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현경, 4년의 공백이 일깨워준 소중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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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패션지 모델로 발탁돼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활동이 드라마 출연까지 이어졌다. 대학 시절 MBC ‘레인보우 로망스'(2005) KBS 2TV ‘일단 뛰어'(2006) ‘경성스캔들'(2007)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슬럼프가 찾아왔다. 내성적인 성격이 연예인과는 영 맞지 않는 것 같아 활동을 접었다. 이후 몇년 간 방황의 시기를 보내다 깨달았다. ‘다시 서야할 곳은 카메라 앞’이란 걸.

KBS 2TV 월화드라마 ‘굿 닥터’에 출연중인 엄현경(27)은 이른바 ‘중고 신인’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4년간 활동을 쉬다 돌아온 그는 지난해 MBC ‘마의’에 이어 KBS ‘굿 닥터’까지 두 편 연속 의학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다시금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Q. ‘굿 닥터’에서 아픈 동생을 돌보는 나인영 역할이 꽤 잘 어울린다.
엄현경: 동생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안고 있으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연기하다보니 실제로 동생이 아픈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짠해지곤 하다. 인영이와 나는 평상시 말투 같은 부분이 닮아 있어 연기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Q. 극중 레지던트 한진욱(김영광)과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엄현경: 현실적인 여건 상 진욱의 사랑을 받아줄 수 없어 단칼에 거절하는 인영의 모습이 이해가 됐다. 앞으로 아마 둘 사이에 진전이 있을 것 같은데 나도 어떻게 대본이 나올지 궁금하다. 김영광 씨와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 아직 어색한데 오히려 그런 점이 냉정하게 연기하는 데는 더 편하더라.(웃음)

Q.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나
엄현경: 애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공감이 많이 간다. 느낌상 둘이 좀더 진전될 것 같은데 마음같아서는 해피엔딩이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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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인영 캐릭터가 극이 진행되면서 원래 시놉시스상 역할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들었다.
엄현경: 원래는 동생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술집에 나가는 인물이었는데 드라마 분위기 상 술집 부분은 설정상 빠지게 됐다. 그런 면에서는 조금 부담을 던 면이 있다.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면은 실제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Q. 실제로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가보다.
엄현경: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다.(웃음) 데뷔했다가 4년 만에 ‘중고 신인’으로 돌아온 이유도 사실 그 부분 때문이다. 아무래도 활동을 하려면 낯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려야 하고 활동적이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내겐 어려웠었다.

Q. 쉬는 동안은 주로 뭘 했나.
엄현경: 여행도 다니고, 나름대로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너무 어렸을 때 연기를 시작하다보니 소중함도 잘 몰랐고 준비도 없었던 것 같다. 다시 시작하면서는 인생을 걸어보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Q. 몇 년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엄현경: 맞다.(웃음) 데뷔 후 2년간 활동은 했지만 애매모호한 위치였고 ‘다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었다. 다행히 예전에 함께 일했던 감독님들이 불러주셔서 KBS 2TV ‘드라마 스페셜-딸기 아이스크림’ 채널A ‘천상의 화원 곰배령’ 등에 출연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운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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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엇이 스스로를 다시 배우의 길로  이끈 것 같나.
엄현경: 주위 선배님들이 말씀하시길 한번 배우의길을 걸으면 결혼하더라도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그런 얘기가 참 와 닿았다. 쉬면서도 마치 본능처럼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촬영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Q. 개인적으로는 어떤 색깔의 작품을 좋아하나.
엄현경: 한동안 액션이나 스릴러물에 심취했었다. 최근에는 다시 사랑 얘기에 관심을 갖게 돼서 부드러운 로맨틱 코미디물에 많은 관심이 가더라. 다만 신데렐라 스토리보다는 현실성 있는 로맨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공효진 선배의 연기에 많은 공감이 간다.

Q. 브라운관에서는 특유의 청순한 매력이 돋보이는 것 같다.
엄현경: 같이 일했던 감독님들이 ‘특정 이미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좋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내게 청순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변신이 가능한 얼굴이라는 점은 강점인 것 같다.(웃음)

Q. 배우로서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엄현경: 다시 연기를 시작한 후 고맙게도 탈북자(‘천상의 화원 곰배령’) 왈가닥 의녀(‘마의’)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었다. 연기하면서 내 안에 있던 나도 모르던 면을 조금씩 꺼내 올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끝까지 연기의 길을 가보고 싶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