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이스케이프 룸’, 관객이 제7의 멤버로 착석하다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이스케이프 룸’ 포스터.

세계 최고의 방탈출 게임 회사 ‘미노스’에 나이, 성별, 피부색, 출신까지도 다른 6명이 모인다. 명민한 두뇌를 가졌지만 극도로 소심한 과학도 조이(테일러 러셀), 술에 절어있는 마트 창고지기 벤(로건 밀러), 유려한 언변으로 고객을 휘어잡는 펀드 매니저 제이슨(제이 엘리스), 93개의 방탈출 게임 경험치를 자랑하는 대니(닉 도다니),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고 퇴역한 군인 아만다(데보라 앤 월), 광부 출신으로 현재는 트럭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마이크(타일러 라빈). 데스크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미노스’ 직원의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그들은 퍼즐 박스를 하나씩 받았다. 그들이 믿어 마지않는 사람의 이름으로부터 자신의 이름과 함께 솔깃한 메시지가 담긴···. 그들이 퍼즐을 풀고 나면 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미노스의 초대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노스’의 한 방에 모인 그들에게 예고도 없이 게임이 시작된다. 첫 번째 방인 오븐 룸, 단서에 잘못 접근할 때마다 방안은 후끈 달구어진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리얼하게 세팅된 탈출방으로,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극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탈출방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진저리치는 현실을 자각한다.

영화 ‘이스케이프 룸’ 스틸컷.

북미에서 지난 1월 개봉한 ‘이스케이프 룸’(감독 애덤 로비텔)은 벌써 속편 제작이 확정될 만큼 큰 흥행을 거두었다. 제한 시간 안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서 그것을 바탕으로 방을 탈출하는 ‘방탈출 게임’을 소재로 끌어온 스릴러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후반으로 다다를수록 ‘게임’은 사라지고 ‘방 탈출’만 남는다. 미스터리보다는 탈출이 메인 플롯으로 기능한다. 스릴러의 묘미이자 방탈출 게임의 묘미인 단서를 찾아서 하나하나 풀어가는 맛이 엷다.

‘이스케이프 룸’에는 총 6개의 탈출방이 등장하는데 실내외를 넘나드는, 세밀한 공간 구축은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오븐 룸의 화형, 아이스 룸의 동사, 업사이드다운 룸의 추락, 포이즌 룸의 질식, 일루전 룸의 환각, 크러시 룸의 압사처럼 각 방마다 살인 트랩이 똬리를 틀고 있다.

관객은 극 중 6명의 인물들과 달리 목숨을 건 사투보다는, 방탈출 게임을 하는 기분에 젖어들 것이다. 제7의 멤버가 되어서 안전을 보장 받은 쾌감을 느낄 수 있다.

3월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