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박성훈 “장고래가 만들어준 ‘국민사위’…이젠 ‘국민아들’ 되고 싶어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박성훈,인터뷰

지난 1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마음씨 착한 치과의사 장고래를 연기한 배우 박성훈. /이승현 기자 lsh87@

아내가 고우면 처가 말뚝에도 절한다는 옛말이 있다. 배우 박성훈은 이 말을 연기로 보여줬다. 지난 1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박성훈이 연기한 장고래가 딱 그랬다. 직업, 가정형편 등 여러 모로 기우는 아내 미란(나혜미 분)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장모 소양자(임예진 분)의 무리한 부탁과 행동에도 늘 자상했다. 이런 장고래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효심 지극한 그에게 ‘국민 사위’라는 애칭을 얻게 했다. 어딜 가나 장고래로 불린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박성훈을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하나뿐인 내편’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내 딸 서영이’ 이후 6년 만의 최고 시청률이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박성훈 :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 수치가 맞는 건가 의아할 정도다. 종합편성 채널이나 케이블에도 드라마가 많아서 쉽지 않은데 높은 시청률이 나와서 정말 기쁘다.

10. 시청률이 계속 높게 나오니 50% 달성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것 같다.
박성훈 : 배우들끼리 의견을 나눴다. 나는 50%가 넘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말로 뱉지는 않았다. (웃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에 49%가 넘었기 때문에 마지막 회는 50%를 넘길 거라는 기대를 했다. 시청률이 기록으로 중요할지 모르지만, 배우의 입장으로는 충분히 큰 사랑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다.

10. ‘하나뿐인 내편’은 유독 현장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한 팀이었다. 왕대륙 역의 이장우는 세트 촬영이 가장 행복했다고 자랑했는데 장고래 집 분위기는 어땠나? 
박성훈 : 고래네 현장도 엄청 좋았는데 대륙이 집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차분하긴 했다. 덜 외향적이랄까. 말수가 적은 편의 배우들이 모여 있어서 대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였다. 이혜숙, 임예진 선배님이 편한 분위기로 이끌어주셔서 굉장히 화목한 현장이었다. 장기간 촬영하면 큰 소리 나기 마련인데 전혀 그런 게 전혀 없었다.

10. 최수종, 박상원 등 굵직한 선배 배우들이 많았다. 현장에서 배운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
박성훈 : 박상원 선배님은 처음에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판을 깔아주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끝까지 지켜주셨다. 아마 캐릭터와 가장 반대되는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근엄했던 왕진국 회장과 다르게 소년 같고 위트가 넘치신다. 장난도 많이 치시고 웃음이 많아서 그런지 선배님이 현장에 계시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최수종 선배님이 후배 배우와 스태프를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수종 선배님이 나이와 경력이 많다고 배려해주지 말고 똑같이 대해달라고 하셨는데 선배님의 그러한 배려 덕분에 전체 촬영이 굉장히 수월하게 흘러갔다.

10. 또래 배우들도 많았다. 특히나 친해진 배우가 있나?
박성훈 : 당연히 (나)혜미다. 이장우, 정은우 같은 경우는 촬영을 많이 안 했다. 동생이었던 윤진이도 금방 시집을 가버려서 실제로 많이 붙어서 연기를 하지 않았다. 부부 연기를 하면서 혜미랑 가장 많이 가까워졌다. 너무 착하고 영혼도 맑은 친구다.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확고하고 연기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귀담아 들어준다. 노력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금방 가까워졌다. 정말 아끼는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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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은 “‘하나뿐인 내편’의 결말이 감독님과 작가님의 의도대로 마무리된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10. 이장우가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박성훈의 팬이었다고 했다. 꼭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로 꼽았는데?
박성훈 : 부끄럽다. (웃음) 이장우와 현장에서 만나면 ‘우리 좀 붙어야 하는데..’ 이런 얘기를 했다. 보통 주말 드라마 하면 인물끼리 붙기 마련인데 대륙이랑 친구랑 나오지만 그 분량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 만나면 좋지 않을까 한다.

