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김동욱X고성희, 달달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어쩌다, 결혼’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어쩌다, 결혼’의 김동욱과 고성희./ 사진제공=BA엔터테인먼트

항공사 오너 2세 성석(김동욱)과 전직 육상요정 해주(고성희)는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나간 맞선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자리에 앉은 해주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딱 30분만”이라고 말한다. 성석도 “쿨하다”며 반색한다. 두 사람은 30분 동안 각자 할 일을 한다. 서로에게 눈곱만큼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약속된 시간이 다 돼서야 가볍게 인사하고선 돌아선다.

그리고 몇 분 뒤, 혼밥이 좋은 성석과 해주는 끼니를 해결하려 식당을 찾았다가 다시 마주친다. 해주는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이 2인 이상만 주문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때마침 식당에 나타난 성석과 동석한다. 부모·형제도 못 알아본다는 낮술에 걸쭉하게 취한 두 사람은 결혼과 관련해 각자의 속사정을 털어놓는다.

영화 ‘어쩌다, 결혼’ 스틸컷/ 사진제공=BA엔터테인먼트

성석은 사랑하는 여자가 따로 있다. 그녀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아버지(최일화)의 유산을 상속 받아야 한다. 반대로 아버지는 유산 상속의 조건으로 ‘결혼’을 내걸었다. 결국 성석은 누구와 어떻게든 결혼을 해야 한다. 해주는 엄마와 세 오빠의 결혼 압박에 시달린다. 하루 빨리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다.

성석은 해주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했고, 해주는 결혼 후 이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이를 받아들인다. 두 사람은 3년간 결혼하는 척하기로 하고, 도장을 찍는다.

‘어쩌다, 결혼’은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남녀 주인공의 달달한 사랑 대신 요즘 젊은 세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 초점을 뒀다. ‘계약 결혼’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 재미와 공감을 준다.

특히 이 영화는 박호찬, 박수진 두 남녀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부터 연출까지 함께했다. 남자 배우는 박호찬 감독이, 여자 배우는 박수진 감독이 맡아 디렉팅 하는 등 대사부터 행동까지 남녀 각각의 내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영화 ‘어쩌다, 결혼’ 스틸컷./ BA엔터테인먼트

소재부터 결말까지 신선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를 밋밋함은 지울 수 없다. 큰 웃음과 큰 감동 없이 잔잔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맛있다고 표현할 만큼 좋다. 영화의 맛을 살렸다. ‘신과 함께’를 통해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김동욱은 어쩌면 밉상이 될 수도 있었던 성석 캐릭터를 그저 철이 덜 든 귀여운 인물로 표현해냈다. ‘김동욱이 아니면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고성희는 그런 김동욱과 어색하지 않게 ‘계약 커플’을 그려냈다. 여기에 황보라, 김의성, 임예진, 염정아, 한성천, 손지현, 유승목, 조우진, 이준형, 김선영 등 대세 배우들이  두 사람의 주변 인물로 등장해 싱겁기만 한 곳곳에 양념을 친다. 정우성, 이정재까지 깜짝 등장해 눈 호강을 시킨다. 특히 김선영은 맛을 극대화 시킨 귀하디 귀한 양념이다.

영화 ‘어쩌다, 결혼’ 포스터/ 사진제공=BA엔터테인먼트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