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수상한 가정부’보다 더 수상한 사람들의 이야기

'수상한 가정부' 방송화면

‘수상한 가정부’ 방송화면

SBS 월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2013년 9월 23일 오후 10시 방송

다섯줄요약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으로 혼란스러운 은상철(이성재)의 집에 가정부 박복녀(최지우)가 찾아온다. 상철의 어린 네 남매, 한결(김소현), 두결(채상우), 세결(남다름), 혜결(강지우)은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했지만, 낯선 복녀의 등장으로 엄마의 부재 탓에 쌓인 응어리를 풀어놓게 된다. 그러나 혼란스러웠던 것은 아이들 뿐만 아니었다. 오랜기간 기러기 아빠로 살아왔던 상철 역시도 심경이 여러모로 복잡한 차에 복녀를 만나게 됐다. 그에게는 불륜관계의 회사동료가 있었고, 아이들에 대한 부성애에도 확신이 없던 차였다. 이렇듯 엄마의 부재로 그간의 곪은 감정들이 터지기 직전인 은상철의 집안에서 가장 어린 혜결이 엄마를 만나러 가겠다며 복녀의 손을 잡고 강을 건너려 했다.

리뷰
제목처럼 가정부 박복녀는 지극히 수상하다. 푹 눌러쓴 모자와 단단하게 잠긴 코트, 굳은 표정과 딱딱한 말투. 무언가 남모를 사연으로 세상과 벽을 쌓은 듯한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다. 일하러 온 집에서 잘 보이려 애쓰는 흔적은 물론, 미소 한 번 짓지 않는 복녀의 모습은 아직 어린 아이들에 눈에도 낯설게 다가왔다. 게다가 소개소에서는 “박복녀는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다 한다. 사람까지도 죽일 것이다”라는 말까지 해 모두에게 겁을 줬다.

하지만 더 깊숙하게 들어가보면, 복녀보다 더 수상한 사람들도 있었다. 상철의 아내이자 네 남매의 엄마의 장례식장에서부터 이 수상한 이들의 꿉꿉한 속내가 그 정체를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상철은 아내의 죽음 전 기러기 아빠로 살았다. 떨어져 살았던 가족들과 그 사이에는 의무에 가까운 감정만이 남았을 뿐, 살을 맞대고 사는 가족간의 진한 감정은 없는 듯 보인다. 상철은 아내의 흔적들에도 유독 무던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아직 어린 아이들의 저마다의 생존방식에도 그는 무감각한 아빠였다. 상철의 눈이 머무는 곳은 아내의 빈자리도, 아이들의 슬픔도 아닌 한 낯선 여자의 표정이었다. 아이들 앞에 데려와 기어코 소개까지 시킨 이 여자의 정체는 상철의 회사동료 윤송화(왕지혜). 알고보니 두 사람은 불륜관계였다. 상철은 이제라도 떳떳해지고 싶다고 말하고, 송화는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아이들의 엄마가 죽은 마당에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수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고’라고만 설명되는 엄마의 죽음은 어딘지 석연치않은 구석이 있었다. 진짜 수상한 이들의 정체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밝혀지게 될까? 박복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그 뒤에 웅크리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비밀을 겹쳐놓은 ‘수상한 가정부’는 이렇듯 첫 회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복녀 캐릭터가 올해 유독 여러차례 보게 된 일본 원작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기묘한 캐릭터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다른 드라마와의 차별점은 바로 그 주변인물들에 있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를 반영하려 했다는 제작진의 노력은 첫 회에서는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한 듯 하다. 몇몇 이질적인 대사는 일본 드라마를 어색하게 번역한 듯한 느낌을 풍기기까지 하니 말이다.

수다포인트
-그런데 우리의 복녀님. 초과근무 수당까지 요구하는 건, 너무 미스김과 닮아있는데요. 떠올리지 않으려해도 떠오르는 그 강렬한 잔상….
-그래서 말인데, 청소도 잘 하고 수학도 잘 하고 정말 시키기만 하면 뭐든지 다 한다는 복녀님의 자격증은 몇 개 일까요? 혹시 서김이 언니와 같은 학원 다녔을까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