10. 극 중 장고래는 굉장히 다정한 성격의 사랑꾼이다. 자신과 좀 닮은 것 같나?
박성훈 : 저랑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평소 제 모습이 고래와 똑같진 않지만 제가 가진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

10. 메인 커플인 도란(유이 분)-대륙(이장우 분) 커플보다 고래-미란(나혜미 분) 커플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상대 배우인 나혜미와 케미가 정말 좋았다.
박성훈 :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감독님도 ‘캐스팅은 내가 했지만 생각보다 둘의 케미가 예상보다 잘 산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씀하셨다. 주변에서 고래-미란 커플을 응원한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다. 고래와 미란의 사랑이 무거운 흐름을 잠시 환기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래와 미란이가 연애를 하면서 ‘꽁냥꽁냥’하는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결혼한 건 조금 아쉽다.

10. 장고래의 자상하고 다정한 모습 때문에 ‘국민 사위’라는 애칭을 얻었다.
박성훈 : ‘국민 사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실제로 존재하는 애칭인지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가 그런 별명을 붙여주셨다니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럽기도 하다. 근데 나는 ‘국민 아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내가 사위보다 아들로서 모습을 더 보여드렸던 것 같아서 ‘국민 아들’ 칭호가 붙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10. 그런 애칭은 본인보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실 것 같다.
박성훈 : 주말드라마 한 것만으로 더 좋아하시는데 애칭 같은 게 생겼다고 들으면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하실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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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면서 “2019년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10. 팬미팅을 크게 열어도 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가 많아졌다. 팬들을 만날 계획도 있나?
박성훈 : 연극을 할 때부터 응원해주는 분들이 계신데, 팬클럽 이름이 ‘대박 성훈’이다. 내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재밌는 이름을 짓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 당시에 자기 이름을 활용해서 팬클럽 이름을 짓는 게 유행했는데 대박 나자는 의미로 대박 성훈이라고 지었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이번에도 공식 일정이 끝난 후 바로 만난다. 소소한 퀴즈를 맞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10.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답게 칭찬도 많았지만 쓴 소리도 많았다. ‘막장 드라마’라는 지적이 있었다.
박성훈 : 막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억지라거나 극단적인 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쉽고 단시간에 집약적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상승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시놉시스를 받고 대본을 읽으면서 공감했고 수긍했다. 공감력, 휘몰아치는 전개,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또 금방 해결하는 속도감이 작가님 대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시청자들도 흥미롭게 본 것 같다. 드라마가 잘 됐고, 많은 관심을 받다보니까 칭찬과 함께 그런 지적도 나온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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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은 “촬영했던 곳의 맛집은 다 알고 있다. 맛집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소원”이라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 lsh87@

10.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촬영장을 방문한 영상이 굉장한 화제를 모았다.
박성훈 : 막례 할머니는 수줍음이 많고 귀여우셨다. 드라마를 막 욕하면서 보는 영상을 봤다. 다야를 만나면 혼내줄 거라고 막 하시더니 막상 (윤)진이를 만나니 그러지 않고 오히려 수줍어하시더라. 너무 좋았다. 할머니 덕분에 젊은 친구들이 드라마를 더 보게 된 것 같다. 어딜 지나가면 박막례 할머니 영상 잘 봤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10.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나?
박성훈 : tvN ‘수요 미식회’에 나가고 싶다고 최근 몇 년간 강조하고 있다. (웃음) 지역을 말하면 그 지역 맛집을 다 알고 있다. 특히 내가 사는 동네부터 대학로, 강남, 여의도 등 드라마 촬영지 인근의 맛집은 다 안다. 영화 ‘곤지암’ 촬영을 부산에서 해서 부산 맛집도 잘 알고 있다.

10. 벌써 데뷔 11년 차다. 연극계에서 박성훈의 이름을 모르는 관객이 없지만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대중성을 얻었다. 여러 모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일 것 같다.
박성훈 : 검색창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동명이인만 34명이다. 내 시대에는 성훈, 성환, 정훈 이런 이름이 유행이라 박성훈이라는 이름이 흔하다. 흔한 이름이라 임팩트가 없어서 두세 번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이름으로 바꿀까 생각도 했다. 그러다가 ‘제일 유명한 박성훈이 되어 보자’라는 마음으로 연기 중인데 장고래를 만났다. 저를 설명하려면 어느 드라마 어떤 역할을 했다는 긴 설명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장고래로 기억해주는 분이 많아서 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10.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박성훈 : 다른 수식어 빼고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회자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