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귀척

귀척 [명사]
1.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북함을 느끼게 하는 행위
2. 귀여운 척을 하는 동작에 대한 줄임말

‘귀여운 척을 하다’를 축약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다. 행위자에 대한 강렬한 불신과 원망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동작을 수식하는 부사를 선택할 때도 ‘매우’, ‘몹시’, ‘굉장히’, ‘퍽’ 과 같은 표준어에서 고르기 보다는 보다 부정적인 느낌을 공고히 해 줄 수 있는 비속어 ‘쩔다’를 덧붙여 주는 것을 권한다. 아울러 어미에 있어서도 변형과 일탈을 가미하면 그 느낌은 충분히 배가된다. 예컨대, 그 완성형의 문장으로는 “님, 귀척 완전 쩔긔.”정도가 되겠다.

대부분 거부반응을 표함에도 불구하고 ‘귀척’이 여전히 도처에 만연한 이유는 현대 도시인들이 자신의 페르소나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스타프 융이 이론을 구축할 당시만 하더라도 개인이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적 가면은 천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학교, 가정, 직장, 길드, 공홈, 팬싸, 시청 앞, 명동, 재래시장 등등 수십만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그에 적합한 심리적 가면을 골라내야 한다. 심리적 과부하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는 결국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서 ‘귀여움’을 통해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 상대방의 공격력을 저하하고자 하는 극단의 처방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질량과 규모면에서 연약함이나 상냥함이 포함되어 있다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사람이 ‘귀척’을 할 경우 상대방의 공격력은 최상에 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용례[用例]
* 미국에서도 함부로 귀척하면 비웃음을 당합니다. 알겠어요, 채노 팔크? 유 가릿, 채노 팔크?
* 조국의 미래를 걸고 귀척 배틀을 벌이자. 상품은 빽과 꼬꼬다.
* 그런 어이없는 귀척은 용화향도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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