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홀> vs <파트너>

<시티홀> SBS 마지막회 밤 9시 55분
이 가슴 따뜻한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의심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모두가 같은 결말을 예상하는 드라마의 마지막회는 그래서 안이한 마무리가 되기 쉽다. 하지만 주요인물 모두의 성장과 남녀 주인공의 결합과 그들이 꿈꾸던 세상의 희망찬 미래, 그리고 ‘애국 커플’의 숨겨진 첫 인연이라는 귀여운 보너스 에피소드까지 꽉 찬 이야기를 이어간 <시티홀>의 최종회는 드라마 속에서라도 완벽한 행복을 보여주고 싶다는 제작진의 ‘진심’이 담긴 결말이었다. 늘 뒷심이 약하다는 평을 들었던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시티홀>에서는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큰 그림과 캐릭터들 간의 긴장을 조율하며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시종일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주제였던 그 ‘진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진 건 체력과 진심과 카드빚뿐이던 36세의 노처녀 10급 공무원 미래(김선아)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득해가면서 세상을 바꾸고 자신도 성장해가는 모습이 판타지 이상의 현실적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유해 폐기물 유입을 막기 위해 시장직을 내던진 미래에게 인주시민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외치는 대신 “당신만이 시장님”이라며 끝까지 지지를 보내는 모습은 순진하지만 그래서 가슴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5년 후로 건너 뛴 <시티홀>의 결말에서 미래는 변함없이 그들의 시장으로 함께 하고 그녀의 남편이 된 조국(차승원)은 ‘무소속 기호 5번’으로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다. 이들 커플의 결말 못지않게 조국의 연설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누구나 평등하고, 누구나 자유롭고, 빈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고귀한 참정권을 가지며,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외치는 조국의 웅변은 원론적이지만 그 기본마저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시티홀>은 끝났지만 조국의 연설 중 국민이 말하지 못한 권리, 그 ‘괄호’는 이제 우리가 채워야할 몫일 것이다.
글 김선영

<파트너> 수-목 KBS2 오후 9시 55분
법정드라마가 간단명료하다면 이야기는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법정 공방을 통해 시청자들의 머리를 어지럽히며 긴장감을 자아내야 할진데 <대장금>도 아니고, 선악의 구별이 너무 노골적으로 뻔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거대한 악의 실체에 대해서 고민이 전혀 없다. 재벌, 돈, 거대 로펌, 치정과 검은 권력을 휘두르는 악인의 행태가 너무나 전형적이어서 추리와 논리가 치열하게 맞부딪쳐야 할 법정을 썰렁하게 만든다. 악인이 아픈 척하며 병원 특실에서 누워 실크 가운을 입고 마사지 받는 행태만으로는 시청자들이 치를 떨지 않는다. 야망 가득한 검은 세력의 젊은 실력자와 껄렁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천재 변호사의 대결도 형제로 꼬아놓은 것 말고는 전혀 색다른 설정이 아니다. 거짓과 권력의 횡포 앞에서 분노하고, 무식해 보일지언정 순수해서 할 말은 해야 하는 애 엄마 강 변호사(김현주)는 이른바 삼순이와 강철중의 콜라보 버전이다. 부족한 것도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과 많이 부족하지만 인간적인 주인공의 심심한 이항대립이 법정 갈등의 전부다. 이 갈등의 정점이자 세련된 전문직 드라마라는 기대를 완벽하게 접게 한 장면이 어제 나왔다. 법정에서 강 변호사는 이태조(이동욱)의 심문에 한 증인이 위증을 하자 “어제 제가 저 증인 봤어요”라며 울컥해 떼를 쓴다. 그러나 그 재판장에 있는 모두가 강 변호사와 시청자처럼 그 장면을 본 것이 아니다. 일순간 법정은 WWE에서 스톤콜드가 난입한 것보다 더 난장판으로 변한다. 물론 그만큼 극적이지도 않다. 부족함이 인간적인 것의 미덕이라면 <파트너>는 그 부족함을 미덕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다. 게다가 드라마는 사랑과 법정이란 전문 사회,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재고와 코미디까지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허나 이것들이 실타래 풀리듯 자연스럽지 않고 마치 조각 케이크처럼 각기 조각조각 따로 노니 어색할 따름이다.
글 김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