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갈하이’ 종영] 日드라마 리메이크 한계 보여주며 마침표…진구가 외친 ‘정의’만 남았다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리갈하이’ 방송화면.

“정의는 돈이 아니라 진실로 사는 겁니다.”
지난 30일 막을 내린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에서 배우 진구가 한 말이다.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리갈하이’의 마지막 회에서는 한강신소재 독성 물질 유출 사건 재판을 다뤘다. 고태림(진구)과 서재인(서은수)은 넘지 못할 거대한 산 같았던 한강그룹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정의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민주경(채정안)의 비밀도 드러났다. 태림은 3년 전 주경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한강그룹은 성기준(구원)에게 상속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독성 물질을 유출해 재판을 열었다. 떨어진 한강신소재 주식을 매입한 성기준이 수천억의 차익을 얻으며 상속까지 받았다. 고태림과 해당 사건을 맡은 민주경이 안전 관리 담당자 녹음 파일을 숨긴 것이다. 시간이 흘러 모든 진실을 알게된 태림은 분노와 더불어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민주경 역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그는 로펌 B&G에서도 나왔다.

3년 후, 다시 재판은 열렸고 태림은 특유의 당찬 표정으로 재판을 이끌었다. 민주경이 갖고 있던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할 경우,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 유지 조항 탓에 고태림은 변호사를 그만둬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법정에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독성 물질을 강제로 유출하라고 소리지르는 성기준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고태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성기준을 바라봤고, 재판장에 있는 모든 이들은 놀랐다. 비로소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오랫동안 감춰져 있던, 억울한 희생자까지 만든 한강그룹의 추악함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에게도 통쾌함을 선사했다.

고태림과 서재인은 손잡고 한강그룹이라는 산을 넘었다. 이후 주인공들의 변화를 보여주며 ‘리갈하이’도 끝났다. 고태림은 구세중(이순재)이 연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며 지냈다. 변호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전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률사무소를 차린 서재인도 진정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애썼다. 도박 전문 변호사가 된 윤상구(정상훈)는 민주경과 결혼에 골인했다.

JTBC ‘리갈하이’ 방송화면.

‘리갈하이’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따르며 마무리됐다.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마지막 회를 본 이들의 의견은 갈렸다. “재미있게 잘 봤다”는 글과 반대로 “원작에 크게 못 미친다. 리메이크한 이유를 모르겠다” ” 서둘러 끝낸 느낌이어서 허무하다” “원작 팬이라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등 혹평을 쏟아냈다.

2012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은 ‘리갈하이’는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일본은 물론 국내에도 팬이 많아서였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 공개된 ‘리갈하이’는 첫 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원작과는 다른 분위기에 시청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이는 방송 내내 이어졌다.

급기야 마지막 회를 본 한 시청자는 “황금 원작에 먹칠을 했다”는 쓴소리도 했다. 그동안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여러 국내 작품이 드러낸 한계를 ‘리갈하이’ 역시 벗어나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지난달 8일 첫 회 시청률 3.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이후 3%와 2.8%로 떨어진 뒤 줄곧 2%대에 머물렀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2.6%였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은 칭찬받았다. 특히 인물의 변화 과정을 매끄럽게 표현한 고태림 역의 진구는 매회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를 얻었다. “진구의 연기가 정말 멋졌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소화하기 힘들었을 텐데 재미있게 잘 봤다” “진구의 진지한 연기만 보다 코믹 연기도 끌린다” “노력한 진구와 서은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등 훈훈한 응원 글이 눈에 띄었다.

‘리갈하이’에 이어 오는 4월 5일부터는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 이청아 등이 뭉친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이 방송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