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방송 주관 방송사’ KBS, 산불에 ‘김제동’ 방송…엇갈린 특보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5일 방영된 KBS1 ‘뉴스특보’ 방송화면.

지난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대형 화재로 번진 가운데 지상파 3사의 특보 체제 전환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성 산불 사태는 이날 오후 10시엔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라갔고, 5일 오전 9시엔 행정안전부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초기 대응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재난 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는 오후 10시 53분께부터 11시 5분까지 KBS 1TV를 통해 특보를 방송했을 뿐, 11시 5분부터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냈다. 이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일부 주민들은 마을에 갇혔을 정도였으나 KBS는 ‘오늘밤 김제동’을 약 15분 방송한 뒤 25분부터 특보 방송을 재개했다.

특보의 내용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재난방송 등 종합 매뉴얼 표준안’을 통해 “재난방송은 재난지역과 이재민 등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들은 재난 사태에서도 소외받는다란 비판이 나왔고, 주민들과의 전화 연결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했다. 한 주민은 “불이 아파트 앞으로 다가왔다. 전화를 끊어야겠다”라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현장 중계만큼 대피 요령이나 대피소도 비중있게 소개돼야 했다. 수어 통역은 KBS와 SBS에서 5일 오전부터 제공됐다. MBS는 오후부터 제공했다.

MBC는 오후 11시 7분부터 ‘킬빌’을 결방하고 3사 중 가장 먼저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SBS는 오후 11시 52분부터 58분까지 특보를 방영했다가 ‘가로채널’을 방송한 후, 5일 0시 46분부터 산불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5일 지상파 3사는 아침 정규 편성 대신 특보를 전하고 있다. 이에 KBS1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MBC ‘생방송 오늘아침’, SBS ‘강남스캔들”좋은 아침’ 등이 결방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