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로맨스는 별책부록’ 정유진,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송해린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유진은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이하 ‘별책부록’)에서 차은호(이종석)를 짝사랑하는 송해린 대리 역으로 출연했다. 정유진은 차은호를 남몰래 사랑하는 역할과 별개로 ‘도서출판 겨루’의 촉망받는 편집자를 충실히 연기하며 극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별책부록’이 로맨스물과 오피스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어느 정도 사로잡은 데에는 정유진과 겨루 직원을 연기한 배우들의 공이 컸다. 14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정유진을 만났다.

10. ‘별책부록’의 감독이나 작가와는 어떻게 상의해서 송해린 대리 캐릭터를 만들었나?
정유진: 초반에 해린이가 얄밉게만 보이지 않을지 걱정돼 작가님과 상의했다. 작가님도 ‘서브 여주’로서의 역할만 강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일할 때만큼은 열정적인 해린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또 감독님과는 해린이가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의견을 많이 나눴다.

10. 해린과 자신이 닮은 점이 있나?
정유진: 해린이가 불같이 화내는 장면이 있다. 나는 살면서 그렇게까지 화를 내본 적이 없다.(웃음) 그래서 나는 ‘이건 과하다’, 감독님은 ‘아니다, 이 정도까지는 해야 한다’고 의견을 다르게 내서 조율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니 손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해린이를 따라서 팩소주는 한번 먹어보고 싶다. 하하.

10. 출판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흔치 않아서 배우 입장에서도 색달랐을 것 같다.
정유진: 촬영하면서 공장에서 책이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과정을 직접 봤다. 몇천 권이 한순간에 파쇄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놀랐다. 마음이 울컥하기도 했다. 또 세트장에 책들이 정말 많이 꽂혀져 있다. 나를 포함한 배우들이 꺼내서 읽곤 했다. 촬영하면서 한 권의 책이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돼 앞으로 소중하게 마음을 다해서 책을 읽어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10. 이종석과는 드라마 ‘W’에서 같이 연기한 적이 있고, 동갑이기도 하다. 이번 현장에서는 함께하면서 어땠나?
정유진: 아무래도 편한 점들이 있었다. 종석이랑 함께 애드리브도 종종 주고받았다. 예를 들어 탕비실에서 커피 마시는 장면에서 내가 종석이한테 ‘나랑 점심 먹게 될 거거든’이라고 말하면서 손가락을 맞부딪치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 종석이도 따라했다. 또 종석이가 재민 대표(김태우) 특유의 몸짓을 따라하면 나도 같이했다.

10. 촬영하면서 제일 설렜던 배우는 누구인가?
정유진: 이나영 선배가 제일 설렜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때부터 선배의 팬이라서 같이 연기할 때 더 긴장됐다.(웃음) 선배는 말이 많지는 않아도 후배들을 정말 잘 챙겼다. 스태프들한테도 피곤한 기색이 보이면 다가가서 괜찮냐고 물어봤다. 선배가 털털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섬세하고 다정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한 장면 한 장면 분석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다른 배우들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이나영 선배는 확 끌어당기는 에너지가 있다. 매력이 어마어마하다’였다.

10. 이나영 뿐만 아니라 김선영, 김태우 등 탄탄한 내공의 배우들이 많았다. 그런 선배들을 보면서 느낀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정유진: 나영 선배, 선영 선배의 유연함을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 특히 선영 선배는 회의실에서 대사가 긴 장면들을 많이 해야 했다. 그 와중에 감독님이 지시를 내리고 하면 혼란이 올 수도 있었으나 선배는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마치 현장에서 스파크가 튀기는 것 같이 대단해서 다들 신이 끝나고 박수쳤다. 또 선영 선배는 선후배 없이 사람들을 잘 챙기고 항상 유쾌했다.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정유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10. 요즘 자신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인가?
정유진: ‘W’가 끝나고 나서 성장통을 겪는 기간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1년 조금 넘게 나한테 휴식 기간을 줬다. 그때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길이 배우이니까,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되도록 해보자’고 마인드컨트롤도 많이 했다. 또 앞으로 30대 배우로서, 인간 정유진으로서 인생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하고 긍정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배우가 되기 전 모델 일을 할 때도 그렇게까지 쉬어본 적이 없다. 나를 많이 되돌아보게 됐고, 힘들 때마다 그 시기를 되돌아보면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10. 꽤 힘들었던 시절이었나 보다.
정유진: 되게 많이 힘들었다. 다행히 휴식기를 가지고 나서 출연한 작품들의 현장이 너무 좋아서 치유를 많이 받았다. 그중에서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님이 해 준 말들이 힘이 많이 됐다. 감독님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잘 알아야한다’‘너는 정말 좋은 배우야’라고 얘기를 많이 해줬다.

10.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정유진: 정말 다양한 면들을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의 인식에서 ‘정유진은 이것만 해’가 아니라 ‘이 역할을 정유진이 하면 어떨까’?라고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꿈이고 목표다.

10. 올해의 목표를 세워둔 것이 있나?
정유진: 체력을 다시 기르고 싶다. 요리를 좋아해서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방금 떠오른 것이지만. 셰프 역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10. 줄곧 조연만 해 와서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날 법도 한데.
정유진: 당연히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극을 이끌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나는 좋은 역할이 있다고 하면 회사 측에 먼저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한다.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성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