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 베테랑 염정아X신예들의 섬세한 앙상블 (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미성년’의 주역인 배우 염정아(왼쪽부터),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과 김윤석 감독.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김윤석이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미성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다. 배우로는 묵직한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재치 있고 섬세한 연출력과 상황을 풍자하는 맛깔나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베테랑 배우 염정아, 김소진과 신예 박혜준, 김소진의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미성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과 감독 겸 배우 김윤석이 참석했다.

김윤석은 ‘미성년’의 시나리오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도맡았다. 김윤석은 “잊을 수 없는 날인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당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뼈를 때린다는 기분을 느낀다”고 영화를 선보인 소감을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누군가는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편히 잠을 자고, 누군가는 회피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영화 ‘미성년’의 시나리오 작업, 연출뿐만 아니라 출연까지 한 김윤석.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윤석은 영화에서 딸의 친구 엄마와 바람이 나고도 무책임하게 구는 남편 대원을 연기했다. 김윤석은 “대원은 사전에서 ‘군부대 혹은 집단을 이루는 구성원’이라는 의미다. 대원이 한 개인이 아니라 익명성을 띠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약해서 옹졸해지고 치사해질 때의 모습을 대변하길 원했다. 의도적으로 대원이 필요한 경우 외에는 뒷모습이나 옆모습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이보람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극 중 어른들 캐릭터와 아이들 캐릭터의 비중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연기할 때) 조절이 필요했다. 자칫하면 대원으로 인해 분노의 파장이 커서 정작 보여주고 싶었던 네 사람의 이야기가 묻힐까봐 염려했다. 내가 대원을 연기하며 조절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염정아,미성년

‘미성년’에서 남편과 딸 친구 엄마가 바람이 난 사실을 알게 된 영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염정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염정아는 남편 대원의 바람을 알고도 담담한 척 참아내는 영주 역을 맡았다. 염정아는 “감독님이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서 저희가 놓칠 수 있는 감정을 세세히 짚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일 촬영장에 가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현장 생각이 많이 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염정아는 이번 영화를 선택하게 된 데 대해 “인물의 감정흐름에 집중한 점이 좋았다”며 “영화를 김 감독이 어떤 색으로 만들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김소진,미성년

배우 김소진은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미희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소진은 오리고기집을 운영하며 홀로 딸 윤아(박세진 분)을 키우는 미희 역을 맡았다. 김소진은 “(김윤석) 선배가 섬세한 면모를 갖고 계신다. 여자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것 같다”고 김윤석을 치켜세웠다. 또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 인물 외에도 많은 인물이 나온다. 각 인물들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윤석) 선배의 진솔한 태도가 내게 신뢰감을 줬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소진은 “관객들이 어떻게 공감해줄지,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며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홀로 키워온, 순탄하지 삶을 스스로 뚫고 온 여자의 모습이 어땠을까 질문을 계속 던졌다”고 캐릭터를 만들어간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미희의 부족한 부분을 안타깝게 바라보기도 했다”며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거리를 조금씩 같이 좁혀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혜준,미성년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리 역에 발탁된 신예 김혜준. /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혜준은 대원과 영주의 열일곱 살 딸 주리로 분했다. 극 중 윤아는 아빠 대원과 친구 엄마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박세진은 미희와 대원의 심상찮은 관계를 눈치 채고 영주에게 사실을 폭로하는 미희의 딸 윤아 역을 맡았다. 극 중 주리와 학교 동급생이다.

김윤석은 “주리와 윤아 역은 신인 오디션을 보겠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4차에 걸친 오디션에 참여했다”고 캐스팅 뒷얘기를 전했다. 김혜준은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김혜준은 “사건보다 사건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과정이 깊고 뜨거웠다”고 대본을 봤을 때 느낌을 설명했다. 또한 “내가 열일곱 살에 생각했던 고민이나 행동, 여고생이 할 법한 평범한 행동을 많이 떠올려봤다. 실제로 다녔던 고등학교도 지나가보면서 (여고생들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영화 ‘미성년’에서 엄마와 친구 아빠의 바람을 눈치챈 윤아 역의 배우 박세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세진은 “인물이 큰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보다 개인이 겪은 한 사건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을 쭉 따라가며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를 좋아했다”며 “대본을 감명 깊게 읽어서 내가 (캐스팅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윤석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마주하기 싫은 것을) 회피한다. 극 중 네 사람은 만나서 분노를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 나간다. 신인감독으로서 패기 있게, 만남의 순간에 사람들이 가지는 공감과 교감을 전하며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미성년’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