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샤잠!’, 천진난만 소년의 심박으로 뛰는 슈퍼히어로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샤잠!’ 포스터.

1974년 뉴욕. 아빠의 차를 타고 있던 여덟 살 소년 시바나는 ‘영원의 바위’를 수호하는 마법사(디몬 하운수)에게 소환된다. 분노, 식탐, 교만, 색욕, 나태, 질투, 탐욕의 일곱 대죄를 바위에 가두고 이 세상을 수호하는 마법사는 점점 쇠약해지는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고 있다. 마법사는 시바나에게서 선함과 강한 의지를 원하지만, 시바나는 일곱 대죄의 유혹에 흔들려서 기회를 잃는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시바나는 장난감 ‘마법의 8볼’에 깃든 어둠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우리를 찾아라.’

현재 필라델피아. 15살 소년 빌리 뱃슨(애셔 앤젤)은 위탁 가정을 전전하면서도 어릴 적 유원지에서 놓쳤던 엄마의 따스한 손을 잊지 못한다. 자신이 돌아갈 곳은 엄마의 곁이다. 그래서 위탁 가정에 쉬이 정을 못 붙이고 시니컬하다. 빌리는 새 위탁 가정인 바스케즈 부부의 집에서 명문대 입학을 앞둔 메리, 내성적인 페드로, 게임광 유진, 허그를 좋아하는 달라 그리고 장애를 가진 프레디(잭 딜런 그레이저)를 만난다. 서로를 끈끈한 정으로 보듬는 이곳에서 빌리만이 겉돈다.

학교에 간 빌리는 장애가 있는 프레디를 괴롭히고 “가짜 가족”이라며 놀리는 아이들을 혼내주고 달아나다가 마법사에 의해 ‘영원의 바위’로 소환된다. 그리고 얼결에 마법사의 뒤를 잇는 슈퍼히어로 샤잠(제커리 레비)으로 거듭난다. 샤잠(Shazam)은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를 모두 갖춘 영웅의 이름이자 마법의 주문이다.

영화 ‘샤잠!’ 스틸컷.

3일 개봉한 ‘샤잠!’(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은 제프 존스의 만화 ‘뉴 52’와 제리 오드웨이의 ‘샤잠의 힘’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이 꾸려진 영화다. 몸은 어른이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어린아이인 샤잠의 매력을 끌어올린 것은 제커리 레비의 능란한 연기 덕분이다. 슈퍼에서 만난 강도에게 총알을 맞으면서도 방탄이라며 간지럽다며 킬킬대는 모습도, 시종여일 흘러넘치는 유머도 그의 솜씨다. 제커리 레비는 불끈 솟은 근육에 빨간 슈트, 황금 벨트, 황금 신발, 하얀 망토로 조합된 요란스런 의상도 너끈히 소화했다. 반면 샤잠의 맞수인 빌런 시바나 박사(마크 스트롱)는 위협적이지 않다. 시바나의 파트너 격인 일곱 대죄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아쉬운 지점이다.

DC 유니버스에서 이런 슈퍼히어로는 없었다. 마법사가 진지하게 지팡이를 잡으라는 순간에도 더럽다며 멈칫하고, 어른들의 간식인 맥주를 맛보고는 “완전 토맛”이라며 뱉어내고, 투박한 어른의 손을 멍청하다고 일갈하고, 부동산 중개소에 가서 비밀 본부를 구하는 등 내내 소년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왜냐하면 소년의 성장담이기 때문이다. 빌런 시바나 역시 소년으로부터 이야기가 출발한다. 부유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샤잠은 전혀 다크할 수 없는,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천진한 구석이 있는 히어로다. 천진난만 소년의 심박으로 뛰는 슈퍼히어로에게 감응하는 것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지만, 소년과 슈퍼히어로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주문은 탐이 날 듯싶다. 샤잠(Shazam)!

쿠키 영상은 2개다. 12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