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하나뿐인 내편’ 이장우 “대륙 아니라 ‘돼륙’? 다음에도 살찌면 혼나야죠”

[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 1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왕대륙을 연기한 배우 이장우.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한 요즘입니다. 많은 드라마를 했지만 가장 애착 가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해요. ‘하나뿐인 내편’으로 말도 안 되는 큰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배우 이장우에게도, 인간 이장우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준 작품이거든요. 제 기억에 평생 남을 것 같습니다.”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이장우가 연기한 왕대륙은 순애보의 주인공이자 완전한 사랑꾼이었다. 김도란(유이 분)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방패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누명까지 벗겨주며 드라마의 키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덕분에 ‘하나뿐인 내편’은 지난 17일 48.9%의 놀라운 시청률로 종영했다.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하나뿐인 내편’을 무사히 끝낸 이장우를 종영 다음날인 18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하나뿐인 내편’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내 딸 서영이’ 이후 6년 만의 최고 시청률이다.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을 마친 소감은?
이장우 : 너무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이렇게까지 높게 나올 거라고 아무도 상상을 못했다. 왜 이렇게까지 높게 나왔는지 궁금하고 믿기지도 않는다. 시청자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함께 한 연기자들과 모든 스태프들에게 특히 감사하다. 유독 팀 분위기가 좋았던 작품이다. 빈말이 아니라 최수종, 차화연 선배님 등 모든 선생님들이 “이렇게 팀 분위기 좋고 행복한 촬영장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분위기도 좋았는데 시청률까지 좋아서 더 좋다.

10. 모든 인물들이 오해를 풀고 해피엔딩을 맞았다. 만족하는 결말인지 궁금하다.
이장우 : 해피엔딩으로 끝난 건 나도 좋은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부족했다는 거다. 사실 사건들이 해결되면서 서사가 있었으면 했다. 풀어나가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 같은 서사… 이미 연장해서 방송했지만 조금 더 연장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급하게 마무리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10. 어떤 부분이 가장 아쉽나? 
이장우 : 태풍이(송원석 분)와의 관계들. 태풍과 대륙이각 계속 대립 구도를 갖고, 사건이나 사고가 생겼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말을 원석이랑 계속 했다. 뭔가 흐지부지 된 느낌이다. 드라마 안에서 대륙이와 태풍이가 부딪힌 게 한두 번이 끝이다. 더 많이 부딪혔다면 도란이의 남자가 누구인지 시청자들을 더 속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10. 만약 자신이 도란이라면 왕대륙과 이태풍 중 누굴 선택했을까?
이장우 : 내가 김도란이라면 태풍이다. 너무 처절했고 시가에 구박을 당했지 않나. 사건, 사고가 그렇게 많았는데 재결합하는 건 반대다. 오해가 풀렸다는 가정 하에 대륙이와 잘된 거다. 만약 현실이라면 대륙이와 끝까지 사랑을 못하지 않았을까.

10. 상대역인 유이와의 호흡은 어땠나? 두 사람은 2012년 KBS2 ‘뮤직뱅크’에서 함께 MC를 한 경험도 있는데.
이장우 : 당시 유이는 아이돌이었고 나는 배우였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모습보다는 무대 공연을 멋있게 하는 아이돌이라는 생각만 했다. 예전에 유이에게 ‘우리가 같이 연기를 하면 어떨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딱 만났다. 너무 성숙한 배우랑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느낌이라 놀랐고, 유이의 눈빛 같은 걸 보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유이한테 ‘어디서 이렇게 많이 커서 오셨어요’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대단한 배우가 되어 있더라.

이장우는 ‘하나뿐인 내편’의 촬영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세트 촬영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10. ‘오자룡이 간다(2012)’ ‘장미빛 연인들(2014)’에 이어 김사경 작가와 세 번째 인연이다.
이장우 : 한 작가의 드라마에 여러 번 출연하는 경우는 김수현 선생님 작품에 출연한 선배 배우 몇 분 말고는 없다고 하더라. 젊은 연기자가 세 번이나 같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는 없다고 해서 너무 신기했다. 제대 후 작품들을 보고 있었는데 ‘하나뿐인 내편’이 KBS 주말극에 편성됐다고 해서 무조건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생님께 ‘같이 또 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를 드렸다. 선생님이 나중에 캐스팅 물망에 여러 명이 올라왔는데 저를 선택해줬다고 하셨다.

10. 세 번이나 작품을 했기 때문에 따로 연기 주문은 없을 것 같다. 김사경 작가의 의도를 바로 이해해서 수월하게 연기했을 것 같은데. 
이장우 : 자랑은 아니지만, 작가님의 대본에 지문이 많은 편인데 내 대사에는 거의 없었다. 작가님이 ‘너는 뭔지 알지?’라고 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세 작품이나 같이 하다 보니까 대사만 봐도 ‘아, 이거 어떻게 해야겠다’고 떠오른다. 작가님도 내가 하는 게 맞다고 해주신다. 조연출 형이 농담으로 작가님이 엄마라고 할 정도다.

10. ‘하나뿐인 내편’이 50%를 넘느냐 마느냐는 시청자들의 관심사였다. 배우들끼리도 기대나 욕심이 있었을 것 같다.
이장우 :  30% 후반 혹은 40%만 나와도 좋겠다고 했다. 50%는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은 수치였는데 시청률이 49%가 나오니까 50%를 기대하게 되더라. 배우들끼리 ‘혹시?’하는 마음으로 기대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50%는 바라던 시청률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높게 나온 것도 정말 감사하고 만족한다. 곧 포상휴가로 베트남을 가는데, 배우들끼리 정말 재밌게 놀자고 했다.

