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왓칭’ 강예원 “올바른 사회의식 가진 배우로 선한 영향 줄 수 있길”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회사원 영우가 지하주차장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는 영화 ‘왓칭’의 주연배우 강예원.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겠다는 의지, 강인하고 주체적 면모를 가진 여성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어요.”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왓칭’의 강예원은 이같이 말했다. ‘왓칭’은 음모를 꾸민 경비원에 의해 지하주차장에 갇힌 회사원 영우가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다. 영우 역을 맡은 배우 강예원은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가 높은 몰입도와 큰 흡인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비원 준호라는 캐릭터는 일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인물이에요. 영우에 대한 잘못된 사랑이 그를 비뚤어지게 했죠. 데이트 폭력이 연상되는 장면도 있잖아요. 실제로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와 닿았어요. 거기에 CCTV와 지하주차장처럼 익숙한 것에서 유발되는 공포가 더욱 극대화돼 느껴졌죠.”

강예원의 말처럼 영화에서 CCTV는 범죄 예방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잃고 감시의 도구가 된다. 극 중 영우는 지하주차장 곳곳에 달린 CCTV 때문에 오히려 탈출에 몇 번이고 실패하게 된다.

“영우는 준호에게 빌어도 보고 그를 달래도 보고 다정한 눈빛을 보내기도 하고 별짓을 다해요. 감정이 점층적으로 쌓여가는 게 아니라 왔다갔다, 진폭이 불규칙적이죠.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급박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런 감정이 어울린다고 판단했어요.”

영화 ‘왓칭’의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강예원은 한 달 남짓 인천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촬영했던 고충을 토로했다.

“오후 5시쯤 끝나서 집에 들어가면 자고 해 뜨면 아침 7시쯤 촬영장에 나갔어요. 마치 뱀파이어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피부도 점점 허옇게 뜨고 햇빛을 못 보는 게 사람을 그렇게 우울하게 만드는 줄 몰랐어요. 건물 내부라서 따뜻할 줄 알았더니 지하에는 한기가 돌았어요. 옷도 원피스 한 장만 입어서 오히려 뛰는 촬영을 할 때가 더 편하더라고요.”

강예원은 촬영 중 몸무게가 43kg까지 빠졌다고 밝혔다. 갑상샘 항진증이 원인이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제가 ‘체력왕’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유독 힘들더라고요. 그럴수록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내자’고 되풀이했어요. 아무래도 이상해서 병원에 갔더니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지금은 거의 다 나았어요. 세상에서 제일 튼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어떤 것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이제부턴 잘 챙기려고요. 그래야 연기도 오래할 수 있죠.”

강예원은 건강하려면 휴식도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요즘은 집에서 매일 영화 한 편 보는 게 취미란다.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는 최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몰카’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운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스너프 필름(실제 폭력, 살인, 강간 등의 모습을 담아 오락거리로 보여주는 영상)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긴다.

“저도 이번 영화를 통해 스너프 필름과 그걸 즐기는 집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영화에만 등장하는 가상의 것이 아니라 사회에 실재한다는 사실에 섬뜩했어요. 제가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잘 봐요. 피로감도 느끼지만 사회문제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게 돼요. 배우로서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런 걸 보면 책임감 있는 사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강예원은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해 영화 ‘마법의 성’ ‘해운대’ ‘하모니’ ‘퀵’ ‘날, 보러와요’ ‘비정규직 특수요원’, 드라마 ‘천 번째 남자’ ‘백희가 돌아왔다’ 등으로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아왔다.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2’로 꿈에 도전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여줬고, ‘펫츠고! 댕댕트립’에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토닥이고 싶어요. 앞으로도 이 에너지가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 열심히 살아도, 덜 열심히 살아도 안 될 것 같아요. 딱 지금처럼만 하고 싶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