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앵콜 킴’ 김일희 “바비킴·로이킴과 ‘가요계 3대 킴’으로 불리고 싶어요”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지난해 12월 트로트 곡 ‘할까말까송’을 발표한 개그맨 김일희. / 이승현 기자 lsh87@

“‘PPAP 아저씨’를 보며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았어요. 일본 코미디언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니 덩달아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저라고 못 할게 뭐 있겠어요? (웃음)”

개그맨 김일희는 지난해 12월 트로트 음원을 발표한 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03년 SBS 공채 개그맨 7기로 데뷔한 그는 SBS ‘웃찾사’, MBC ‘개그야’ 등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코미디 무대는 점차 사라졌고, 설 자리를 잃은 김일희의 선택은 트로트였다. 트로트 곡 ‘할까말까송’을 발표한 그는 현재 ‘앵콜 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일희가 언급한 ‘PAPP 아저씨’는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피코타로다. 2016년 그가 유튜브에 공개한 ‘PPAP(pen-pineapple-apple-pen)’는 단순한 가사와 독특한 춤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당시 미국 음악차트 빌보드의 ‘핫 100’ 부문 77위에 올랐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2017년 미일 정상 만찬에도 참석했다.

이웃 나라 코미디언의 성공을 지켜 본 김일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과거 동료 개그맨 조원석이 발표한 트로트 앨범에 작사가로 참여했다. 이후 라디오 방송의 DJ를 맡으며 트로트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약 3년 간 트로트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수들과 인터뷰도 하고 노래를 많이 듣게 됐죠. 그때 느낀 게 ‘트로트와 개그의 접점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우선 트로트는 노랫말과 이야기가 재밌어요.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처럼 과장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잖아요. 중독적인 후렴구는 개그맨들의 유행어와 비슷하죠. 저도 충분히 할 수 있겠더라고요.”

김일희가 트로트 앨범을 발표한 결정적 이유는 코미디에 대한 갈증이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일이 줄어 창작에 대한 욕구가 쌓였다”며 “이걸 어떻게 표출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동료 개그맨들이 음원을 발표하는 걸 보고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앵콜 킴의 ‘할까말까송’은 반복되는 가사와 리듬이 특징이다. ‘할까 말까’라는 장난스러운 가사가 반복되는 까닭에 어린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한다. 앵콜 킴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우리 아이가 좋아해’란 말을 많이 듣는다”며 “동요 ‘상어 가족’처럼 귀여운 노래도 만들고 싶다. 만약 잘되면 대한민국 최초로 어린이만 입장 가능한 콘서트를 열 거다. 만 13세 이상은 출입 금지다. 하하. 재밌는 콘셉트가 너무 많다”며 웃었다.

‘앵콜킴’ 김일희가 ‘할까말까송’ 무대 의상을 입은 채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이승현 기자 lsh87@

“바비킴, 로이킴과 함께 ‘가요계 3대 킴’으로 불리고 싶어요. 최근엔 폴킴이 떠오르고 있어 그마저도 힘들겠지만요. (웃음)”

후속곡에 대해 묻자 앵콜 킴은 가수 육각수와의 작업이 계획돼 있고 다른 장르도 도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발라드 곡을 준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가을쯤 발표할 예정”이라며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은 다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일희는 ‘앵콜 킴’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생겨 할 게 너무 많단다. 그가 인터뷰 중간에 보여준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적혀 있다. 그 아래로 그동안 쌓아둔 아이디어를 빼곡히 써놨다.

“아이디어가 넘쳐서 할 게 너무 많습니다. 노래 가사가 ‘할까 말까’라서 부르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어요. 축가로 부르면 ‘결혼을 할까 말까’, 기자님이 부르면 ‘기사를 쓸까 말까’가 돼죠”

그는 자신을 ‘아이디어형’ 개그맨이라고 했다. 김일희는 “개그맨은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과 연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나뉜다”며 자신을 전자(前者)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은 후자에 열광한다. 개그엔 저작권료가 없으니까 나같은 사람은 코너를 짜주면 그걸로 끝”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샘솟는 아이디어를 분출할 곳이 필요해 ‘앵콜킴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며 “나만의 작은 ‘웃찾사’를 만드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모두 실현하려면 언젠가 지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김일희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여러 가지 도전을 하는 이유는 뚜렷합니다. 신동엽·김구라 선배같은 MC가 최종 목표인데 아무도 절 써주지 않아서죠. 그래서 뭐가 됐든 성공해서 저를 봐줄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갈 겁니다. 코미디언이지만 음악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PPAP 아저씨’처럼 말이죠.”

한국의 ‘PPAP 아저씨’를 꿈꾸는 개그맨 김일희./이승현 기자 lsh87@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