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썬키스 패밀리’, 좋아서 더 아쉬워지는 ‘매력 철철’ 온가족 로맨스

[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페셜 포스터’/사진제공=(주)영화사 두둥

*’썬키스 패밀리’의 경미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문틈 사이로 목격한 부모의 성 생활은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썬키스 패밀리’의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뽀뽀를 나누는 사랑꾼 부부 준호(박희순)와 유미(진경) 때문이다. 이들의 아홉 살 막내 진해(이고은)는 부모가 사랑을 나누는 ‘삐끄덕 쿵’ 소리를 ‘가족의 평화’로 생각할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아빠의 첫 사랑이자 화가인 미희(황우슬혜)가 이사를 온다. 그날로부터 ‘삐끄덕 쿵’ 소리는 멈추고 가족의 평화는 삐끄덕거리며 이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컷/사진제공=영화사 두둥

오늘(27일) 개봉한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김지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진과 영상을 전공한 여성 감독의 다채로운 색감과 새로운 상상력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사랑이 익숙하고 당연한 ‘썬키스 패밀리’ 가족들을 통해 어른들의 성 생활을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표현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황새가 물어다 줬다’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등 애매한 언어로 돌려 표현되는 일반 가정의 성 문화와 반대되지만, 발기 부전 등 충분히 있을 법한 각자의 ‘성 생활’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에서 불편하지 않게 풀어내는 코미디가 새롭다. 종종 오그라드는 춤 동작과 대사들이 호불호는 갈라놓을 듯하다. 그럼에도 한 동안 다수의 남자들과 조폭들이 등장해 칙칙한 색이 주류였던 한국 영화에 새로운 색감과 온기를 불어넣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영화는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들의 섹슈얼한 세계를 본다는 것을 큰 매력점으로 둔 모양이다. 하지만 육아론의 입장에서 본다면 ‘썬키스 패밀리’의 사랑꾼 부부 또한 좋은 양육자라고 할 수는 없다. 부모가 ‘삐끄덕 쿵’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울상을 짖고, 자신의 일상을 투자해 분투해 나가는 진해의 모습이 영화의 큰 줄기이지만, 진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또한 상황은 다르지만, 어른들의 불행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살아온 한때 아이였던 이들이 가져봤던 마음일 것이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성에 대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진 않을까 한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컷/사진제공=영화사 두둥

아쉬운 점도 있다. 특히 결말의 첫째 딸 경주(윤보라) 캐릭터다. 영화 중간, 동갑내기들과 달리 아직 생리를 못했다는 이유로 시종일관 칙칙한 옷을 입고 날이 서 있는 경주의 마음은 당연히 공감된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문제가 해결된 이후 갑작스럽게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화사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갱년기로 고민하던 유미가 다시금 출산 가능성을 확인하는 결말도 이와 맞물려 여러 생각 거리를 남긴다. 여성이 ‘재생산’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삶을 우울하게 살아갈 이유가 아니라는 것까지 영화가 말해줄 수 있었다면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출산을 장려하는 결말을 원했다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설정인 미희 캐릭터의 사연을 더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희순, 진경 등 명품 배우들의 호흡과 장성범, 윤보라, 정상훈의 연기도 좋지만 영화가 끝나면 마음 속 깊이 남는 것은 따로 있다. 오직 가족을 위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온 동네를 쏘다닌 이고은의 절실한 두 눈이다. 15세 관람가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