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SKY 캐슬’ 김보라 “넋 놓고 바라본 염정아 연기…욕심이 더 커졌어요”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김보라 인터뷰,스카이 캐슬

JTBC ‘SKY 캐슬’에서 혜나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 / 조준원 기자 wizard333@

“극 중 혜나에게 무척 몰입한 상태여서 촬영할 때도 먹먹하고, 억울하기도 했어요. 주위에서 ‘어른들을 찜쪄먹는 아이’라고 해도, 혜나는 여린 10대잖아요.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찾으면서 노력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대본을 받을 때부터 촬영할 때까지 먹먹하더군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혜나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의 말이다. 그는 지난 25일 서울 신사동 한 커피숍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드라마의 14회에 등장한 ‘혜나의 추락사’를 떠올리며 이렇게 밝혔다.

‘SKY 캐슬’은 지난해 11월 23일 방송을 시작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은 2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비지상파 드라마 중 tvN ‘도깨비’를 꺾고 역대 1위를 차지했다. 매회 긴장감 넘치는 사건·사고와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시청자들을 모여들게 만든다. 특히 혜나를 연기한 김보라는 염정아(한서진 역), 김서형(김주영 역)에게도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극중 혜나는 신아고등학교에서 예서(김혜윤)와 전교 1, 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다.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픈 어머니를 돌보며 힘겹게 살아가지만, 뛰어난 뒤뇌와 성취욕을 지닌 인물.

“오디션을 통해 출연하게 됐어요. 1차 때 혜나와 예서의 대본을 갖고 연기를 했죠. 2차 때도 똑같이 두 사람 모두를 연기했고 이후 감독님과 1대1 오디션을 봤습니다. 감독님께서 지하철에서 저를 우연히 봤는데, 오디션장에 들어와서 신기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예서와 혜나를 동시에 연기하며 오디션을 봤지만, 김보라는 혜나에게 더 끌렸다고 한다. 그는 “만약 출연한다면 혜나가 될 것 같았고, 연기할 때부터 혜나에게 더 몰입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유독 염정아와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많았다.

“선배님들과 연기를 한다는 것에 부담은 없었고, 감독님이 생각하는 대로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감독님이 ‘혜나는 극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설명해주셔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첫 촬영 때부터 ‘내가 과연 흐름을 장악하고,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김보라 인터뷰,스카이 캐슬

“혜나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먹먹하다”는 배우 김보라. / 조준원 기자 wizard333@

회를 거듭할수록 김보라는 혜나에게 빠져들었다. 극 초반 일부 시청자들이 혜나를 향해 ‘악(惡)하다’고 평가할 때도 자신은 혜나의 사정을 다 알아서 그저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보라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 독해지는 혜나를 마냥 밉게 표현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여러 시도를 했다. 예를 들면 김주영 선생님 앞에서 도발할 때는 떨리는 손을 감추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좋아하는 우주(찬희)에게도 저절로 미안함이 생겼다.

“우주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우주를 대할 때만큼은 혜나의 독한 마음을 빼고 했어요. 진심으로 ‘왜 나 같은 애를 좋아하는 거야?’라고 물었죠. 촬영을 마치면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어요.(웃음) ”

14회 엔딩에 나온 혜나의 추락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서도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촬영장에서 충격을 받았어요. ‘혜나가 끔찍하게 죽는구나…’ 싶어서요. 차가운 바닥에 오랜 시간 누워서 찍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더군요. 촬영장에서는 더더욱 김보라가 아니라 혜나로 있기 때문이죠. ‘엄마 생각해서 열심히 살려고 한 것뿐인데, 왜‥’라는 마음에 계속 울었어요. 감독님과 촬영감독님도 혜나가 떨어지는 장면을 찍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하시더라고요.”

열 살이던 2005년, KBS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했으니 어느덧 15년 차 배우다. 1년에 한 편 이상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김보라는 이번 ‘SKY 캐슬’에서 아역 연기자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한다.

“수한과 예빈 역의 (이)유진이와 (이)지원이는 옛날의 저처럼 엄마와 동행하더라고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건 아니지만 저의 어릴 때도 생각났죠.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저는 그러지 못했는데, 두 친구는 작품에 몰입하고 준비도 꼼꼼하게 해오더군요. 지원이와 붙어 있는 장면이 많아서 유심히 봤는데 ‘평범한 아이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상을 벗어나는 연기를 해요. 미래가 궁금할 정도죠.(웃음)”

선배들의 연기는 그저 넋을 놓고 감탄했다. 김보라는 “얼굴 근육까지 사용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염정아 선배님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넋을 놓게 된다”고 했다. 김서형의 연기에 대해서도 “정말 섬세하다. 모든 반응이 전부 김주영 같았다. 눈썹 하나 움직이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전부 확인해 단점을 보완한다는 김보라. 특히 ‘SKY 캐슬’은 연기에 대한 의견들이 많아서 ‘이제서야 내가 배우가 된 건가?’라는 생각에 행복했다고 한다.

“혜나를 연기하면서 스스로 느끼기에도 감정 표현이 전보다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 더 깊고 풍부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반대로 통통 튀는 역할도 도전하고 싶고요. ‘SKY 캐슬’ 이후로 더 연기 욕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계속 뛰려는 아이처럼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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