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이선균X이정범 감독, 세월호 사건을 상업영화에 담은 각오와 용기 (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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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준(왼쪽부터), 이정범 감독, 전소니,이선균이 13일 오후 서울 한강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투자도 캐스팅도 힘들었어요. 아마도 세월호 때문이었을 겁니다. 주변에서도 꼭 세월호 사건을 다뤄야 하느냐고 만류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가슴에)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이걸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영화 ‘아저씨’(2010)의 이정범 감독과 배우 이선균이 갖은 비리와 범죄의 온상인 인물이 각성하고 성찰하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영화 ‘악질경찰’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세월호 사건이 서사의 큰 줄기를 차지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악질경찰’은 비리 많은 경찰이 모의하던 중 경찰 압수창고 폭발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거대 기업의 불법 비자금 조성 사건에 휘말리는 범죄 드라마다. 13일 오후 서울 한강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악질경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정범 감독과 배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했다.

이정범 감독,악질경찰

‘악질경찰’을 연출한 이정범 감독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악질경찰’에서는 세월호 사건과 거대 기업의 비리가 맞물려 마치 ‘게이트’처럼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이 감독은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 “2014년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며 “영화를 준비한 지 5년이 넘어간다. 상업영화를 하는 데 세월호를 소재로 가져왔다고 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월호 얘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상업영화가 가져야 할 긴장감과 재미도 취해야 한다”고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의 가슴 속에 뭐가 남았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세월호 사건을) 얘기할 수 있는 방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을 때 나온 것이 ‘악질경찰’”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 ‘아저씨’의 차태식(원빈)과 ‘악질경찰’의 조필호의 차이점에 대해 “‘아저씨’에서는 태식이 소미(김새론)을 구하지 않으면 소미가 죽는다. 누군가 강압하는 사건에 휘말려 태식이 소미를 구하겠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조필호는 스스로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악질경찰’에서 돈을 위해 범죄까지 사주하는 경찰 조필호 역의 배우 이선균.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선균은 뒷돈을 챙기기 위해 범죄까지 사주해온 경찰 조필호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직업만 경찰일 뿐 범죄자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앞부분은 더 악독하게 표현하는 것이 파급력이 클 것 같았다”며 “나쁜 사람이 사건을 맞닥뜨리고 심경이 변해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악역인 박해준과의 액션신에 대해서는 “두 달 전부터 합도 많이 맞추고 액션 연습을 해서 큰 위험은 없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성취감을 느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배우 전소니는 ‘악질경찰’에서 세월호 사건으로 친구를 잃게 된 장미나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전소니는 의도치 않게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지게 된 고등학생 장미나 역을 맡았다. 전소니는 극 중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친구를 잃은 아픔을 갖고 있다.

전소니는 “미나의 반항심과 결핍이 무조건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려고 했다”며 “감독님과 함께 극 중 미나가 어떤 생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하나하나 찾아가려고 했다. 미나는 책임감에 무게를 두고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 박해준은 ‘악질경찰’에서 거대 기업의 온갖 비리를 처리하는 권태주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해준은 거대 기업의 온갖 비리를 처리하는 권태주를 연기했다. 박해준은 “영화에 들어가기 두 달 전부터 선균 형과 액션을 연습했다. 선균 형은 연습했던 동작을 리얼하게 싸우는 것처럼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또한 “약간의 부상은 있었지만 만족할 만한 액션신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해준은 “영화에서 얼굴이 매우 차갑고 무섭게 느껴지도록 노력했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당위성을 찾기 위해 연민을 가지려고 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연민이고 뭐고 느낄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영화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를 특히 강조했다. 이선균은 “영화적 재미와 함께 진심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감독은 “도망가고, 외면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사건이 사람들 마음에서 잊히는 게 가장 두렵다고 한 세월호 유가족 한 분의 말씀에 용기를 냈다.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침묵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업영화로는 처음 담론화해 두려운 마음도 있다. 465명의 배우와 제작진들이 약 2년간 치열하게 찍은 영화이기에 진심이 다가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