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리얼리티쇼 PD들│“서인영, 솔비, MC몽? 어떤 리얼리티 쇼도 완벽한 리얼은 없다”

Mnet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케이블 TV 리얼리티 쇼의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서인영이 카이스트에서 공부를 하며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준 이 프로그램은 한국 리얼리티 쇼가 연예인과 일반인의 관계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Mnet이 ‘리얼리티 120’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연속 편성하는 <서인영의 신상친구>(연출 안소연 PD), <닥터 몽 의대가다>(연출 박준수 PD), <아이스 프린세스>(연출 정유진 PD)는 <서인영의 카이스트> 이후 등장한 또 다른 리얼리티 쇼다. <서인영의 카이스트> 이후의 리얼리티 쇼에 대해, 그리고 리얼리티 쇼를 만드는 것에 대해 세 프로그램의 PD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했다.

10 세 프로그램 모두 한 명의 연예인이 주인공이다. 그들을 선택한 이유는.
안소연
: <서인영의 신상친구>는 원래 서인영을 생각했다. 그런데 서인영이 캐스팅돼서 처음부터 잘 맞았다. 실제로 촬영할 때도 우리가 제시한 상황에 대해 서인영의 반응을 예상하는데, 그렇게 행동할 때도 있다. 정말 리얼리티 쇼의 여왕이다 (웃음)
박준수 : 내 생각엔 어떤 리얼리티 쇼도 완벽한 리얼은 없다. 무슨 조작을 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도 완전한 진심을 보여줄 수 없다. 그런데 MC몽은 머리가 좋아서 리얼리티 쇼의 속성을 알고, 웃음을 만들면서 상황을 주도하려고 했다. 우리는 극한으로 몰면서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두뇌 싸움도 했다.
정유진 : <아이스 프린세스>와 솔비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따로 기획했는데, 사람들이 솔비와 피겨스케이팅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반대로 솔비가 잘 못해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리얼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사람들은 솔비가 발전하는 것보다 당하길 원하는 것 같다”

10 그만큼 <아이스 프린세스>는 처음부터 안티 여론이 많았다. 솔비의 반응은 어땠나.
정유진
: 오히려 솔비는 당당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자꾸 나오니까 겁을 먹어서 자신을 안 보여주려고 하더라. 그래서 그걸 나중에 풀기 어려웠다.

10 다른 연예인과 달리 뭘 배우는 콘셉트라는 점에서 더 고민이 많았겠다.
정유진
: 솔비가 댄스가수라 운동신경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피겨 스케이팅에 필요한 능력은 타고나질 못했다. 그래서 사실 빨리 안 느는 건 있었다.

10 그래서 솔비의 체중 이야기가 나온 건가. <아이스 프린세스>는 솔비의 다이어트 이야기이기도 하다. (웃음)
정유진
: 나도 안타까운데, 사람들은 솔비가 발전하는 것보다 당하길 원하는 것 같다. 솔비의 감정을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부분들에 반응이 오면서 솔비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솔비를 설득하며 관계가 좋아졌다.

10 <아이스 프린세스>가 솔비를 설득하는 게 어렵다면, <서인영의 신상친구>는 일반인 출연자를 설득하기 어렵지 않나? 출연자들이 서로의 적대감을 드러내기 쉽지 않을 텐데.
안소연
: 그건 <아찔한 소개팅>의 영향 같다. (웃음) Mnet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참여해서 그런지 “그 때, 인영이가 얘한테만 꽃 줬을 때 어땠니?”라고 물으면 “죽여 버리고 싶었어요” 같은 대답이 나온다. (웃음)

10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출연자의 거짓말도 경쟁자가 밝혀낸 거였다.
안소연
: 그건 그 출연자가 전에 몇 번 방송에 빠지면서 일이 커졌다. 다들 열심히 출연하는데 3, 4주를 빠지니까 다른 출연자들이 화가 났다. 그 사건 후에 문제의 출연자와 그 사실을 알린 출연자, 그리고 그 정보를 알려준 사람을 삼자대면 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거짓말이라는 걸 확인했다. 그 때 서인영도 마음을 다쳐서 사람 만나는 게 두렵다고 하더라. 그래도 결국 “원래 사람 만나는 게 그렇다”며 회복하더라.

10 <서인영의 신상친구>의 출연자들은 왜 그렇게 서인영과 친해지려는 건가. 상금도 없는데.
안소연
: 우리도 그게 불안했다. 아무것도 안 주는데 누가 신청할까? 그런데 출연자들이 너무 열심히 한다. 서인영에 대한 호감 때문인 것 같은데, 솔직히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박준수 : 우리도 비슷하다. 거기 나오는 일반인들 출연자들은 연예인 되려고 나오는 게 아니라 MC몽이 좋아서 출연한다. 그 중에 캐릭터가 될 것 같은 사람은 좀 더 사전조사를 해서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본다. 그런데 사실 어렵다. 본인이 곤란하다고 하면 바로 프로그램에서 빼거나 멀리서만 보여줄 때도 있다. (웃음) 시험 공부할 때 찍는 건 방해된다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도 8회부터는 출연자들이 정착되고 있다.

