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vs ‘몸몸몸’

<무한도전> MBC 토 저녁 6시 30분
버라이어티에서 과거에 이미 사용했던 아이템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기존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노하우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이전보다 재미있게 재탄생 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때는 가수였던 하하의 유일한 히트곡 ‘키 작은 꼬마이야기’를 탄생시킨 ‘강변북로 가요제’. 그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대로 가요제’의 규칙이 ‘듀엣’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유재석이 말하자, 제작진은 자막으로 2년 전의 교훈을 꺼내든다. “<무한도전>은 혼자 세우면 망한다.” <무한도전>은 지금까지도 익숙한 노래들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성공한 편 중 하나였던 강변북로 가요제의 ‘길바닥 전통’은 그대로 이어가되, 기본 규칙을 바꿈으로서 2년 전과는 다른 포인트에서 재미를 찾는다. ‘강변북로 가요제’가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의 경쟁을 통해 긴장감을 유발했다면, ‘올림픽대로 가요제’에서는 듀엣을 하게 된 새로운 인물들과 멤버들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가요제가 시작되기 전 함께할 멤버들과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한도전> 7인의 캐릭터는 ‘노래 만들기’에 접근하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런 멤버들이 <무한도전> 바깥의 인물들과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멤버들끼리 부딪힐 때의 그것과 다른 재미를 주면서, ‘올림픽대로 가요제’를 ‘강변북로 가요제’의 재탕이 아닌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새로운 에피소드로 만든다. 계속 이렇게만 진화해 갈 수 있다면, ‘동부간선도로 가요제’, ‘서부간선도로 가요제’도 충분히 기대해 볼 법 하다. 이번에는 타이거 JK가 ‘시켜서’ 음악을 만들었던 유재석이 나중에는 ‘느낌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무모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바로 지금의 <무한도전>이다.
글 윤이나

<일밤> ‘몸몸몸’ MBC 일 저녁 5시 20분
마침내 <일밤>이 리얼 경쟁의 고리를 끊으려는가. 오랜만에 일요일 저녁에 비(非) 리얼 코너가 등장했다. 생활건강 버라이어티 ‘몸몸몸’은 현명한 카드다. 건강이야말로 흥미와 공익성을 겸비한 성인 시청자의 영원한 화두니까. 47세 아줌마의 24인치 허리, 93kg을 감량한 남자 등의 예고는 일찌감치 식상함을 걱정하게 했으나, 뱃살 문제를 다룬 첫 방송은 뜻밖의 재미를 전달했다. 그 비결 중 첫손에 꼽을 것은 인적 구성이다. 늘 망가질 준비가 되어있는 ‘나쁜 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외모 자체가 개그인 ‘이상한 몸’ 김경진은 마른 비만과 부실한 몸놀림으로 차세대 국민약골 자리를 굳혔고, 해사한 함박웃음과 날렵한 운동신경의 ‘좋은 몸’ 닉쿤은 타 출연자들의 몸개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옥신각신하는 몸들의 상호 견제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버금가는 인물관계도를 기대하게 했고, SBS <야심만만 2>의 입씨름에서 어정쩡하게 밀려났던 임정은은 큐카드를 든 정리형 MC로 안정된 지분을 얻었다. 복부지방의 부피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초고속-안경 카메라, 무심히 지나쳤던 집 안 구조와 뱃살의 상관관계, 시도만 해도 개그가 되는 운동 ‘주카리’, 플라잉 체어 뒤에서 오답자들을 겨누는 수중 카메라, 몸개그의 향연 끝에 짧고 굵게 부각된 건강정보도 인포테인먼트 효과를 거들었다. 물론 이 가운데 새로운 것은 없다. 이미 <일밤>을 거쳐 간 ‘차승원의 헬스클럽’, ‘동안클럽’이 그 증거 아닌가. 하지만 어차피 계속될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새로운 것을 찾으려야 찾기 힘든 극심한 경쟁 상황이라면, 안전한 소재와 성의 있는 구성으로 기본 수준의 재미와 유익을 보증하는 코너가 나름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글 김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