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1년 만의 드라마 복귀 가능할까…싸늘한 여론이 걸림돌

[텐아시아=김명상 기자]

배우 이미숙이 MBN ‘오늘도 배우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텐아시아 DB

이미숙이 고(故) 장자연 문건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은 이후 향후 활동에서도 싸늘한 시선이 꽂히고 있다. 이미숙의 복귀작인 SBS 드라마 ‘시크릿부티크’ 관련 뉴스에는 ‘방송보다 장자연 문건의 진실을 밝히라’는 비난이 빼곡하다. 그러나 SBS는 내부 사정으로 이미숙의 드라마 출연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조차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이미숙이 드라마 ‘시크릿부티크’로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미숙의 ‘시크릿부티크’ 출연 소식은 지난해 7월 방영된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이후 1년 만이다. 하지만 이미숙의 복귀 소식은 환영받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2009년 이미숙이 소속사와의 계약 해지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 협상 카드로 ‘장자연 문건’을 활용했다는 정황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여론은 곧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미숙에게 ‘드라마 복귀보다 장자연 문건의 진실부터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당시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故 장자연 씨의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은 이미 60만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였다. 이미숙에게 하루 빨리 진실을 밝히라는 청원도 수차례 올라왔다. 26일 현재 확인된 이 씨 관련 청원만 8건이다.

하지만 쏟아지는 의혹에도 이미숙은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후배의 죽음에 대해 입을 굳게 닫고 있는 모습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빚어진지 5일 후에야 이미숙은 “장자연 씨의 죽음에 대한 오해와 의혹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조사를 받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러나 적절한 때를 놓쳤다. 이미 비난 여론이 크게 확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응원보다 ‘여론에 등 떠밀려 나섰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처럼 이미숙에 대한 차가운 대중의 시선은 복귀작인 ‘시크릿부티크’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숙이 캐스팅된 것은 더할 나위없는 연기력과 카리스마 때문이다. 돈이라면 원수와도 웃고 피붙이라도 내치는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만한 배우가 이미숙 외에는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기력만 믿고 촬영을 강행하기에는 역풍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이미숙이 출연 중인 MBN ‘오늘도 배우다’ 첫 방송 시청률은 1.9%(닐슨코리아)로 출발했으나 이미숙의 장자연 문건 연관 의혹이 제기됐던 18일 방송은 0.9%까지 내려간 바 있다.

그러나 SBS는 내부 사정으로 이미숙의 출연 진행 여부에 진지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SBS의 한 관계자는 “당장 드라마 ‘빅이슈’ 관련 대형 사고가 터진 마당에 제작진이 차기작을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시크릿부티크’의 제작에 관련된 사전 작업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빅이슈’ 방송사고 장면. /사진=SBS 화면 캡처

아울러 배우 출연 여부를 논의할 만한 권한을 가진 드라마본부장은 노조와 홍역을 치르고 있다. 22일 SBS는 콘텐츠허브의 사장으로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을 선임했다. 김 본부장은 SBS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토리웍스의 사장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25일 “김영섭 대표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윤석민 태영그룹 부회장이 SBS의 독립적 경영권을 침해하려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드라마 제작기능과 유통기능을 SBS 외곽에서 합병하려는 움직임이자 노사 합의를 파기하는 의사표시라는 것이다. 이처럼 다툼이 빚어지면서 급하지 않은 문제는 신경 쓰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출연진 확정을 계속 미룰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7월에 드라마가 방송되려면 4월 말까지는 주·조연이 확정되고, 사전 미팅, 대본 리딩 등의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최종 출연 결정은 그 이전에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언급된 내부 문제들로 인해 SBS의 결정이 쉽게 이뤄지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숙의 소속사 사이더스HQ도 ‘긍정적으로 출연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낸 이후 추가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숙이 장자연 문건에 대한 진실을 얼마나 명확히 밝히느냐에 따라 복귀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이미숙이 만약 대중이 진심을 느낄 만큼 진실 규명에 나서지 않는다면 계속 ‘장자연’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도 있다”며 “이미숙의 앞으로의 방송 활동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 종료 후에나 확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숙 복귀와 관련해 텐아시아는 SBS 드라마 제작진에게 전화와 문자로 질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