까지 냈다. 팬들은 “박유천의 호소를 믿고 지난 11일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결국 팬들의 마음에 또 다시 상처를 주고 말았다. 이제는 더 이상 그를 응원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박유천 갤러리 일동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에게 박유천의 퇴출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곧바로 입장을 냈다. 박유천의 ‘은퇴’를 이야기했다. 소속사는 “박유천의 결백 주장을 믿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던 중 국과수 검사 결과가 양성 반응으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담하다”며 “당사는 더 이상은 박유천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돼 전속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대로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며 향후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판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후 2시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