“일반인 출연자들에게는 1분 뒤의 상황도 알려주지 않는다”

10 <닥터몽 의대가다>는 <서인영의 카이스트>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소재로 새로운 내용을 뽑아내기 어려울 것 같다.
박준수
: 부담이 많았다.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워낙 완성도가 높았고, MC몽도 오랫동안 노출된 연예인이라 더 뽑아먹을 게 있나 하는 걱정도 했다. (웃음) 게다가 의대 1학년은 한 교실에서 매일 6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MC몽이 그걸 다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토끼 해부처럼 그림이 되는 수업을 고르다보니 1-4학년 수업을 다 아우르고, 실습수업까지 듣는다. 그래서 MC몽이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기 어려웠다.

10 그런 상황에서 MC몽은 어떻게 적응하던가.
박준수
: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출연자들과 섞여야 하니까 부담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엔 더 오버도 하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애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나오는 모습이 리얼이라는 걸 깨달았던 거 같다. 어려운 수업이나 실습을 통해서 점점 실제 상황에 빠지면서 학생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까 너무 열심히 해서 자기는 열심히 하는데 맨날 자는 모습만 나온다며 핸디캠을 빌려달라고 하더라. 집에서도 공부하는 걸 보여주겠다고. 우리는 굳이 빌려주진 않았다. (웃음)
안소연 : <닥터몽 의대가다>는 정말 편집이 좋다.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있어서 끌어낼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텐데, 편집으로 재밌게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MC몽이 과외 받는 부분은 별로 살려낼 게 없을 것 같았는데 편집으로 그걸 살리더라.
정유진 : 편집이 꼼꼼하다. 드라마처럼 짜인 느낌이 든다.
박준수 : 그런 말 들으니 손발이 다 오그라들려고 한다. (웃음)

10 다른 두 프로그램하고 달리 <아이스 프린세스>는 솔비의 훈련이 대부분이다. 아이템 만들기 쉽지 않을 텐데.
정유진
: 우리는 거의 빙상장만 왔다갔다해서 심심할 거 같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승급시험을 보게 하려고도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았고, <닥터몽 의대가다>처럼 정해진 학교 수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려웠다. 솔비의 체중 관리도 그런 문제로 고민하다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에 관심이 있으니까 집어넣어 본 거다.

10 반대로 <서인영의 신상친구>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다루기 어려웠겠다.
안소연
: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정말 굳어있을 때가 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굳은 표정으로 부르고.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신과 의사 말로는 그게 면접관(서인영) 앞에 있으면 행동이 어색해진다고 하더라. 오히려 그런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일반인 출연자들에게는 1분 뒤의 상황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야 진짜 반응이 나오니까.
박준수 : 프로그램 제작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많이 보지는 못하지만…

10 아까 안소연 PD는 그렇게 편집이 좋다고 칭찬을 해줬는데. (웃음)
박준수
: 아니 선배님(안소연PD)도 그냥 가끔 보신 거다. (웃음) <아이스 프린세스>는 코치들의 캐릭터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려주는 것 같다. 그리고 MC몽은 자기가 예능인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웃겨야 한다는 걸 안다. 표정이라도 더 리얼하게 이런 게 있는데, 서인영이나 솔비는 여자 연예인이라 자신을 보여주기 쉽지 않을 거다. 거기서 재미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 거 같다.

“아마도 서인영은 출연자와 진짜 친구가 될 거 같다”

10 왜 시청자들은 본인들도 카메라 앞에서 100%를 보여주기 힘든 리얼리티 쇼를 보는 걸까.
안소연
: 박준수 PD 말처럼 진짜 리얼리티는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카메라 앞에서는 달라진다. 거기서 무언가를 끌어내기 어려운데, 사람들은 그런 과정 자체에서 나오는 무엇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남의 미니홈피도 훔쳐보는 관음증의 시대니까.
정유진 : 모든 리얼리티쇼는 진짜 현실이 아니라 사람을 극한 상황에 몰아넣는 것 같다. <아이스 프린세스>도 일종의 실험 카메라 같고. 진짜 리얼한 생활은 재미가 없지 않나.

10 프로그램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준수
: 그냥, MC몽은 똑똑하다. 공부를 했으면 의사가 됐을 지도 모른다. 이런 친구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면 좋겠다. 앞으로 나올 5집도 사랑해주고. (웃음)
정유진 : 사람들이 솔비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것 같다.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 6시에 안양 빙상장에서 솔비의 갈라쇼가 열리는데, 무료이니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안소연 : <서인영의 신상친구>는 일반인과 연예인이 친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다. 마지막에는 서인영이 1명을 뽑을 건데, 내 생각에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서인영은 우리가 보기에 처음에는 다른 출연자들과 거리를 두는 것 같았지만 알고 보니 그게 자신의 진짜 반응을 보여준 거였다. 그러다 태국 촬영에서 제작진도 모르게 여자 출연자들을 한 방에 불러 같이 목욕하고 자는 사이가 됐다. 아마도 마지막에는 서인영과 출연자가 진심으로 서로 아끼는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런 게 리얼 아닐까.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