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10관왕’, 이제 닉쿤한테 밀리는 거야?

Q 너 이제 긴장 좀 해야겠더라?
A 무슨 소리야, 또?

Q ‘몸몸몸’ 못 봤어? 이제 10관왕이 없어도 몸매에 관련한 궁금증은 다 풀리겠던데?
A 아항, 나도 그 프로그램 봤어. 그런데 아무리 봐도 긴장은 안 되던데?

Q 자신만만하네?
A 자신만만하니 마니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야. 몇 가지 물어보자. 뱃살이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거 몰라? 알지? 마른 비만이 위험하다는 거 예전에 ‘차승원의 헬스클럽’에서 이윤석이 보여준 거 기억나지? 계란 프라이보다 삶은 계란이 낫다는 거 몰랐어? 아니지? 두부나 묵이 포만감에 비해 살 안찌는 음식인 건 상식이잖아. 숙면이 근육 형성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 되는 건? 그걸 몰라? 네 또래들이 얼마나 다이어트 도사들인데 그런 걸 몰라. 그러니까 네 허리가… 아니, 아니, 넌 그 팔뚝 근육만으로도 훌륭하니까 주먹 펴.

Q 그렇게 말하니까 거의 다 아는 내용이긴 하네? 그래도 그건 좀 신기하더라. 햇빛 받으면서 운동하는 게 어두울 때 운동하는 것보다 살이 잘 빠진다는 거.
A 물론 재밌는 정보긴 하지만 그게 과연 유익한 건진 모르겠다. 왜냐고? 이번엔 하나만 물어보자. 남자든 여자든 서른 넘어가면서 뱃살 찌는 게 낮에 운동할 걸 밤에 운동해서 찌는 거냐, 아니면 낮이고 밤이고 운동을 안 해서 찌는 거냐. 당연히 후자지. 정말 중요한 건 낮이든 밤이든 운동할 시간이나 의욕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팁인 거지.

Q 대신 계단 걷기나 연근 먹기 같은… 아니, 이것도 생각해보니까 특별한 건 아니네?
A 응. 물론 특별하지 않다고 해서 무시할 건 아니지.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보단 계단을 애용하는 게 운동이 되니까. 그런데 솔직히 그거 하나로 그 아주머니가 살을 그렇게 뺀 거면 다시 한 번 내 왼손모가지를 옳은 일에만 쓰겠다. 굳이 따지면 등산이 좋은 운동이긴 한데 매일 할 수는 없는 운동이니까. 약간의 위험 부담도 있고.

Q 위험이라니? 등산이?
A 아니, 뭐 대단한 건 아니야. 그건 이따 다시 얘기해줄게. 어쨌든 결론은 식이요법과 운동이란 거잖아. 대체 우리나라에서 살 빼고 싶은 사람 중에 그 결론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 문제는 어머니가 도시락 반찬으로 싸줄 때마다 절망스러웠던 연근을 꼬박꼬박 먹고, 등산이든 계단이든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느냐는 거잖아. 결국 그건 시간과 의지의 문제지. 게다가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살이 빠진다는 설명 들을 땐 뭐라 더 할 말이 없더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당장 놀고 싶어도 먹고 살겠다고 출퇴근하는 여성들에게 대체 그 설명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어.

Q 하지만 너도 결국 해줄 수 있는 말은 비슷하지 않아?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거.
A 물론 본인의 의지보다 중요한 건 없지. 초인적 의지만 있다면 저녁에 삶은 계란 두 개 정도만 먹고, 친구들 만나도 술 안마시고, 12시 야근 마치고 들어와서 달밤에 줄넘기 1000개씩 할 수도 있지. 그러면 당연히 군살이 빠질 거고.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개인의 의지 문제인 거고, 곁에 붙어서 잔소리하지 않는 이상 의지를 관리할 수는 없는 거지. 대신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주거나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쳐줄 수는 있겠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돈도 벌 수 있게 쉬운 뱃살 빼기를 가르쳐준다면서 주카리 같은 건 왜 소개해주는 건지 모르겠어. 좋은 운동인 건 알겠는데 그걸 대체 어디서 하라는 거야. 놀이터에서 그네 붙잡고?

Q 괜히 흥분하지 말고 하던 말이나 계속 해봐. 그래서 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거야?
A 글쎄? 생활 속에서 운동하는 건 저번에 얘기해줬으니까 더는 얘기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

Q 그럼 이번엔 뭘 말하고 싶은 건데?
A 우선은 뱃살 빼기를 지상과제로 삼으면서 항상 몇 가지 운동을 언급할 때 그 부작용을 얘기 안 해주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 아까 등산 얘기하다 말았지? 물론 등산은 ‘몸몸몸’에서 말한 것처럼 위로 걷는 운동의 대표적인 종목이고 평행한 길을 달리는 일반 달리기와는 달리 다양한 각도로 근육을 자극하는 아주 좋은 운동이야.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잖아. 위로 걷기를 하면 결국 아래로 걷기를 해야 하는데 이 때 의욕 때문에 성큼성큼 걸으면 체중의 3배 정도의 충격을 무릎이 감당해야 돼. 당연히 부상 위험이 있겠지? 오래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체지방도 빼주지만 근육도 손실돼. 계속 달리기는 하는데 다리 근육은 점차 줄어드는 거지. 그럼 어떻겠어. 당연히 무릎과 발목이 받는 충격을 완충해줄 근육이 없으니까 부상 위협이 생길 거 아냐. 그래서 스쿼트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거야. 예를 들어 ‘몸몸몸’의 김경진 같은 사람이 다른 운동 안 하고 하루 1시간씩 러닝머신만 뛰면 무릎 부상을 당할 확률이 높아.

Q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무조건 살빼기 운동만 하는 게 장땡은 아니다?
A 그렇기도 하고,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해서 뱃살 자체를 건강의 반대로만 얘기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 물론 ‘몸몸몸’에 나온 정형돈, 박명수, 김용만 등의 뱃살은 좀 문제가 있지. 하지만 복부에 지방이 붙었다고 무조건 건강에 나쁜 건 아니거든. 정말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데 44사이즈 여자 연예인보다 장미란 선수가 훨씬 건강하단 거야. 역도처럼 짧은 시간에 온 힘을 짜내는 운동은 체지방 분해 효과가 적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방이 쌓이고 당연히 가장 지방이 안 빠지는 복부에 쌓이게 되지. 하지만 그게 건강을 위협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식스팩을 드러내기 위해 복부 지방을 지나치게 줄이면 우리 건강을 위해 필요한 필수 지방량보다 적어져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Q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너무 역주행 같은데?
A 상관없어. 닉쿤의 배가 늘씬하고 탄탄해서 보기 좋은 건 사실이지만 모든 남자가 그런 복부를 가질 필요는 없어. 아까 말한 것처럼 복부 지방은 가장 늦게 빠지기 때문에 식스팩이 드러나려면 체지방 10%는 유지해야 돼. 하지만 30대 이전엔 20%까지만 돼도 정상이란 말이지. 연예인들의 늘씬한 허리와 뚜렷한 복근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코 건강한 복부의 평균치는 아니야. 체지방 15% 정도만 되도 초고속 카메라로 뱃살의 출렁임을 잡아낼 수 있을 걸? 그걸 가지고 보기 흉하니까 문제라고 하면 오히려 그게 문제인 거지.

Q 그래서 결국 오늘의 결론은 뱃살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는 거야?
A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네. 그리고 미적으로 따져도 굉장히 배가 나온 게 아닌 이상 한 꺼풀 옷으로 가릴 수 있잖아. 아, 그러고 보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뱃살 관리 안 하는 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