10.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관심을 모았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배우 입장에서 막장 요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장우 : 내 드라마라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엮여있고 살인이라는 강한 소재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이 엮인 오해를 다 풀어내려면 장기기증 말고는 답이 없다. 의학적으로 가족이 아닌, 남이 줄 수 있는 장기가 간 말고는 없다고 하더라. 나는 자극적인 것, 막장을 싫어하지 않는다. 고부갈등을 포함한 주인공의 시련은 부모님 세대들이 겪으셨고, 주 시청자가 부모님이시라 그분들을 설득하는데 이거(막장)보다 좋은 소재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걸 보면 자극적인 소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걸 보여주는 게 드라마이고, 나 역시 대한민국 가족의 이야기 같아서 (막장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장우는 “살찐 모습에 실망하신 분들을 위해 다음 작품에는 날렵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10. 작품에 들어가면 반응이나 댓글을 잘 챙겨보는 편인가?
이장우 : 크게 상처 받는 성격이 아니라서 댓글을 다 보는 편이다. 몸 때문에 ‘왕돼륙’ 별명이 있는 것도 알고 ‘(대륙아)뭐가 그렇게 맛있었어?’ 이런 댓글도 다 봤다. 그래서 ‘이게 맛있었어’로 유튜브를 해볼까 생각도 했다. (웃음)

10. 그래도 ‘왕돼륙’이라는 별명을 알고 나서는 더 신경 쓰였을 것 같다. 다이어트나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나?
이장우 : 외모에 신경을 많이 안 쓴 건 사실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욕하는 건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외적으로 신경을 안 썼다기보다는 감정이나 내면 연기에 신경 쓸 게 많았다. 왕대륙은 재벌이고 대기업 본부장이다. 재벌 본부장을 떠올리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고 나이가 있기 때문에 살을 쫙 뺄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왕대륙이 듬직한 캐릭터로 보여지길 원했는데 욕을 많이 하시더라. 다음 작품에서는 날카로운 모습, 흔히들 말씀하시는 ‘리즈 시절’로 돌아가겠다. 다음 드라마에서 또 이렇게 살찌게 나온다면 혼나야 한다. (웃음)

10.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
이장우 : 이야기가 오가는 작품이 있긴 하다. 다음 작품은 선이 날카로운 역을 할 것 같다. 외적으로 다듬어야 할 작품이라 다이어트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10. ‘하나뿐인 내편’의 시청률이 잘 나와서 한편으로는 다음 작품 시청률이 굉장히 부담될 것 같다.
이장우 : 다음 작품부터는 시청률을 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내 운을 다 써버린 것 같다. 하하. 시청률에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아닌데 ‘하나뿐인 내편’이 워낙 잘 나와서 걱정은 된다. 하지만 요즘은 드라마 퀄리티만 좋다면 다 보는 시대여서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연기하겠다.

10. 그동안 일일극과 주말극이라는 비슷한 장르에서 다정다감하고 착한 캐릭터만 해왔다.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다면?
이장우 : 요즘에는 TV 드라마 채널도 많아지면서 장르가 다양해졌다. 특히 OCN은 영화처럼 드라마를 만들더라. 나도 그런 장르물에 욕심이 있다. 그동안 순애보나 착한 역할만 해왔기 때문에 조금 비열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장르물을 잘 소화해내서 ‘저 배우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이장우는 “나의 최종 꿈은 제작자가 되는 것”이라며 “10년 후 사이다 같은 히어로 물을 만들어보겠다”고 자신했다. /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10. 제대 후 첫 작품이었다. 군 생활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장우 : 군대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드라마를 챙겨봤다.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보다 불안함을 느꼈다. 입대 전부터 내가 톱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제대하면 대중에게서 잊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조금 더 힘들었다. 연말에 방송사 시상식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나는 뭐 하고 있나’ 이런 생각도 했다.

10. 그런 불안함을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서 날려버린 것 같다.
이장우 : 그렇다.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다 사라졌다. 사실 입대를 앞둔 남배우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다.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에 작품을 하면서도 께름칙하다. 막상 내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편한 직장에 취업을 한 느낌이다. 정사원이 됐으니 꾸준히 일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드라마가 끝나서 아쉬운 마음과 별개로 여유롭다.

10. 제대 전과 후로 나눴을 때 연기할 때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이장우 : 나이가 그리 많진 않지만 30대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어른스러움과 여유로움이 생겼다. 예전의 내가 철없고 어린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조금 단정하고 성숙한 느낌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크게는 아니지만 스스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김사경 작가님도 내게 ‘뭐가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변했다’고 하시더라. 마음이 차분해지니까 연기도 많이 변한 것 같다.

10. 그런 변화에는 최수종, 박상원 등 묵직한 선배 배우들의 영향력도 있을 것 같다.
이장우 :  특히 최수종 선배님께 많이 배웠다. 그 느낌과 선한 분위기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선배님은 연기력보다 연기 생활 자체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사실 지금 연예계가 너무 시끄럽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최수종 선배를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먼저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최수종 선배의 생각이나 습관이 몸에 많이 들어온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10.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배웠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
이장우 : 예전에 선배님이 봉사활동에 나를 끌고 가셨다. 가서 봉사를 해보니 왜 봉사를 해야 하는지를 알았고, 받은 것을 왜 돌려 드려야 하는지도 알겠더라. 봉사하고 베푸는 삶이 행복이라고 느끼는 걸 배웠다. 선배님은 겸손하신 분이다.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파티를 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고 좋은 분들에게 떡을 돌리며 보답하고 그걸로 만족하고 행복해하신다. 선배님을 보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 앞으로 내 연기 인생의 롤모델이 됐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이장우 :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이장우에게 듬직한 모습도 있다는 걸 알려드렸다. 다음에는 이런 모습과 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해서 여러 모습을 보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